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승하고 백악관 방문은 꿈도 꾸지마”…트럼프 2.0시대 떡상·떡락 스포츠는 [올어바웃스포츠]
트럼프 후보의 당선은 미국은 물론 국제 정세에 크나큰 방향 전환을 부를 것이 확실시되고 있습니다. 한국 정치와 경제 역시 ‘트럼프 2.0’의 영향권에서 벗어날 수 없는 것은 자명합니다.
이번 올어바웃스포츠에서 어렵고 민감한 정치, 경제 이슈보다는 트럼프 후보의 집권으로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이는 스포츠들은 무엇인지 ‘재미로’ 알아봤습니다. 과연 어떤 종목들이 ‘떡상’을 하는 것일까요. ‘떡락’ 우려가 있는 종목은 없을까요?
트럼프와 UFC의 밀월관계는 어제오늘 일이 아닙니다. 심지어 올해 비자금 문제 관련 유죄 평결을 받은 트럼프가 평결 후 처음으로 공식석상에 모습을 드러낸 자리가 6월에 열린 이벤트 ‘UFC302’였습니다. 트럼프는 동지적 관계인 데이나 화이트 UFC 회장과 함께 뉴저지에서 열린 이벤트에 영웅적인 환대를 받으며 등장했습니다. 관중들은 그런 트럼프를 향해 “We want Trump!(우린 트럼프를 원한다)” 구호를 외치며 열광했습니다. 이번 대선 전에도 화이트 대표가 트럼프를 지지하는 연설을 하기도 했죠.
UFC입장에서는 트럼프는 구세주나 다름없었습니다. 1990년대 초반에 ‘무규칙 격투’를 표방하며 시작된 UFC는 초기엔 뒷골목 싸움과 다를바 없었습니다. 이때문에 1996년 존 매케인 상원의원을 비롯한 미국의 ’높으신 분‘들은 UFC를 ’인간 닭싸움‘으로 지칭하며 대회를 비토했습니다. 이에 따라 미국 50개주 중 36개주에서 무규칙 격투를 금지하는 법안에 제정됐고 UFC는 고사위기에 빠졌습니다.
2001년 파산 직전이던 UFC는 화이트 회장과 로렌조 퍼티타 등 현재의 UFC를 만든 경영진들에게 인수됐습니다. 이들인 UFC를 무규칙 개싸움에서 ‘종합격투기’로 탈바꿈시켰고 이때 손을 내민 것이 트럼프였습니다. 화이트 회장은 미국 북동부 뉴저지에 있는 트럼프의 ‘타지마할 카지노’에서 경기하기를 원했고, 트럼프에 이를 승낙한 것이지요. 화이트 회장은 당시를 회고하며 트럼프 카지노에서 열린 UFC30과 UFC31를 통해 전국적인 인기를 얻고 미국내 다른 주들에 진출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할 수 있었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처음 회사를 인수했을 때는 우리를 받아주는 경기장도 없었지만 트럼프가 처음으로 ’여기서 시합을 하자‘고 말한 사람”이라며 “트럼프는 타지마할에서 우리에게 첫 번째 기회를 주었고, 우리가 더 큰 경기장으로 갔을 때 가장 먼저 참석한 사람 중 한 명이었다”고 했습니다.
현재 남자 프로골프업계는 전통의 PGA와 오일머니 자금력을 앞세워 좋은 선수를 확보해가고 있는 LIV란 단체의 대립이 있습니다. 작년 6월 두 단체는 장기적인 합병을 골자로 하는 합의에 다다랗지만 그 속도를 굉장히 더딘 상태입니다. 특히 미국 법무부는 사우디의 주류 스포츠 진출에 대한 경계심을 놓치지 않고 있습니다.
