콤파니는 역사를 썼고, 펩은 역사를 잃었다…한날 한시 엇갈린 '사제의 운명’
[포포투=박진우]
빈센트 콤파니 감독은 역사를 썼고, 펩 과르디올라 감독은 역사를 잃었다. 사제 관계였던 두 사람의 운명은 한날 한시에 엇갈렸다.
바이에른 뮌헨은 9일 오후 11시 30분(이하 한국시간) 독일 장크트파울리에 위치한 밀레른토어 슈타디온에서 열린 2024-25시즌 독일 분데스리가 10라운드에서 장크트파울리에 1-0 승리를 거뒀다. 이로써 뮌헨은 8승 2무(승점 26점)로 리그 선두를 지켰다.
이날 승리는 콤파니 감독에게 많은 의미가 있었다. 먼저 공식전 ‘5경기 연속 클린시트’를 달성했다. 시즌 초반부터 뮌헨 수비에 대한 의문 부호가 붙었다. 공격력만큼은 유럽 최정상급이었지만, 그만큼 높은 수비라인으로 인해 뒷 공간 실점을 많이 내줬다. 대표적인 경기가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아스톤 빌라, FC 바르셀로나전이었다. 두 경기에서 뮌헨은 ‘뒷 공간’을 지키지 못했고 결국 각각 0-1 패배, 0-4 패배를 맞이했다.
그러나 콤파니 감독은 포기하지 않았다. 콤파니 감독은 바르셀로나전 직후, 선수들과 소통하며 기존의 공격력은 유지한채, 수비 불안을 줄이는 전략을 모색했다. 결국 바르셀로나전 이후 리그와 DFB-포칼컵을 포함해 ‘3연승’을 만들었다. 끝내 지난 7일 열린 UCL 벤피카전에서 김민재와 다요 우파메카노의 센터백 조합이 최고의 수비력을 선보이며 ‘4연속 클린시트’를 달성했다.
그리고 장크트파울리전 승리로 ‘역사’를 썼다. 5경기 연속 클린시트 승리를 챙긴 것. 이는 지난 2018년 한지 플릭 전 감독 시절 이후로 처음이었다. 무려 6년 만에 플릭 전 감독과의 기록 동률을 이룬 것이다. 끝이 아니었다. 뮌헨은 리그 개막 이후 10경기에서 8승 2무를 기록하며 승점 26점을 쌓았다. 이는 1968 브란코 제베츠 감독, 2013년 펩 감독에 이어 역대 세 번째로 높은 기록이었다. 공수 양면에서 최고의 경기력을 만들었고, 각종 역사까지 쓴 콤파니 감독이었다.
반면 콤파니 감독에게 따라잡힌 펩 감독은 ‘불명예 역사’를 썼다. 콤파니 감독의 뮌헨이 역사를 쓰고 몇 시간 뒤, 펩 감독은 눈물을 흘렸다. 맨시티는 10일 오전 2시 30분 영국 브라이튼 앤드 호브에 위치한 아멕스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4-25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PL) 11라운드에서 브라이튼 앤드 호브 알비온에 1-2로 역전패를 당했다. 이날 패배로 맨시티는 공식전 4연패를 기록했다.
맨시티는 최근 부상 악령과 씨름하고 있었다. 부상자만 무려 9명에 달했기 때문. 부상자 외에도 잔부상을 겪는 선수들이 있어, 사실상 부상자 명단은 9명을 훌쩍 넘기는 수준이었다. 천하의 펩 감독도 부상을 이겨낼 순 없었다. 펩 감독은 지난달 31일 잉글랜드 풋볼리그컵(EFL컵) 16강 토트넘 홋스퍼전 1-2 패배를 시작으로 본머스전, 스포르팅전에서 패배하며 ‘3연패’를 맞이했다. 지난 2016년 맨시티 지휘봉을 잡은 이후, 사상 초유의 위기에 직면한 펩 감독이었다.
끝내 ‘최악의 역사’를 만들었다. 맨시티는 브라이튼전 후반에만 내리 2골을 연달아 실점하며 1-2로 역전패했다. 이로써 펩 감독은 개인 커리어 사상 처음으로 ‘공식전 4연패’라는 불명예 기록을 떠 안게 됐다. 맨시티 입장에서도 마찬가지였다. 맨시티는 지난 2006년 이후로 리그와 컵 대회를 통틀어 4연패를 기록한 적이 없었다.
재밌는 사실은 두 사람은 과거 사제의 연을 맺었다는 점이다. 콤파니 감독은 선수 시절 맨시티의 '주장'으로서 오랜 기간 활약했다. 콤파니 감독은 2016년부터 2019년까지 펩 감독 아래에서 활약했다. 펩 감독 또한 선수였던 콤파니를 중용하며 맨시티의 부흥을 이끌었다. 그러나 시간이 흐른 후, 콤파니는 감독으로서의 커리어를 시작했다. 끝내 두 사람의 운명은 단 몇 시간 차이로 엇갈렸다.
박진우 기자 jjnoow@fourfourtw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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