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역대급 대미 흑자에…美 가스·원유 수입 확대 검토

이석주 기자 2024. 11. 10. 15: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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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당선자가 한국의 '역대급 대미 무역흑자'를 문제 삼아 취임 이후 압박을 가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는 가운데 우리 정부가 '대미 무역수지 균형' 차원에서 미국산 에너지 수입을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한다.

10일 관계부처에 따르면 정부는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을 앞두고 공공·민간 차원에서 미국산 원유와 가스 등의 수입을 늘릴 방안을 검토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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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취임 이후 통상압력 우려
도널드 트럼프 미국 공화당 대통령 후보가 지난 6일(현지시간) 플로리다주 팜비치 컨벤션센터에서 대선 승리를 선언하고 있다. AFP 연합뉴스


- 전문가 “경제안보·실익 챙길 것”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당선자가 한국의 ‘역대급 대미 무역흑자’를 문제 삼아 취임 이후 압박을 가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는 가운데 우리 정부가 ‘대미 무역수지 균형’ 차원에서 미국산 에너지 수입을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한다.

10일 관계부처에 따르면 정부는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을 앞두고 공공·민간 차원에서 미국산 원유와 가스 등의 수입을 늘릴 방안을 검토 중이다. 이는 트럼프 신정부가 한국의 무역수지 흑자를 빌미로 통상 압력을 가할 가능성이 높아진 데 따른 조처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의 연간 대미 무역수지 흑자 규모는 444억 달러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올해 1~9월 흑자액도 이미 399억 달러에 달해 연간 최대 기록 경신이 유력하다.

이런 상황에서 우리나라가 원유·가스 등 미국산 에너지 수입을 확대하면 트럼프 당선인의 핵심 경제 공약인 ‘화석 경제 부활’을 뒷받침한다는 측면에서 미국 신정부로부터 환영받을 가능성이 있다.

앞서 트럼프 당선인은 선거 기간 “에너지 강국이 돼 큰돈을 벌어들일 것”이라면서 석유를 2, 3배 수준으로 증산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한 바 있다.

일부 전문가들은 중동 지역의 정세 불안 가중, 미국산 에너지 가격 하락 전망 등 제반 요인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미국산 에너지 구매 확대로 대미 관계 관리를 넘어 경제안보 강화와 경제적 실익까지 동시에 추구할 수 있다고 본다.

무역협회 자료를 보면 지난해 한국은 전체 원유와 가스 중 각각 13.5%, 11.6%를 미국에서 들여왔다. 지난해 기준 미국은 우리나라의 2위 원유 도입국이자 4위 가스 도입국이다.

반면 트럼프 1기 행정부 출범 직전인 2016년 한국의 미국산 원유와 가스 수입 비중은 각각 0.2%, 0.1%에 불과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재임기(2017~2021년)를 거치면서 미국산 원유·가스 도입 비중이 상당 수준으로 늘어난 것이다.

이런 가운데 공기업인 한국가스공사의 ‘역할’이 업계에서 주목받는다. 현재 가스공사는 가스 도입선 다변화를 추진 중이다. 중장기적으로 국제 가스값이 하락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한 가운데 국내 탄소중립 전환 속도 등 상황에 따라 국내 수요가 빠르게 감소할 수 있어 수요와 시황 변화에 유연한 대응 역량을 갖출 필요가 있다는 판단에서다.

업계에서는 가스 도입선 선택을 위한 일정한 여지가 있는 가스공사가 2028년 이후 도입하기 위해 현재 진행 중인 추가 장기계약 입찰에서 미국산 가스 도입을 결정할 것인지에 주목하는 분위기다.

정부 안팎에서는 한국이 선제적 무역 수지 관리 메시지를 발신함으로써 트럼프 신정부의 ‘무역전쟁 표적’이 되는 것을 막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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