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작스러운 어지럼증 원인 ‘메니에르병’ [오윤환의 느낌표 건강]

오윤환 중앙대광명병원 가정의학과 교수 2024. 11. 10. 1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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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니에르병은 만성 진행성 질환이다.

특징적인 증상은 예고 없이 찾아오는 어지럼증이다.

메니에르병과 유사한 증상을 보이는 다양한 질환과의 감별도 중요하다.

전정편두통·청신경종양·전정신경염 등은 메니에르병과 상당히 유사한 증상을 보일 수 있고, 때로는 공존하는 경우도 있어 진단을 더욱 어렵게 하는 측면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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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60대 여성 특히 주의해야…염분 섭취는 하루 2g 미만

(시사저널=오윤환 중앙대광명병원 가정의학과 교수)

메니에르병은 만성 진행성 질환이다. 특징적인 증상은 예고 없이 찾아오는 어지럼증이다. 어지럼증은 20분에서 12시간까지 지속되며 심한 경우 일상생활을 전혀 할 수 없는 상태가 되기도 한다. 이와 함께 이충만감(귀가 꽉 찬 듯한 느낌)이 발생하고, 이명(귀울림)과 청력 저하가 동반된다.

초기에는 이러한 증상이 발작적으로 나타났다가 호전되는 변동성을 보이는 것이 특징이다. 질병의 진행에 따라 점차 증상 빈도가 높아지는데 초기에는 수개월에 한 번 정도로 발작이 나타나다가 진행기에 접어들면서 발작 빈도가 상승하고 청력 저하가 점차 고정되는 양상을 보인다. 말기에 이르면 어지럼증 빈도는 오히려 하락하지만 영구적인 청력 손실과 지속적인 균형 장애가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메니에르병 유병률은 인구 10만 명당 30~190명으로 추정된다. 연령대에 따라 유병률에 차이가 있는데, 특히 주목할 만한 점은 40~60대 중년 여성에서 높은 발생률을 보인다는 점이다. 메니에르병의 핵심 병리는 귓속 내림프수종이다. 정상적인 상태에서 내림프액은 항상성 조절 기전 덕택에 생성과 흡수가 균형을 이룬다. 그러나 메니에르병 환자에게서는 이 균형이 깨져 내림프액이 과다 축적돼 귓속 압력이 상승한다. 

메니에르병 진단은 간단하지 않다. 왜냐하면 원인을 증명할 진단 방법이 없고 다른 귀질환과의 감별이 어렵기 때문이다. 메니에르병과 유사한 증상을 보이는 다양한 질환과의 감별도 중요하다. 전정편두통·청신경종양·전정신경염 등은 메니에르병과 상당히 유사한 증상을 보일 수 있고, 때로는 공존하는 경우도 있어 진단을 더욱 어렵게 하는 측면이 있다.

ⓒ시사저널 박정훈

진단법 없어 다른 질환과의 감별이 중요

어지럼증 전문가들의 국제단체인 바라니학회가 2015년 제시한 진단 기준이 현재 가장 널리 받아들여지고 있다. 이는 단순 증상의 유무를 넘어 시간적 특성 소견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도록 하고 있다. 진단의 핵심은 어지럼증 양상, 청각 증상 변동성, 이들 증상의 시간적 연관성을 파악하는 것이다. 순음청력검사를 통해 특징적인 변동성 감각신경성 난청을 확인하고, 전정기능검사를 통해 전정기관의 기능을 평가하게 된다. 최근에는 내림프수종을 시각화하는 진단법(가돌리늄 조영증강 내이 MRI)을 사용하기도 한다. 

메니에르병 치료는 크게 세 단계로 나눌 수 있다. 첫 번째 단계는 생활습관 개선과 약물치료를 중심으로 하는 보존적 치료로 저염식이와 규칙적인 생활습관을 확립하는 것이다. 하루 염분 섭취를 2g 미만으로 제한하는 것이 내림프액 항상성 유지에 도움이 된다. 약물치료로는 이뇨제가 일차적으로 사용되고, 어지럼증 발작 시 전정 억제제와 항구토제가 증상 조절에 도움이 된다. 

이러한 보존적 치료에 반응하지 않는 경우, 고실(고막) 내 스테로이드 주입이 비교적 안전하면서도 효과적인 치료 방법이다. 더 적극적인 방법으로는 젠타마이신(항생제) 주입술이 있다. 이는 전정 기능을 선택적으로 억제함으로써 어지럼증을 조절하는 방법이다. 마지막 단계로 수술적 치료가 있다. 내림프낭 감압술은 내림프액 압력을 낮추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다른 치료에 반응하지 않는  경우에는 수술(전정신경 절제술·미로절제술)을 고려할 수 있다.

메니에르병 환자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자기 관리 및 지속적인 관찰이다. 환자들은 자신의 증상을 일기처럼 기록하는 것이 권장되는데, 이는 증상의 패턴을 파악하고 악화 요인을 식별하는 데 유용하다. 또한 발작에 대비한 적절한 대처 방법을 숙지하고 있어야 한다. 특히 운전이나 높은 곳에서의 작업처럼 위험한 활동은 제한할 필요가 있으며, 응급 약물을 항상 휴대하는 것이 권장된다.

오윤환 중앙대광명병원 가정의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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