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러스 없는 사과 '무병묘'… 보급률 4년새 10배 껑충
무병화 인증 도입해 보급 속도
2030년까지 보급률 60% 목표
사과농가 年 1800억 소득 증가
무병묘 경제효과 7000억 넘어
사과 이어 복숭아·포도로 확대
국립종자원은 과수 무병묘 인증제를 통해 5대 과종(사과·배·복숭아·포도·감귤)의 생산과 유통 활성화를 돕고 있다. 4년 새 10배가량으로 증가한 보급률은 과일 농가의 수입 증대는 물론 경제적 파급효과도 클 것으로 예상된다. 국립종자원은 무병묘 보급률을 2030년까지 60%로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10일 국립종자원에 따르면 지난해 5대 과종 중 무병묘의 보급률은 10.3%에 달했다. 무병묘란 작물의 수량과 품질 저하를 일으키는 바이러스를 제거한 배양묘를 의미한다. 국립종자원은 무병묘를 확산시키기 위해 지난해 12월부터 '무병화 인증제도'를 실시하고 있다. 무병묘를 생산하는 과정에서 품질규격, 재배 포장 및 생산관리 기준을 준수해 생산한 묘목을 무병묘로 인증해주는 것이다.
무병묘의 필요성은 2004년 한·칠레 자유무역협정(FTA) 체결 이후 수입 과실에 대한 대응책으로 대두됐다. 당시 국내 과수원의 바이러스 감염률이 최대 60%에 달하면서 생산량이 줄고 당도가 저하된 것으로 나타나 대책 마련이 시급했다. 이에 정부는 2005년 '과수산업 선진화 대책'을 수립했다. 2016년에는 농가 선호 품종을 무병화하고 보증묘 바이러스 검정 의무화를 실시했으며, 2019년에는 무병묘 공급량 목표를 설정하는 등 단계적 정책을 추진했다. 사업의 실증적인 효과는 현장에서 확인할 수 있었다. 지난해 농촌진흥청이 시행한 품질평가에 따르면 감염묘 과일은 상품성이 떨어진 반면 무병묘에서는 부작용이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감염묘 사과에서는 과량, 과중, 당도 등이 감소하고 경도와 산도가 증가했는데 무병묘는 수량과 상품과율이 오히려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무병묘 사업은 2019년 이후 국립종자원으로 이관되면서 더 속도를 냈다는 설명이다. 1%대에 머물던 보급률이 2022년엔 6.7%로 올랐고, 이듬해인 지난해엔 10.3%까지 늘었다. 특히 2022년 도입된 새로운 지원책이 주효했다. 무병묘를 생산·검정하는 비용을 지원하고 어미나무(모수) 포를 조성하며, 농가들의 구매 부담을 덜어주는 정책을 펼친 결과 민간이 부담하는 비용이 크게 줄면서 보급률이 늘었다는 게 국립종자원 측의 설명이다.
무병묘 공급 계획은 2005년부터 꾸준히 발전해왔다. 2021년 수립된 이행계획에 따르면 무병묘 공급률 목표는 2022년 5%에서 시작해 2024년 20%, 2026년 40%, 2030년 60%로 단계적 확대를 계획하고 있다.
정책의 실효성을 높이기 위해 법적 근거와 예산 확보를 위한 노력도 이어지고 있다. 올해부터 국내 과수산업 선진화를 위한 무병화 인증제도가 도입됐고 무병 접수와 대목 생산을 위한 예산 지원도 중앙과수묘목관리센터를 통해 이뤄졌다.
국립종자원에 따르면 일반묘와 비교했을 때 무병묘 재배 시 소득은 10a(아르)당 약 82만원 증가할 것으로 예상됐다. 실제 사과 재배면적에 적용했을 때 연간 1800억원의 소득 증진 효과가 있을 것으로 분석됐다. 소득 분석은 소규모 농가의 생산량 효과와 조품과율(생산량, 상품과율), 농가 면접조사(20개소)를 활용한 두 가지 방식으로 이뤄졌다.
모든 사과가 무병화될 것으로 전망되는 2045년에는 전체 사과 재배 농가에서 연간 1600억원(현재 화폐 단가 기준)의 소득 증진 효과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 기간 경제적 파급효과도 클 것으로 보인다. 무병묘 보급의 경제적 파급효과는 5122억원 생산 유발 효과, 2394억원 부가가치 유발 효과, 1만3000여 명의 취업 유발 효과를 낼 것으로 분석됐다.
국립종자원에서는 무병묘의 확산이 계획대로 이뤄지기 위해서는 예산 확대가 필수라는 입장이다. 해외 선진국에 무병묘를 심는 것이 '기본'이라는 인식이 자리 잡은 반면 국내에서는 아직 일반묘 재배가 중심이라는 것이다.
국립종자원은 무병묘 보급률을 다른 과일로 늘리는 데도 집중할 계획이다. 5대 과일 내 평균 보급률은 10.6%지만 복숭아와 포도는 0~1%로 아직 저조하기 때문이다. 국립종자원 관계자는 "2025년부터 어미나무 조성 지원사업의 우선지원 작목으로 복숭아와 포도를 선정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강인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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