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계부채 사각지대’ 자동차 카드 할부, 한도 줄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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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당국이 자동차를 할부로 살 수 있는 신용카드 한도를 줄이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자동차 신용카드 할부는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디에스알)에 반영되지 않아 가계부채 ‘사각지대’로 꼽힌다. 내년부터는 자신의 연 소득보다 많은 돈을 빌려 새 차를 사는 건 어려워질 가능성이 생겼다.

금융당국은 10일 새 차 구매 때 받는 신용카드 특별한도를 연 소득을 고려해 축소하는 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신용카드 특별한도란 고객이 불가피하게 일시 지출이 늘어났을 때를 대비해 카드사가 한시적으로 한도를 올려주는 것을 말한다. 많은 돈을 내야 하는 자동차 구매 때는 대부분 신용카드사는 소득 심사 등을 통해 최장 할부 60개월에 최대 1억원에 달하는 특별한도를 임시로 부여한다.

일부 카드사는 새 차 구매 때 연 소득의 3배까지 특별한도를 부여하는데, 금융감독원은 이러한 영업 행태가 가계부채를 늘리는 등 적절치 않다고 보고 있다. 금감원은 이번달 내 구체적인 기준을 마련해 협회와 카드사를 지도할 예정이다. 여신금융협회의 모범 규준 반영, 각 카드사 내규 반영 등을 거치면 내년 초부터 카드사의 특별한도가 조정될 것으로 예측된다.

앞서 민병덕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달 국정감사에서 “신용카드 자동차 할부는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규제를 회피하고, 대출 기록에 등재되지 않아 사실상 가계부채 부담을 늘리고 있다”고 주장한 바 있다. 새 차를 살 때 할부금융사의 자동차 할부나 은행의 오토론 상품을 이용하면 디에스알 산정에 포함되지만, 자동차 카드 할부 상품을 이용하면 이 비율 산정에 포함하지 않는다. 비싼 가격의 자동차를 살 경우 수천만원에 달하는 가계부채가 숨겨지는 셈이다. 다만 금감원은 자동차 카드 할부를 디에스알 규제에 적용하는 건 부적절하다는 입장이다.

한국자동차모빌리티산업협회와 여신금융협회 통계자료 등을 보면, 지난해 국내 자동차 판매 실적 78조5천억원 가운데 신용카드로 결제된 금액은 41조2천억원에 이른다.

이완 기자 wani@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