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어 떼죽음 초비상 "내년 가격 2배 오를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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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일 제주도 서귀포시에 있는 국내 최대 광어 양식장 '행복한광어' 입구.
"저 놈도 곧 죽을 녀석이에요. 올여름 무더위가 유난히 길었던지라 수온이 높아져 매주 2t의 광어들이 폐사했습니다. 수많은 광어들이 죽어 산지 가격은 계속 치솟는데, 팔 수 있는 광어가 태부족이니 폐업 직전인 곳이 수두룩합니다." 오 대표는 6000평(1만9835㎡)에 이르는 제주 최대 규모 광어 양식장을 운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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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어진 폭염에 양식장 줄폐업
광어회 접시당 4만원이상 예상
이마트 "소비자 부담 줄이려
광어크기 대폭 키워 출하"
지난 4일 제주도 서귀포시에 있는 국내 최대 광어 양식장 '행복한광어' 입구. '제주 어류 양식'이라는 문구가 새겨진 5t 트럭이 들어오더니 죽은 광어들이 담긴 플라스틱 상자 50여 개를 직원들이 싣고 있었다. 비린내가 진동했다. 아직 숨이 붙은 광어 한 마리가 '팔짝' 뛰어 콘크리트 바닥에 곤두박질쳤다. 이를 지켜보던 오기수 행복한광어 대표가 말했다.
"저 놈도 곧 죽을 녀석이에요. 올여름 무더위가 유난히 길었던지라 수온이 높아져 매주 2t의 광어들이 폐사했습니다. 수많은 광어들이 죽어 산지 가격은 계속 치솟는데, 팔 수 있는 광어가 태부족이니 폐업 직전인 곳이 수두룩합니다." 오 대표는 6000평(1만9835㎡)에 이르는 제주 최대 규모 광어 양식장을 운영하고 있다.
올여름 무더위가 추석 연휴까지 길어진 여파로 국내 최대 광어 산지인 제주도에 '초비상'이 걸렸다. 제주 내 광어 양식장마다 집단 폐사 쓰나미를 피해 가지 못해 전체 업장의 30%가 폐업 직전에 내몰린 것이다. 양식장마다 광어들이 사라져 지난해 봄까지만 해도 1㎏당 1만5000원이던 산지 가격은 2만2000원까지 치솟았다.
더 심각한 것은 내년 봄이면 1㎏당 2만7000원까지 산지 가격 폭등이 불가피해졌다는 것. 이마트 측은 기존 2㎏대 광어에서 3㎏대 대광어 양식에 방점을 찍고 비용 효율을 높여 '광어 대란'에 대비하려 하지만, 이미 광어 가격 폭등은 막기 어려워졌다고 업계는 보고 있다. 현지에서 만난 강순창 이마트 생선회 바이어는 "산지 가격이 이 정도로 오르면 올봄 2만4000원가량이었던 260g 광어회와 3만5000원가량이었던 360g 광어회 소비자 가격이 각각 3만원, 4만원 이상으로 치솟는다"고 우려했다.
이렇게 되면 1㎏ 광어회 소비자 가격은 최소 11만원이 넘게 된다. 강 AS바이어는 "이것도 이마트가 내년에 마진 할인으로 최대한 가격 상승을 억눌렀을 때의 전망치"라고 말했다.
한국해양수산개발원 수산업관측센터에 따르면 제주도에서는 국내 광어 물량의 60%가량을 소화하고 있다. 완도가 35%, 나머지 지방이 5% 수준이다. 지난해 광어 출하량은 총 3만7246t으로 제주가 2만2855t(61.4%)을 차지했으나, 올해 1~9월 광어 출하량은 2만8866t으로 크게 줄었다. 같은 기간 1만5237t에 불과한 제주 물량 급감이 주된 원인이다. 오 대표는 "연말까지 최대한 양식을 해도 2만t 초반대가 한계"라고 말했다.
올여름 광어가 집단 폐사한 것은 해수를 끌어다 쓰는 광어 양식업 특성에 기인한다. 통상 광어를 양식할 수 있는 적정 수온은 21~24도다. 수온이 26도로 올라가면 광어가 사료를 먹지 않고, 29도부터는 죽는다. 올해는 추석 연휴 후에도 수온이 내려가지 않아 집단 폐사가 불가피했다.
강문호 제주어류양식수협 경제상무는 "제주도에 광어양식장이 약 360곳인데, 이 중 전기요금조차 못 내 사실상 '파산 상태'인 양식장만 100곳이 넘는다"고 말했다.
이런 상황을 해결하기 위해 이날 이마트는 제주에서 양식장 3곳을 운영하고 20곳을 관리하는 오 대표와 강 상무, 강 바이어 등과 모여 '비상대책회의'를 진행했다.
내년 봄께 폭등이 예정된 광어 가격을 조금이라도 안정화하고자 3㎏급 '대광어' 양식에 사활을 걸자는 게 회의 내용 골자였다. 강 바이어는 "3㎏대까지 키워 소비자에게 팔면 내년에 광어값이 폭등하는 것을 약간은 진정시키는 효과는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1㎏ 광어를 2㎏으로 키우는 데 6개월이 소요되지만, 2㎏ 광어를 3㎏ 대광어로 키우는 데 3.5개월 걸리기 때문에 비용 효율을 높일 수 있다는 설명이다.
[제주 김시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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