[스트롱맨의 귀환] 트럼프 "헤일리·폼페이오 기용 안한다"…'충성내각' 본격화
지난 주말 저녁 SNS 글 올려
2명 콕 집어 인사 배제 밝혀
美언론 "1기 인사 충성 부족"
사실상 참모 발탁 기준 제시
트럼프 1기때 유엔대사 헤일리
공화당 대선 후보 경선서 경쟁
국방장관 거론됐던 폼페이오
우크라 지원 주장 등 불협화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2기 행정부 인선에서 마이크 폼페이오 전 국무장관과 니키 헤일리 전 유엔대사를 배제하겠다고 선을 그었다. "대통령보다 더 잘 안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내각에서 배제하겠다"는 트럼프 당선인의 장남 도널드 트럼프 주니어의 인선 기준이 영향력을 발휘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트럼프 당선인은 대통령 취임준비위원장에 부동산 투자자 스티브 위트코프와 켈리 레플러 전 상원의원을 임명했다. 위트코프와 레플러는 트럼프 당선인의 오랜 친구로 곁을 지켜온 인물들이다. 이에 따라 새 정부 인선 작업에도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트럼프 당선인은 9일(현지시간) 자신의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서 "현재 구성 중인 트럼프 행정부에 헤일리 전 대사와 폼페이오 전 장관은 부르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그들과 과거에 함께 일했던 것을 매우 즐겁고 감사하게 생각한다"며 "그들이 나라를 위해 봉사해준 것에 감사드린다"고 덧붙였다. 이는 지난 7일 수지 와일스를 백악관 비서실장에 임명하는 첫 인선을 발표한 지 이틀 만에 올라온 게시글이다. 트럼프 당선인이 토요일 저녁에 갑작스럽게 두 사람의 내각 배제 사실을 밝힌 것은 트럼프 당선인의 '예측 불허' 성향을 감안하더라도 뜻밖이라는 시각이 많다.
우선 폼페이오 전 장관이 헤일리 전 대사와 동일선상에 놓인 것이 의외라는 반응이 나왔다. 헤일리 전 대사는 트럼프 당선인과 대선 경선에서 맞붙으며 경쟁했고, 선거 직전 뉴욕 매디슨스퀘어가든에서 진행한 지원 연설에서도 트럼프 캠페인의 성별 편향적 발언이나 인종적 발언을 언급하며 비판했던 바 있다. 이에 헤일리 전 대사가 새로운 정부에서 요직을 맡는다거나 역할을 원한다는 관측 또한 '전무'했던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폼페이오 전 장관은 다르다. 폼페이오 전 장관은 이번 대선 출마를 고민했지만 트럼프 당선인에 도전하지 않기로 결정했고, 선거운동 또한 적극적으로 지원하며 '충성심'을 보이고자 노력했다. 선거 이후에는 국방장관 하마평에 오르내렸고, 본인 스스로도 이를 위해 적극적으로 움직였다는 것이 현지 매체의 보도였다.
그럼에도 트럼프 당선인이 두 인물을 나란히 언급한 것은 두 인물의 공통점을 시사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트럼프 당선인의 장남 도널드 트럼프 주니어가 지난 7일 폭스뉴스와 인터뷰에서 "누가 정당하게 선출된 대통령보다 자신이 더 잘 안다고 생각하지 않는지 분명히 하고 싶다"면서 밝혔던 인선 기준에 힌트가 있다는 시각이다.
뉴욕타임스(NYT)는 폼페이오 전 장관이 2023년 보수정치행동 콘퍼런스에서 "현실을 인정하기를 거부하는 연약한 자아를 지닌, 자신만의 정치적 정체성을 지닌 유명 정치인을 따라서는 안 된다"고 언급했던 것을 거론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의 재정정책과 기밀문서 보관 혐의에 대해서도 비판적인 언급을 한 바 있다. 이 같은 발언이 폼페이오 전 장관의 '충성심'을 헤일리 전 대사와 동일선상으로 분류되도록 했다는 분석이다.
미국 정치매체 폴리티코는 폼페이오 전 장관에 대한 인선이 도널드 트럼프 주니어와 폭스뉴스 출신의 극우 논객이자 트럼프 당선인의 최측근인 터커 칼슨에 의해 강력한 반대에 부딪힌 상태였다고 이날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관련 기사를 준비하고 있던 폴리티코가 이와 관련해 트럼프 당선인 인수팀에 문의하자 30분 뒤 트럼프 당선인이 트루스소셜에 이 같은 게시글을 올렸다는 것이다.
트럼프 행정부의 전직 고위 관료는 폴리티코에 "대선의 야망을 가진 사람들이 트럼프 내각 자리를 발판으로 삼도록 하지 않겠다는 의지가 있었다"며 "그(트럼프 당선인)는 과거 폼페이오 전 장관과 헤일리 전 대사에게 데인 적이 있었고, 그들의 외교정책 견해도 당선인과 일치하지 않는다"고 전했다. 폼페이오 전 장관과 헤일리 전 대사 모두 우크라이나에 대한 미국의 적극적인 지원을 주장해 온 인물들이다.
보도가 사실이라면 트럼프 2기 행정부 인선 과정에서 도널드 트럼프 주니어와 칼슨의 영향력이 상당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트럼프 당선인은 이날 대통령 취임준비위원장 인선도 발표했다. 그는 성명에서 "이것(취임식)은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만들겠다는 대담한 약속을 이행할 나의 행정부의 시작이 될 것"이라 밝히며 위트코프와 레플러를 공동위원장으로 임명했다. 그는 두 사람을 두고 '오랜 친구이자 지지자'라고 표현했다.
위트코프는 트럼프 당선인의 골프 파트너로 잘 알려져 있다. 지난 9월 플로리다 웨스트팜비치 골프클럽에서 트럼프 당선인이 두 번째 암살 시도 표적이 됐을 때 함께 있었던 인물이다. 레플러는 전 조지아주 상원의원이다. 2019년 건강상 이유로 상원의원에서 사임한 조니 아이잭슨의 후임으로 임명됐지만, 2020년 선거에서 패배했다. 그의 남편은 제프 스프레처 인터콘티넨털익스체인지(ICE) 최고경영자(CEO)로 오랜 트럼프 지지자이며 기부자였다.
[워싱턴 최승진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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