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인터뷰] 박민철 aT 서울경기지역본부장 “국민 먹거리 안정에 총력”
“국민 먹거리 안정과 농수산업 발전에 책임을 다하겠습니다.”
급변하는 대한민국 농업 환경. 기후 변화, 노동력 부족, 고령화 문제는 농업 현장을 더욱 어렵게 만들고 있다. 최근에는 글로벌 식량 가격 상승과 먹거리 물가 불안정으로 소비자들의 불안이 커지면서 농산물의 안정적 공급과 유통의 중요성이 한층 부각되고 있다. 농수산물 수급 안정과 유통 개선을 위한 정부와 관련 기관의 역할이 그 어느 때보다 절실하다.
지난 2월 aT 서울경기지역본부장으로 부임한 박민철 본부장은 이러한 상황 속 실효성 있는 대책을 마련하기 위해 경기 지역 농업 현장을 직접 살피고, 안정적이고 합리적인 가격으로 농산물을 공급하는 정책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경기일보는 박 본부장을 만나 농업 유통의 미래와 경기 지역 농업 발전을 위한 그의 비전과 계획을 들어봤다.
Q. aT 서울경기지역본부장으로 취임한 지 8개월이 지났다, 그동안의 소회를 밝혀 달라.
A. 지난 3년 동안 베트남 하노이에서 아세안 지역본부장으로 농수산물 해외 수출을 지원하는 업무를 맡아 오다가 올해 2월 aT 서울경기지역본부장으로 부임했다. 기후 변화는 전 세계적으로 모든 산업 분야에 걸쳐 가장 큰 화두다. 현재 농업은 노동력 부족, 고령화 및 농가부채 증가 등으로 어려움에 직면한 상황에서 기후 변화로 기반을 위협받는 현실이다.
aT 서울경기지역본부는 관내에 위치한 이천, 김포, 평택 등 세 곳에 정부 비축기지를 운영하고 있다. 여기서 주요 농산물을 생산이 많이 되는 시기에 수매해 저장했다가 시장가격이 올라가면 실수요자, 가락동 도매시장 등으로 공급해 가격 안정을 돕는 중요한 역할을 맡고 있다. 최근 이상 기후로 생산에 비상이 걸린 배추 가격안정을 위해 긴급하게 수매 비축해 김치가공업체, 유통업체, 가락동 도매시장 등으로 적기에 판매하는 등 먹거리 물가를 안정시키기 위해 현장에서 직접 보고 느끼면서 농수산물 물가안정 기관의 일원으로서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
Q. 올 하반기 본부의 주요 현안과 역점 사업이 궁금하다.
A. 올해 역점 사업은 최근 사회적 이슈가 된 먹거리 물가다. 먼저 농어가 수취가격을 높이고, 소비자에겐 합리적인 가격으로 공급할 수 있는 유통구조 개선을 위해 aT가 중점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온라인 도매시장의 조기 정착을 위해 주력할 것이다. 사업 초기인 점을 감안, 온라인 도매시장에 참여하는 판매자 및 구매자들의 참여를 대폭 늘리는 것이 가장 큰 과제다. 이를 위해 판매자 가입 기준 완화 및 인센티브, 위탁수수료 인하 등 다양한 유인책과 물류효율화, 농수산물의 판로 다양화 등 사업효과를 지속적으로 홍보해 유치할 계획이다. 또 김장철을 앞두고 높은 배추가격으로 주부들의 고심이 많은 게 사실이다. 정부 비축농산물을 보관 관리하는 기관으로서 최근 산지에서 김장철 배추 공급이 늘어날 것으로 전망하고 있지만 아직도 전년 가격에 비해 높은 상황으로 주요 산지에서 수매 비축해 시장에 안정적으로 공급하는 데 만전을 기할 것이다.
