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尹-트럼프, 케미 안 맞을 것…국익 중심 실용 외교해야”

“트럼프는 합리적 현실주의자…협상 매우 어려워”
“방위비 더 내면 미국산 무기 수입 줄이는 방법도”

(시사저널=신현의 디지털팀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0일 국회에서 열린 '트럼프2기 행정부 대외정책과 한반도' 간담회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10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에 대해 "윤석열 대통령과 케미는 잘 안 맞을 것 같다"고 전망했다.

이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연 '트럼프 2기 행정부 대외정책과 한반도' 간담회에서 윤 대통령이 지난 7일 기자회견에서 '트럼프 당선인과 케미가 잘 맞을 것 같다'고 말한 것을 두고 "그렇게 생각하는 게 걱정된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트럼프 당선인은 상인적 현실감각이 극대화된, 매우 합리적인 현실주의자"라며 "현실주의자와 협상은 매우 어렵다. 매우 치밀해야 하고, 준비를 잘해야 하고, 강해야 한다"고 했다.

이 대표는 자국민 중심주의를 내세운 트럼프의 당선을 자신이 내세워온 메시지인 '먹사니즘(먹고 사는 문제)'과 연결 지어 "세계정세가 워낙 불안정하고 미래가 불확실하니 역시 세계 어느 곳을 가나 사람들 관심은 '먹고사는 문제'에 집중돼 있다는 생각이 든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어 "우리 외교가 지금까지의 진영 중심, 가치 중심 편향 외교를 벗어나 철저하게 국민과 국가의 이익을 중심에 두고 실용적으로 접근하는 방향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대표는 트럼프 당선인이 1기 재임 때 한국의 방위비 분담금 대폭 인상을 요구한 것을 짚으며 "우리가 방위비 총액을 대폭 늘릴 수는 없을 것이고, 정해진 방위비에서 분담금을 더 내야 한다면 미국산 무기 수입 규모를 줄이는 방법도 생각해볼 수 있다"고 했다.

이 대표는 한반도 문제에 있어서는 트럼프 2기 행정부가 다시 북한과 직접 대화에 나설 수 있다며 "북한도 한국 정부와 굳이 대화할 필요를 느끼지 않을 때 '통미봉남(通美封南)'이 현실화할 가능성이 크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한국은 북한에 대한 억지력은 이미 확보한 상태인 만큼 다른 측면인 대화와 협상이 중요한데, 윤석열 정부는 '강 대 강' 대치 전략을 추구하고 있다"며 "국내 정치의 곤혹스러움을 피하기 위해 외교·안보 분야 희생을 자초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 대표는 한·일 관계에 대해선 "타국을 침략해 수백만을 죽게 하거나 삶의 터전을 떠나게 만들면 미안한 게 정상 아닌가"라며 "일본이 진심으로 사과하고, 부족하다고 하면 또 사과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