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검 얘기 못 꺼내고 특감만···그마저도 “한동훈 개인 만족” 친윤 반발
국민의힘은 김건희 여사 특검법 본회의 표결이 예정된 오는 14일 의원총회를 열고 특별감찰관 추진을 논의하기로 했다. 윤석열 대통령의 기자회견 이후에도 특검 대신 특별감찰관으로 ‘김건희 리스크’를 돌파하겠다는 기조를 유지한 것이다. 탄핵 정국을 우려하는 친윤석열(친윤)계는 특검은 물론 특별감찰관에 대해서도 부정적인 상황이라 당내 충돌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김상훈 국민의힘 정책위의장은 10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특별감찰관에 대한 의원들의 의견을 수렴하는 의원총회가 될 것”이라며 “가능하면 표결 처리를 한다든지 당내 갈등을 불러일으킬 수 있는 일은 지양하는 방향으로 하고 의견을 가감 없이 청취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특검 대신 특감’ 기조는 바뀌지 않았다. 김 의장은 김 여사 특검법 논의 가능성에 대해 “(민주당의) 특검법은 법안 내용을 보면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다”며 “수사 범위도 무한대로 설정해놓고 특검 추천권도 야당만 갖기로 했다. 특검이 조사할 내용도 6가지 더 늘려놔서 (수용)할 수가 없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의 기자회견 뒤 여당 내에서도 독소조항을 뺀 김 여사 특검법을 추진할 수 있다는 주장이 나왔지만 일부의 의견에 그쳤다.
당 지도부는 윤 대통령 기자회견을 계기로 여권 전체에 특별감찰관 추진에 대한 공감대가 형성됐다고 보고 있다. 한동훈 대표는 지난 8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대통령께서 인적 쇄신, 김 여사 활동 중단, 특별감찰관의 조건 없는 임명에 대해 국민들께 약속하셨다”며 “당은 즉시 대통령께서 말씀하셨던 특별감찰관 임명 절차를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한 지도부 관계자는 이날 기자와 통화하면서 “많은 의원들이 특감은 동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친한계는 원내지도부에서 특별감찰관 논의를 표결 없이 진행하기로 한 것도 진일보한 결과로 풀이했다. 한 친한계 관계자는 “대통령실도 북한인권재단 이사와 연계시키지 않겠다는 얘기를 했으니까 (친윤계도 수용) 안 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당내에 여전히 특별감찰관에 부정적인 여론이 높다는 점은 변수다. 야당의 탄핵 추진에 빌미를 제공하게 될 것이라는 두려움이 기저에 깔렸다. 한 원내 핵심관계자에 따르면 오는 14일 의원총회에서 반대 의견이 많을 경우 특별감찰관 추천이 보류될 가능성도 있다. 의원총회에서 표결 없이 특별감찰관 추천을 논의하기로 한 것이 내용상 합의를 뜻하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한 친윤계 중진 의원은 이날 기자와 통화하면서 “민주당이 바뀌었다는 조짐이 없는데 우리가 먼저 특별감찰관을 임명하자고 주장한들 지지율 제고에 큰 도움이 되겠나”라며 “특검 반대를 위해 특별감찰관을 하자는 것도 논리적으로 말이 안 맞는다. 별개로 봐야 할 문제”라고 말했다. 그는 그러면서 “(특별감찰관은) 한 대표 자신의 정치적 의사가 관철되는 것에 만족하겠다는 의미밖에 없다”며 “의원들이 당대표 거수기도 아닌데 결과를 정해놓고 하는 게 아니라 의견을 들어봐야 한다”고 말했다.
문광호 기자 moonlit@kyunghyang.com, 민서영 기자 min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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