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 1위 알테오젠의 거침없는 진격… 차세대 항암제 `해자` 보유
개발사례 없어 시장선점땐 성장 기대
코스닥 시가총액 1위 기업 알테오젠이 미국 머크와의 폐암치료제 합작에 이어 항체-약물접합체(ADC) 분야에서 대규모 기술수출을 이뤄내며 거침 없는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특히 ADC 기술수출 계약을 통해 'ADC의 슈퍼스타'로 불리는 '엔허투'까지 세계 최초로 개발하게 돼 글로벌에서 몸값이 더 높아질 것으로 기대된다.
알테오젠은 지난 8일 일본 제약사 다이이찌산쿄와 4000억원 규모 '빅딜'을 맺었다. 알테오젠은 다이이찌산쿄와 ADC 치료제 '엔허투'에 자사 기술인 'ALT-B4'를 적용해 피하주사(SC) 제형 치료제로 개발할 수 있는 독점적 라이선스 사용권 계약을 체결했다고 이날 공시했다. 다이이찌산쿄는 알테오젠의 ALT-B4 기술을 이용해 블록버스터 항암제 엔허투를 피하주사 제형으로 개발하고, 임상시험에 쓰이는 시료와 최종 허가된 제품에 들어갈 ALT-B4는 알테오젠이 직접 생산한다.
계약 규모는 3억달러(4160억원)이며 계약금은 2000만 달러(약 277억원)다. 계약금 약 280억원은 다음달 8일까지 지급받기로 했는데, 이는 지난해 알테오젠 연간 매출액의 약 29%에 해당하는 액수다. 계약금과 별도로 판매목표 달성 후 계약 지역에서 발생한 순매출의 일정 비율을 판매 로열티로 받기로 하면서 향후 알테오젠의 매출 상승이 기대된다. ADC는 암세포와 결합하는 항체에 약물을 붙여서 정확하게 전달하는 차세대 항암 기술로, '유도미사일 항암제'로 불린다.
ADC 항암제 '엔허투'는 유방암, 위암에 이어 최근에는 거의 모든 암종의 만병통치약처럼 승인받기 위해 적응증을 확장해 가고 있다. 업계에서는 엔허투의 연매출이 오는 2030년 20조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한다. 그런 만큼 알테오젠의 매출도 가파른 상승 곡선을 그릴 것이라는 예측이 나온다. 제약바이오 업계 한 관계자는 "현재 ADC는 임상 승인된 의약품이 꽤 많이 있지만 피하주사 제형으로 개발된 적은 아직 없는 만큼 시장을 선점할 경우 성장 기회가 클 것"이라고 말했다.
알테오젠은 독자적인 하이브로자임 플랫폼 기술을 활용해 재조합 히알루로니다제 'ALT-B4'를 개발했으며, 이번 계약까지 글로벌에서 총 4개사와 ALT-B4 기술수출 계약을 체결했다. 이번 기술 수출이전에 MSD(미국 머크), 산도스, 인타스 등에 기술수출을 마쳤다. 특히 글로벌 매출 1위 의약품 '키트루다(일반명 펨브롤리주맙)'의 피하주사 제형 개발에 ALT-B4가 사용돼 글로벌에서 주목받고 있다. 키트루다는 지난해 250억달러(35조원)의 매출을 기록한 블록버스터 치료제로, 주요 고형암에서 발현되는 PD-L1 바이오마커를 타깃한다. 면역항암제로 쓰이는 키트루다는 현재 유방암, 위암, 폐암 등 여러 고형암에서 치료 효과를 나타내며 적응증을 넓혀가고 있다.
알테오젠은 정맥주사(IV)를 자가 주사가 가능한 피하주사 제형으로 전환하는 데 필요한 기술인 '히알루로니다제' 분야 세계 선두권 기업이다. 알테오젠의 ALT-B4는 히알루론산을 분해하는 재조합 효소 단백질로, 인체 피부에 통로를 만들어 약물이 피하조직을 뚫고 들어갈 수 있게 돕는다. 이 기술을 활용하면 단백질 제제의 정맥주사제를 피하주사제로 바꿀 수 있다.
피하주사 제형은 정맥주사 방식에 비해 환자의 시간과 비용을 줄이는 투약 편의성이 강점이다. 정맥주사는 준비시간과 시술시간이 길고 숙련된 의료인이 실시해야 하는 반면, 피하주사 제형은 투약시간이 짧고 주사제 주입 관련 부작용을 최소화할 수 있다. 이에 따라 ADC 항암제를 피하주사 제형으로 개발 성공하면 투약 편의성이 높아져 시장이 빠르게 커질 것으로 기대된다.
박순재 알테오젠 대표는 "ALT-B4를 사용해 엔허투 피하주사 제형을 개발하면 환자와 보건의료 전문가에게 새로운 대체 투여 경로를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 "앞으로 더 많은 치료제에 ALT-B4를 접목해 환자들에게 보다 다양한 치료 옵션을 제공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한편 알테오젠은 4000억 규모의 기술수출 소식에 장중 한때 역대 최고가를 경신했다. 8일 코스닥 시장에서 전 거래일보다 15%(5만7000원) 오른 43만7000원에 장을 마감했다.
강민성기자 kms@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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