Q. 해외 각국에서 K-식품의 열기가 뜨겁다. 이에 따라 올해 쌀가공식품 수출은 역대 최대를 기록했는데, 본부 수출유통부의 주안점은 무엇인가.
A. 올 9월까지 농수산식품 수출실적은 역대 최대인 94억3천만달러를 달성했다. 여기서 쌀가공식품 수출은 2억1천900만달러로 전년 대비 무려 41.4% 증가한 경이로운 실적을 올리고 있다. 최근 미국을 중심으로 냉동김밥, 즉석밥 등이 대형 유통매장에 입점, 아마존 등 온라인몰에 인기를 얻고 있는 만큼 증가세는 꾸준할 것으로 전망한다.
국내에서는 1인당 쌀 소비가 매년 줄어들고, 여전히 전체 농가의 절반을 차지하고 있는 쌀 농가는 쌀가격 하락으로 힘들어하고 있는 상황에서 쌀가공 식품 수출은 우리 쌀의 안정적인 수요처로 자리 잡을 수 있어 그 의미가 매우 크다. 공사 본사 차원에서는 쌀가공식품 수출 확대를 위해 대형유통매장 온·오프라인 판촉, 전략품목 육성, 박람회 참가 지원뿐만아니라 해외인증 취득 지원, 맞춤형 해외시장 정보조사 등을 전방위적으로 지원하고 있다. 이와 더불어 서울경기지역본부에서는 경기도 및 기초단체(평택, 용인, 안성)와 협력해 경기도 쌀 가공품 개발과 수출 확대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올해는 처음으로 기초단체와 해외마케팅사업을 추진하면서 냉동 떡, 즉석밥, 경기미에 대해 상품개발·개선, 해외홍보·판촉, 국제박람회 참가 지원 등을 지원하고 있으며 경기도와는 비관세장벽이 늘어나고 있는 중국에 대해 공장등록, 중문 라벨링 출원 등을 포함한 사전 검토를 통해 통관 거부가 될 수 있는 사유를 사전 예방하고 통관된 제품에 대해 온라인 쇼핑몰 입점까지 지원하는 원스톱 지원사업을 추진해 즉석밥이 온라인몰에 입점할 예정이다.
Q. 먹거리 물가 관리가 중요한 시점이다. aT에서는 농산물 물가안정을 위해 어떤 대책을 마련하고 있는지.
A. 무엇보다도 농수산물은 생산, 유통, 소비 단계에서 생산자, 유통업체 및 소비자 등 관련된 모든 주체가 당장의 이익보다는 지속적인 이익 관점에서, 해결을 위해 객체가 아닌 주체로서 동참하고, 정부의 실효성 있는 대책이 함께 실현돼야 물가안정으로 이어질 것으로 생각한다.
먼저 이상기후에도 안정적인 생산기반을 구축하기 위해 신품종 개발, 재해보험이 확대되고 5~6단계의 복잡한 유통단계를 개선하기 위해 직거래 활성화 및 공사가 올해 역점을 두어 추진하고 있는 온라인 도매시장의 조기 정착을 들 수 있다. 소비자도 일시적인 품귀 시 대체품을 찾는 슬기로운 소비생활로 변화를 시도하는 것이 필요하다.
Q. 국내 최대 이천비축기지의 관리는 어떻게 이뤄지는지.
A. 이천비축기지는 대지 면적 16만㎡로 4개동에 있으며, 보관능력은 약 2만3천t으로 aT 비축기지중 가장 큰 규모다. 정부의 농산물 물가 안정을 위해 상시 부족 품목인 참깨와 콩을 수입 비축하고 있으며, 식량안보에 대응하기 위해 밀, 콩을 수매 비축함으로써 국내 자급률 제고에 기여하고 있다.
