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기업들 “드러나지 않게”…트럼프 인맥 ‘줄 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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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1월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을 앞두고 국내 재계의 움직임도 바빠지고 있다.
관세 인상과 보조금 축소 등 예고된 주요 정책 변화들이 미국에 투자를 많이 한 4대 그룹 등 기업들에 미칠 영향이 크기 때문이다.
트럼프 측근으로 알려진 프레드 플라이츠 미국우선주의정책연구소(AFPI) 부소장이 지난 7월 방한해 현대차그룹 본사를 방문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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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1월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을 앞두고 국내 재계의 움직임도 바빠지고 있다. 관세 인상과 보조금 축소 등 예고된 주요 정책 변화들이 미국에 투자를 많이 한 4대 그룹 등 기업들에 미칠 영향이 크기 때문이다. 특히 트럼프 2기는 앞선 1기(2017∼2021년)와 달리, 공화당이 상원과 하원 등 의회를 장악해 행정부가 견제 없이 정책을 추진할 가능성이 커진 상황이다. 재계도 현지 인맥·대관 조직 등을 활용한 트럼프 쪽 ‘줄 대기’를 강화하는 모습이다.
10일 재계에 따르면 삼성·에스케이(SK)·엘지(LG)그룹 등 4대 그룹은 제각기 글로벌 대관 조직을 강화해 가동하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공식적인 창구는 정부인만큼, 겉으로 드러나지 않게 미국 현지의 사무소와 조직을 활용해 미국 정계와 접촉하고 있다”고 전했다.
한 예로 삼성전자는 앞서 지난해 말 디바이스경험(DX) 부문 경영지원실 산하에서 국외 대관 업무를 담당하는 ‘글로벌 퍼블릭 어페어스(GPA)’팀을 실로 승격하고 외교부 출신 김원경 부사장을 사장으로 승진시켰다. 에스케이는 올해 상반기 북미 대관 콘트롤타워인 ‘에스케이 아메리카스’를 확대 신설했고, 현대차그룹과 엘지그룹도 국외 대관 조직인 ‘글로벌 폴라이시 오피스(GPO)’, ‘글로벌 전략 개발원’을 각각 운용 중이다.
인맥 구축에도 발 벗고 나서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2020년 로버트 후드 전 미국 국방부 법제처 차관보를 워싱턴사무소 정부 업무 담당 부사장으로 영입하고, 올해 1월엔 트럼프 1기 정부에서 주필리핀·주인도네시아 대사를 지낸 성 김 전 주한 미국대사를 자문역으로 위촉했다. 트럼프 측근으로 알려진 프레드 플라이츠 미국우선주의정책연구소(AFPI) 부소장이 지난 7월 방한해 현대차그룹 본사를 방문하기도 했다. 이 연구소는 트럼프 캠프와 정권 인수팀을 이끄는 린다 맥마흔이 이사회 의장을 맡은 ‘친트럼프’ 싱크탱크다.
엘지그룹도 2022년 트럼프 1기 백악관의 비서실 차장을 지낸 조 헤이긴을 워싱턴사무소장으로 임명했다. 삼성전자는 마크 리퍼트 전 주한 미국대사를 북미법인 부사장으로 영입해 미 정부·의회 등을 상대로 대관 업무를 총괄하고 있다.
재계 단체들도 교류 자리를 마련하고 있다. 한국경제인협회가 미국상공회의소와 함께 다음달 미국 워싱턴디시(DC)에서 개최하는 한미 재계 회의에서는 4대그룹 사장단이 ‘미국통’인 류진 한경협 회장 주선으로 미국 정·재계 인사들과 만남을 가질 것으로 예상된다. 한 대기업 관계자는 “국내 기업의 미국 투자가 공화당 우세 지역 등에 집중된 까닭에 현지 공장에 차질을 빚을 수 있는 배터리·반도체 보조금 폐지 등 전면적인 정책 변화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본다”고 했다.
박종오 기자 pjo2@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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