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장회사에 ‘낚인’ 기후변화총회 CEO “화석연료는 영원할 것”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제29차 유엔기후변화협약(UNFCCC) 당사국총회(COP29)가 오는 11일(현지시각) 아제르바이잔 바쿠에서 열릴 예정인 가운데, 올해 총회 최고책임자(CEO)인 아제르바이잔 관료가 "아마도 영원히 화석연료를 생산할 것" 등 화석연료를 옹호하는 발언을 해 논란을 빚고 있다.
지난 8일(현지시각) 국제 환경단체 '글로벌 위트니스'는 이번 총회에서 최고책임자를 맡은 엘너르 솔타노프 아제르바이잔 에너지부 차관이 가상의 석유회사로 위장한 자신들의 '총회 후원' 제안을 반기는 한편 '화석연료 거래를 도와주겠다'는 취지로 말한 통화 내용을 공개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석유회사 위장한 환경단체에 ‘투자 연결’까지
제29차 유엔기후변화협약(UNFCCC) 당사국총회(COP29)가 오는 11일(현지시각) 아제르바이잔 바쿠에서 열릴 예정인 가운데, 올해 총회 최고책임자(CEO)인 아제르바이잔 관료가 “아마도 영원히 화석연료를 생산할 것” 등 화석연료를 옹호하는 발언을 해 논란을 빚고 있다.
지난 8일(현지시각) 국제 환경단체 ‘글로벌 위트니스’는 이번 총회에서 최고책임자를 맡은 엘너르 솔타노프 아제르바이잔 에너지부 차관이 가상의 석유회사로 위장한 자신들의 ‘총회 후원’ 제안을 반기는 한편 ‘화석연료 거래를 도와주겠다’는 취지로 말한 통화 내용을 공개했다.
공개된 내용을 보면, 이 과정에서 솔타노프 차관은 천연가스는 “과도기적 연료”라며 “특정 양의 석유와 천연가스는 계속, 아마도 영원히 생산될 것”이라고 말했다. 위장 회사는 ‘이번 총회에 자금을 후원할 테니 그 대가로 연료 거래 성사를 도와달라’고 요청했는데, 솔타노프 차관은 자기 나라의 석유와 가스 부문에 투자할 수 있도록 아제르바이잔의 국영 석유회사 소카르(SOCAR)의 고위 인사를 소개해주기도 했다.
기후변화를 막기 위해 화석연료 생산을 멈추는 것은 유엔기후변화협약의 주요 과제 중 하나인데, 지난해 아랍에미리트에서 열린 총회(COP28)에 이르러서야 국제사회는 간신히 “화석연료로부터 전환”(transition away from fossil fuels)에 합의한 바 있다. 새로운 석유·가스 개발을 중단하는 것은 국제에너지기구(IEA) 등 국제사회 전반이 입을 모으고 있는 공통의 과제로도 꼽힌다. 그런데 지난해 이어 올해 총회를 주관하는 최고책임자가 “화석연료는 영원히 생산될 것”이라며 석유회사의 총회 후원을 반기고 자국 내 투자까지 알선해준 것이다.
앞서 독일 비영리단체 우르게발트와 뱅크워치가 합작한 조사보고서에 대한 가디언 보도 등을 보면, 아제르바이잔은 의장국이 되고도 소카르에서 2033년까지 연간 천연가스 생산량을 기존 370억 입방미터에서 490억 입방미터까지 늘리기로 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대해 의장실 대변인은 성명을 통해 “아제르바이잔은 러시아의 가스 공급 중단으로 인해 공급을 늘려 달라 요청하는 유럽의 요구에 부응해 가스 용량 확대에 투자하고 있다”며 “이는 에너지 전환이 공정하고 질서 있는 방식으로 이뤄져야 한다고 합의한 전지구적 이행점검 합의문에도 부합한다”고 주장한 바 있다.
최근 3년 동안 기후변화총회가 연속으로 산유국에서 열리면서 비슷한 논란은 계속 재연되고 있다. 지난해 아랍에미리트 두바이에서 열린 총회에서도 주최국과 다른 나라들이 기후 회의를 이용해 자국의 석유 및 가스 회사에 대한 거래를 홍보하는 내용이 담긴 문서가 폭로된 바 있다. 글로벌 위트니스의 대변인은 이번 논란과 관련해 “유엔기후변화협약은 화석연료 산업의 후원을 금지하고 로비스트를 추방하는 것으로부터 시작해 기후변화총회를 시급히 정화해야 한다”고 밝혔다.
윤연정 기자 yj2gaze@hani.co.kr
Copyright © 한겨레신문사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 국민 58%가 “퇴진”, 꿈들대는 ‘윤석열 탄핵’…개헌 가능성은 없을까
- 홍준표, 여당 지도부에 “쥐떼들이 내부총질…박근혜 탄핵 데자뷔”
- “포항이 흔들렸다” 포스코제철소서 큰 불…5시간 만에 진화
- 조리실서 만두 훔쳐 먹는 생쥐…143년 전통 음식점 ‘오욕’ 순간
- 검찰, 명태균 조사 일단락…선거법 시효 놓치고 ‘반쪽 수사’
- 16살이 바카라로 1억9천만원 탕진…경찰, 청소년 4700명 적발
- 국제 ‘기후 총회’인데…정작 ‘기후 피해국’은 왜 보이콧 하는가
- 금성호 침몰 40여시간만에…한국인 실종자 주검 1구 발견
- “생수도 없고”…이시영, 아들 업고 4000m 히말라야 등반
- 왕따·얼평 논란에…“하이브 으뜸기업 취소” 국민청원 5만명 돌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