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f.review] “왕관은 넘어갔지만...” 정정용의 김천, 창단 최고 성적 ‘준우승’이 보인다!

포포투 2024. 11. 10. 1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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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포투] 'IF'의 사전적인 의미는 '만약에 ~라면'이다. 은 '만약에 내가 축구 기자가 된다면'이라는 슬로건을 가지고 누구나 축구 전문 기자가 될 수 있다는 생각으로 시작됐다.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은 부수를 발행하고 있는 'No.1' 축구 전문지 '포포투'와 함께 하는 은 K리그부터 PL, 라리가 등 다양한 축구 소식을 함께 한다. 기대해주시라! [편집자주]


“비록 왕관은 넘어갔지만, 준우승 경쟁은 끝나지 않았다. 남은 경기도 최선을 다해 준비하겠다.” 울산에 우승을 내준 정정용의 김천은 아직 동기부여를 잃지 않았다. 포항을 3-0으로 제압한 김천은 창단 최고 성적인 ‘준우승’을 정조준하고 있다.


김천 상무는 10일 오후 2시 포항스틸야드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1 2024’ 37라운드에서 포항 스틸러스를 3-0으로 완파했다. 이날 승리로 김천은 18승 9무 10패 승점 63점을 확보하며 강원(승점 61)을 제치고 2위로 도약했다. 이제 김천은 마지막 라운드에서 승리 시 준우승을 확정 짓는다. 반면 포항은 14승 11무 12패로 승점 53점(5위)을 유지하며 ACL 출전권을 두고 경쟁 중인 서울(승점 55)과의 승점 차를 좁히지 못했다.


김천은 준우승을 목표하고 있다. 지난 라운드 수원FC를 상대로 승점 3점을 더해, 승점 60점을 달성한 김천은 2위 강원FC와 승점 1점 차 3위를 기록 중이었다. 수원FC와의 경기 후 정정용 감독은 “비록 왕관은 넘어갔지만, 준우승 경쟁은 끝나지 않았다”라며 창단 최고 순위에 대한 도전을 멈추지 않겠다는 각오를 보였다.


김천의 창단 최고 성적은 2020시즌 상주상무 시절 기록한 K리그1 4위에 불과하다. K리그2에서는 우승을 2번(2021, 2023)이나 기록했지만 최상위 리그인 K리그1에서는 좀처럼 어깨를 펴지 못했다.


하지만 올 시즌 김천은 달랐다. 지난 시즌 K리그2를 다시 한번 제패하고 승격한 김천은 리그 초반부터 호성적을 올렸다. 개막전을 포함 3월에만 3승을 챙긴 김천은 6라운드 광주전 승리(2-1)를 시작으로 11경기 동안 리그 무패 행진을 이어가며 전반기를 2위(8승 6무 2패)로 마감했다.


선수단 면면도 강력하다. 울산에서 최고의 활약을 보여준 이동경을 비롯해 이동준, 맹성웅, 박찬용, 김강산 등 K리그1 정상급 자원들이 포진해 있다. 특히 수비에서 발군이다. 김천은 현재 리그 최소 실점 2위(38실점)를 기록 중으로 ‘수사불패’ 정신에서 비롯된 ‘짠물 수비’를 보여주고 있다. 김천 수비의 핵심인 박찬용-박승욱의 센터백 라인은 타 팀의 여러 공격수를 좌절시켰다.


올 시즌 김천은 포항의 ‘천적’이라 봐도 무방하다. 김천은 포항을 상대로 3차례 맞대결에서 2승 1무로 한 번도 패배를 기록하지 않았다. 게다가 이 3경기 동안 포항에 단 한 차례도 필드골을 허용하지 않았다. 김천의 포항전 강세는 이날도 어김없이 이어졌다. 후방을 단단히 지킨 김천은 순식간에 3골을 명중시키며 포항을 제압했다.


김천은 4-3-3 포메이션을 가동했다. 박대원, 박찬용, 박승욱, 박수일이 백4를 조직했고 김봉수, 이동경, 서민우가 중원에 나섰다. 최전방 스리톱은 김승섭, 박상혁, 모재현이 출전했고 골키퍼 장갑은 김동헌이 꼈다.


