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경제부총리 중심으로 ‘트럼프 2기’ 금융·통상·산업 대비”

윤석열 대통령이 10일 오후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열린 대외여건 변화에 따른 경제·안보 점검회의에서 머리발언을 하고 있다. 대통령실사진기자단

윤석열 대통령이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을 앞두고 경제부총리를 컨트롤 타워로 한 금융·통상·산업 3대 회의체를 즉시 가동하라고 10일 지시했다. 또 “한미동맹을 토대로 대북 억지력을 유지할 수 있도록 준비해달라”고 당부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용산 대통령실에서 ‘대외여건 변화에 따른 경제·안보 점검회의’를 주재하고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은) 우리 경제와 안보에 직관적으로 많은 영향을 미치게 되는 만큼 치밀한 준비가 필요하다”며 “당분간 부정기적으로 새 행정부 출범에 따른 여러 리스크와 기회 요인들을 앞으로 계속 점검해야될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예상되는 정책기조 (변화)가 있기 때문에, 벌써 국제시장이 반응을 하기 시작했다”며 “경제부총리를 컨트롤 타워로 하는 금융·통상·산업 3대 분야의 회의체를 즉시 가동해 시장을 점검하고, 빈틈 없이 대비를 해 주기 바란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특히 통상 분야와 관련해 “기업도 스스로 판단하고 노력해야 되겠지만, 정부 지원이 산업과 기업 경쟁력에 큰 영향을 주는 만큼 업계와도 긴밀하게 소통하면서, 공무원들끼리만 책상에 앉아서 얘기하지 말고 기업 관계자들을 직접 만나서 직접 대화를 많이 해주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앞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자는 지난 7일 윤 대통령과의 첫 통화에서 “미국의 조선업이 한국의 도움과 협력이 필요하다. 한국의 건조 능력을 잘 알고 있고 보수·수리·정비 분야도 한국과 협력이 필요하다”고 말한 바 있다. 이와 관련해 윤 대통령은 이날 “우리가 지금 먹고사는 것이 반도체, 자동차 크게 두 개(의 성과 때문)였지만 조선이 이제 활발하게 움직이고 있다”고 말했다. 또 “새 미국 행정부가 화석 연료에 대해서도 유연한 정책을 쓴다고 하면, 조금 침체된 우리의 석유 화학 분야도 종전과 같은 지위를 회복할 수 있지 않겠나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인공지능(AI), 첨단 바이오, 양자 산업 분야에서 미국과의 협력도 당부했다.

이와 함께 윤 대통령은 “굳건한 한미동맹을 토대로 해서 확실한 대북 억지력을 유지하고, 서로가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제대로 된 평화와 번영의 리더십을 가질 수 있도록 면밀하게 준비해 주기 바란다”고 말했다. 또 “안보 분야에도 상당히 많은 구조적인 변화가 생길 수 있다. 안보라고 하는 것은 조심스러운 것이기 때문에 그렇게 한꺼번에 (기조를) 확 바꿀 수 있을지 잘 좀 챙겨 주기 바라겠다”고 지시했다.

윤 대통령은 “저는 트럼프 당선자와 지난 7일 전화 통화를 했다”며 “긴 얘기보다는 축하 얘기와 또 안보·경제에 관해서 간단하게 얘기를 나눴는데, 가급적 빠른 시일 안에 만나서 이런 친교와 대화를 할 시간을 잡기로 일단 했다”고 전했다.

이날 회의엔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조태열 외교부 장관, 김영호 통일부 장관, 김용현 국방부 장관,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참석했다. 대통령실에서는 정진석 비서실장, 신원식 국가안보실장, 성태윤 정책실장, 장호진 외교안보특보와 이도운 홍보수석, 박춘섭 경제수석, 김태효 국가안보실 1차장, 인성환 2차장, 왕윤종 3차장 등이 자리했다.

장나래 기자 wing@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