이가운데 트럼프는 후보시절 “양측의 협상을 15분이면 해결할 수 있다”고 자신하는 말을 하며 중재 역할을 본인이 할 수 있다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트럼프는 실제로 LIV와 비즈니스 관계를 맺고 있는 상황이며, 이전엔 PGA 투어 대회를 개최하기도 했습니다. 미국의 수장이자 중동 정세를 쥐락펴락할 수 있는 미국 대통령으로서 양측간 협상 물꼬를 틀 수 있다는 점이 허투루 들리지 않은 이유입니다. 매킬로이는 트럼프의 호언장담에 “그럴 수 있을지도 모른다”며 “그는 세계에서 가장 똑똑한 사람인 일론 머스크를 옆에 두고 있잖아요. 그를 끌어들일 수 있따면 뭔가 해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NBA 스타들이 이처럼 트럼프 2.0에 발작적인 반응을 보인 것은 2016년부터 시작된 1기 트럼프 대통령 시대에 NBA와 미국 대통령간 마찰이 끊이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당시 수많은 선수와 코치가 트럼프식 정책에 반대를 나타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당시 트위터를 통해 “사람들은 정치적으로 민감한 NBA를 보는데 지쳤다”며 “농구 시청률은 엄청나게 떨어졌고, 다시 돌아오지 않을 것”이라고 독설을 퍼붓기도 했습니다.
현실화되진 않았지만 실제 NBA 선수들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정책을 내놓기도 했죠. 2017년 트럼프 당시 대통령은 이란, 이라크, 리비아, 소말리아, 수단, 시리아, 예멘 등 7개 ‘우려 국가’로부터의 이민을 일시적으로 차단하는 행정명령을 내렸습니다. 이런 정책은 당시 NBA에 뛰는 아프리카계 선수들의 거취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왔습니다. NBA 선수중 약 30%는 외국 태생 선수들은 이들은 대부분 영주권 또는 취업 이민 비자로 미국에 체류중이었습니다. 이를테면 당시 밀워키 벅스 소속이던 파워포워드 쏜 메이커는 수단 출신입니다. LA 레이커스의 루올 뎅 역시 수단출신이었습니다.
이들은 당시 행정명령을 통해 추방 대상으로 분류된 것은 아니었지만 미국을 떠났다가 다시 입국할 수 있는 자격이 없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있었습니다. 이에 대해 NBA 사무국은 미국 국무부에 선수들의 거취와 관련있는 행정명령의 명확한 해석과 설명을 요청하기도 했습니다.
이런 전례를 겪은 NBA 선수들은 확실히 트럼프에 비우호적입니다. NBA 파이널 우승팀의 관례였던 백악관 방문 역시 트럼프 집권시기였던 2017~2020년엔 이뤄지지 않았습니다. 트럼프의 2기 집권기에 NBA와 긴장관계는 더욱 커질 수도 있다는 우려가 나옵니다.
‘더위크’의 예측중 그나마 들어맞은 것은 맨유의 부진(...)정도가 아닐까 싶습니다. 그런데 이마저도 맨유 선수들의 실력이 부족했던 것이었지 주식이 떨어졌기 때문은 아니었습니다.
어찌됐든 트럼프 2.0의 시대가 도래하면서 우리의 삶에도 미치는 영향은 적지 않을 것이 분명합니다. UFC와 골프는 이 기회를 통해 더 크게 도약할 수 있을지, 르브론 제임스와 트럼프간 기싸움은 언제까지 이어질지 지켜보는 것도 소소한 즐거움이지 않을까 싶습니다.
≪[올어바웃스포츠]는 경기 분석을 제외한 스포츠의 모든 것을 다룹니다. 스포츠가 건강증진을 위한 도구에서 누구나 즐기는 유흥으로 탈바꿈하게 된 역사와 경기 곳곳에 스며들어 있는 문화, 수백억원의 몸값과 수천억원의 광고비가 만들어내는 산업에 자리잡은 흥미로운 내러티브를 알게 된다면, 당신이 보는 그 경기의 해상도가 달라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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