전반전은 팽팽한 공방전이었다. 김천은 전반 6분 서민우의 슈팅으로 포문을 열었지만 이후 별다른 득점 찬스를 만들지 못했다. 공격보다는 수비에 집중한 모습이었다. 자신들의 진영을 빽빽하게 점유하며 포항의 공격이 비집고 들어올 틈을 허용하지 않았다. 홍윤상, 김종우 등에 몇 차례 슈팅을 내주긴 했지만, 박스 안 공간을 착실히 지킨 덕에 크게 위협적이진 않았다.


전반전 웅크렸던 김천이 후반 시작과 동시에 크게 기지개를 켰다. 지난 라운드에서 경고 누적으로 출전하지 못했던 이동경이 득점으로 복귀를 신고했다. 후반 2분 골라인 끝까지 볼을 몬 모재현이 크로스를 올렸고 김승섭이 왼발로 다시 연결했다. 그리고 이어받은 이동경이 골문 앞에서 오른발로 밀어 넣어 골망을 흔들었다.


이동경의 활약은 멈출 줄 몰랐다. 선제 득점이 터지고 5분 뒤 이동경이 다시 한번 빛났다. 박스 앞에서 드리블로 수비수 한 명을 제친 이동경이 왼발로 슈팅을 때렸다. 낮게 깔린 이동경의 슈팅은 윤평국의 선방에 막혀 튕겨 나왔고 쇄도한 서민우가 재차 슈팅해 마무리했다. 득점에 완벽한 기점이 된 이동경이었다.


순식간에 2골을 뽑아낸 김천이 일찍이 승리의 쐐기를 박았다. 후반 26분 이동경이 넘겨준 볼을 오른쪽 하프스페이스에서 모재현이 받았고 침착하게 박스 안에 있던 김승섭에게 컷백 패스를 보냈다. 이후 김승섭은 오른발 원터치 슈팅으로 깔끔하게 김천의 골망을 갈랐다.


어느덧 경기는 3골 차까지 벌어졌다. 만회 골을 노린 포항은 남은 시간 동안 계속해서 전방에 볼을 투입했지만 야속하게도 ‘포항 출신’ 센터백 듀오 박찬용-박승욱을 뚫어내지 못했다. 후반 추가시간 동안 되레 김천이 찬스를 맞았다. 추가시간 4분 프리킥 상황에서 이동경의 절묘한 킥을 김민덕이 밀어 넣으며 한 차례 더 김천의 골망을 흔들었지만, VAR 판독 끝에 오프사이드로 취소됐다. 이후 경기는 3-0 김천의 대승으로 종료됐다.


이날 승리로 김천은 리그 2위로 도약했다. 경기 후 정정용 감독은 “우선, 실점을 안 했다. 우리가 하고자 하는 방향성과 전략을 선수들이 잘 수행해줬다. 칭찬해주고 싶다. 마지막 원정에서 팬들과 하나 돼 좋은 결과를 얻었다. 이제 자력으로 할 부분이 있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김천은 오는 23일 서울과의 홈 최종전이자 올 시즌 마지막 라운드를 앞두고 있다. 이에 정 감독은 “지금까지 데이터도 그랬고, 시즌을 시작할 때 구단과 강등권은 피하자는 이야기를 했다. 찬스가 나면 목표는 이룰 수 있다고 생각했다. 여러 측면에서 잘 준비하면 내년에 우리 목표치가 더 올라가지 않을까 싶다”며 우승에 도전하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김천은 이제 창단 이후 최고 성적을 바라보고 있다. 강원을 밀어내고 2위 탈환에 성공한 김천은 리그 최종전에서 승리하면 자력으로 준우승을 차지한다. 울산의 K리그1 조기 우승으로 동기부여를 의심받았던 김천이다. 하지만 김천은 이날의 승리로 증명했다. 김천의 동기부여는 분명하게 ‘준우승’을 향하고 있다.



글=‘IF 기자단’ 4기 김진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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