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눈치보기? TSMC, 중국에 첨단 칩 판매 중단 통보
세계 최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업체인 대만 TSMC가 중국 고객사들에게 7㎚(나노미터=10억분의 1미터) 이하 첨단 칩 생산 주문을 받지 않겠다고 통보했다. TSMC는 고객사가 반도체를 설계해 주문하면, 그에 맞춰 제작해 주는 업체다. 최근 중국 화웨이가 출시한 인공지능(AI) 반도체에 TSMC가 만든 칩이 탑재된 사실이 알려져 논란이 된 가운데 TSMC가 이에 대한 조치를 내놓은 것으로 분석된다.
8일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TSMC가 중국 기업용 AI 반도체 생산을 11일부터 중단한다고 보도했다. 소식통은 FT에 “TSMC가 앞으로 중국 고객사에 첨단 반도체를 공급하려면 미국의 승인 절차가 필요할 것”이라고 밝혔다.
FT는 이번 조치로 알리바바, 바이두 같은 중국의 빅테크가 타격을 입을 수 있다고 봤다. 특히 검색 플랫폼 바이두는 자사의 AI 사업을 뒷받침하기 위해 쿤룬 시리즈 AI 반도체를 개발 중이다. 이는 TSMC에서 제조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같은 조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 직후 나왔다. 트럼프 당선인은 올해 초부터 대만이 미국의 칩 산업을 거의 100% 가져갔다고 비난해 왔다. 그는 6월 블룸버그 비즈니스위크와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그들에게 (보조금으로) 수십억달러를 주고 있다”며 “그들은 우리 땅에서 칩을 만들지만 그것을 다시 자기 나라로 가져갈 것”이라고 말했다.
TSMC 내부 사정을 잘 아는 관계자는 FT에 이번 조치에 대해 “트럼프 당선인을 위한 쇼가 아니라 우리가 선량한 사람들이고 미국의 국익에 반하는 행동을 하지 않는다는 것을 강조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로이터는 중국 화웨이가 지난해 출시한 첨단 AI 칩 ‘어센드910′에 대만 TSMC가 만든 반도체가 탑재된 것으로 확인됐다고 보도했다. 업계에선 화웨이 등이 다른 기업을 통해 TSMC에 주문을 했을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
한편 이번 TSMC의 조치가 미국 상무부의 결정이라는 보도도 있다. 로이터는 미국 상무부가 최근 TSMC에 AI 가속기나 그래픽처리장치(GPU) 가동에 사용되는 7나노 이하 첨단 반도체에 대해 중국 수출 제한을 부과하는 내용의 공문을 보냈다고 밝혔다. ‘정보 제공’ 서한이라 불리는 상무부의 공문은 우회적인 방식으로 특정 기업에 허가 조건을 부과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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