특히 보관 중인 정부비축물자의 품질관리가 가장 중요하다. 최초 비축기지 입고 시에 품위점검은 물론이고 매일 창고 호실별로 온·습도, 품온을 확인하고, 매월 본지사 합동으로 품위 및 적재상태를 점검하고 있다. 배추 등은 보관이 어려운 품목으로, P박스를 활용한 보관방식을 도입해 입출고의 신속성, 저장성 제고 등 물류 효율화하고 있으며 10일 단위로 추가로 품위를 점검한다. 비축기지 내 저온 저장을 위한 핵심시설인 노후한 냉장설비 교체를 2022년도부터 연차적으로 추진하고 있으며, 올해도 21억원의 예산을 투입해 연내에 완료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비축기지내 안전사고 예방과 보관 물품 손상 방지에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Q. 강조한 현장 중심 업무에 대해 전반적으로 말하자면.
A. 올해는 이상 기온으로 인한 채소가격이 큰 이슈였으며 그중에서도 배추가격은 국민들의 물가 체감도가 큰 품목이다. 사안의 긴급성을 잘 알기에 매일매일 주요 배추 산지에서 긴급 수매한 물량이 관내 비축기지에 안전하게 입고되도록 항시 준비하고, 보관 기간 수시로 품위점검하는 한편 일요일 오후 10시에 가락동 도매시장에 상장 시간에 맞추기 위해 주말이든 주야간이든 직원 모두가 합심해 가격안정에 기여한다는 신념으로 일하고 있다. 올해 지금까지 총 취급한 배추 물량은 약 3천t에 이른다.
또 농산물 도매가격 조사는 직원 두 명이 매일 직접 가락동 도매시장으로 바로 출근해 오전 7시부터 131개 상회를 돌며 112개 품목에 대해 가격조사를 완료해 오후 1시까지는 전산시스템에 입력을 해야 한다. 넓은 도매시장을 돌다 보면 하루 만 보 이상을 걷게 되는데, 경기가 좋지 않아 사업이 어려운 상인들에게 가격 물어보는 것도 조심스럽고, 일이 많아 바쁜 상인들에게는 옆에서 신경 쓰이지 않도록 가격 입력에 사용되는 탭도 사용하지 못하고 종이에 빠르게 적어 나중에 다시 정리하는 일도 빈번하다고 한다. 어려운 점들이 많지만 조사된 자료가 정부의 가격안정 대책 추진을 위한 중요한 기초자료로 활용됨을 잘 알기에 긍지를 갖고 일하고 있다.
Q. 기관장으로 업무를 추진하는 마음가짐은 어떠한가.
A. aT는 ‘국민의 안정적인 먹거리 확보와 농수산식품산업 강국 실현’을 위해 수급안정, 유통개선, 수출진흥 및 식품산업 육성 등 다양한 사업을 수행하고 있다. 서울경기지역본부는 관할하는 지역이 수도권인데, 농수산물의 가장 큰 소비지역으로 도소매 가격의 기준이 된다. 앞서 말씀드린 공사의 다양한 사업과 관련된 업체 약 30% 이상이 소재하고 있다. 지역본부장으로서 다양한 정부 정책에 대한 홍보를 통해 일선 현장으로 잘 스며들게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역할이고, 현장의 다양한 목소리가 다시 정책으로 이어질 수 있는 가교 역할을 하는 데 최선을 다할 생각이다.
Q. 끝으로 경기지역 농업인들과 독자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은.
A. 농업 관련 지원기관의 일원으로 근무하면서 농업 부문이 처한 어려운 현실을 잘 이해하고 있다. 우리 기관에 대한 농업인들의 기대치가 매우 높다는 것도 너무나 잘 알고 있다. 신임 홍문표 사장은 4선의 국회의원으로 재직하는 동안 농업 현장에 대해 누구보다도 이해도가 높고, 취임 직후 기후변화에 대응한 태스크포스를 운영하는 등 실효성 있고, 전방위적인 대책 마련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우리 기관의 이러한 노력에 경기지역 농업인 여러분의 애정어린 관심을 부탁드리며, 공사도 농업인에게 사랑받는 기관으로 거듭나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라는 말씀드린다.
금유진 기자 newjeans@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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