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민급전’ 카드론 등 1조5000억 폭증···둔촌주공 집단대출도 변수
‘서민급전’으로 분류되는 2금융권 신용대출과 카드론, 현금서비스, 보험약관대출 등이 한달 새 1조5000억원 이상 급증했다. 시중은행들의 대출 조이기가 이어지자 서민들이 돈을 빌리기 위해 2금융권으로 몰려드는 ‘풍선효과’가 나타나면서 금융당국은 이번주 새마을금고와 농협중앙회에 대해 현장점검에 벌이는 등 대출 관리에 나설 방침이다.
10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달 카드·캐피탈사에서 카드론, 현금서비스, 신용대출이 전달 대비 9000억원 이상 늘었다. 저축은행 신용대출 등 가계대출은 지난달 4000억원 늘어 증가세로 전환됐다. 대표적 ‘불황형 대출’로 꼽히는 보험약관대출도 지난달 3000억원 가량 증가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대출은 보험 해지 환급금 범위에서 대출을 받는 것으로, 급전이 필요한 서민들이 주로 이용한다.
2금융권의 신용대출과 카드대출, 약관대출 등 기타대출이 1조5000억원 이상 늘어난 것은 카카오뱅크 공모주 청약이 있었던 2021년 7월(3조3000억원) 이후 3년3개월 만이다.
이는 은행들이 가계대출 규모를 줄인 데다 수익을 내기 힘들어진 카드·캐피탈사가 공격적으로 영업에 나선 영향도 있지만, 경기 악화로 어려워진 서민·취약계층의 수요가 늘어난 데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카드·캐피탈사 위주로 11~12월 대출 목표치를 받아 관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주담대 폭등 우려, 새마을금고 등 예의주시
금융감독원은 주택담보대출의 ‘풍선효과’를 감독하기 위해 새마을금고와 농협중앙회에 대해 이번주 현장점검을 하기로 했다.
특히 대규모 입주 단지 잔금대출(중도금 대출·잔금대출 등 집단대출) 관리를 집중 점검할 것으로 보인다. 잔금대출은 신규 분양이나 재건축·재개발 지역의 입주 예정자에게 개별 심사 없이 일괄 대출을 승인하는 방식이다. 지난달 새마을금고에서 늘어난 1조원 가량의 가계대출 중 80%는 집단대출로 알려졌다.
집단대출은 중도금대출과 달리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이 적용된다. 차주의 소득, 부채, 주담대 최장 만기 등에 따라 대출 한도가 다름에도 당국이 관리에 나선 건 그 규모 때문이다. 이달 1만2000가구가 입주를 앞둔 올림픽파크포레온(둔촌주공) 잔금대출이 수조원 규모로 예상되고 각 금융기관이 이 아파트의 대출 취급을 시작하면서 가계대출 관리의 주요 변수가 됐다.
일부 지역농협과 새마을금고는 올림픽파크포레온 잔금대출 금리로 연 4%대 초반 금리를 제시한 것으로도 알려졌다. 연 4.80% 수준의 금리를 책정한 KB국민은행에 비해 0.5%포인트 가량 낮은 수준이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둔촌주공 규모가 워낙 크다 보니 주요 관찰 대상인 것은 맞다”면서 “2금융권 중에서도 새마을금고나 지역농협 위주로 주담대 집단대출을 중점적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윤지원 기자 yjw@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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