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듀플러스]〈칼럼〉좋은 소통은 좋은 교육보다 결과가 좋다

2024. 11. 10. 1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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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현덕 멘탈케어 대표.

어떻게 아이를 키워야 하는가는 모든 부모의 고민거리다. 오은영박사처럼 금쪽이로 섬기듯 키우는 것이 아이를 더 온전하게 성장시키는 방법이라고 믿는 쪽이 있고, 아이가 바르게 크기 위해서는 타율과 지시가 중요하다는 현실적인 접근도 있다. 크게 둘로 나누었지만, 오은영식 양육도 아이에 따라 다른 접근을 하고, 현실적 훈육을 강조하는 쪽에서도 개입의 정도에 관해서 서로 의견이 갈린다. 지극히 당연한 일이다.

그 많은 부모와 자식들 모두에게 다 맞는 하나의 방식이 어떻게 있을 수 있겠는가? 오은영 방식으로 키워내려면 그만한 지식과 내공이 뒤따라야 한다. 훈육방식이 옳다고 믿는다면 부모 자신이 올바르게 행동하고, 자식의 모범이 되어야만 한다. 자녀에 적합하고, 성장 시기에 따라 더 효과적인 교육 방식이 무엇인지는 자녀와 계속 함께 찾아가야 한다. 어설프레 다른 사람들의 이야기를 따라가기 전에 자녀와 더 많은 이야기를 나누어야 한다.

그렇지만 우리나라 최상의 교육 메카 대치동에서 나오는 이야기와 교육 전문가들이 한결 이 강조하는 명문대 진학을 통한 성공적인 인생에 이르는 특별한 방법을 찾아냈다는 주장에 훨씬 더 열중한다. 여전히 부모 세대의 기대와 희망을 대상으로 좋은 성적과 명문대가 성공을 보장해주는 열쇠는 영업이 먹히고 있다.

그들도 단 하나의 정답이 존재할 수 없다는 것을 잘 알지만 방송과 매체는 길고 자세한 설명이 필요하지 않고, 사람들도 그렇게 복잡한 이야기를 듣고 싶어 하지 않기 때문에 '정답'을 아는 것처럼 말할 뿐이다. 사람들이 듣고 싶어 하는 간단한 형식으로 '이것만 하면, 이것을 해야만, 이것을 하게 되면'의 메시지가 판매되고 소비된다.

명문대라는 간판은 확실히 더 유리한 출발점이다. 하지만 그것 자체가 행복을 보장해주는 정답은 될 수 없다. 사회와 회사에서 정말 중요한 것은 성과와 실적이다. 학벌 말고도 인간적인 장점이 길러져야 하고, 인성과 인격적 강점이 학벌보다 훨씬 더 중요하다. 학연으로 서로를 이끌어주는 것은 부당하고 충분히 낡았다.

능력은 좋은 교육에서만 나오는 게 아니다. 어려운 여건, 치열한 경쟁, 길고 기약 없는 기다림, 제한된 자원과 시간, 엄청나게 높은 기대 속에서 성과를 내고, 실적을 올려야 할 때는 인간적인 강점이 더 중요해진다. 혼자가 아니라 함께 더 나은 능력을 이끌어 내는 팀웍, 시련을 견뎌내고 노력을 멈추지 않는 의지력과 인내, 정당한 승리를 추구하는 도덕성과 그 가치를 존중하는 가치관, 일에 대한 자부심과 인류에 대한 책임감 같은 것이 멘탈을 지켜내 준다. 학력이 제대로 발휘되려면 인간성과 사회성이 기본으로 버텨줘야만 한다.

이런 것들 모두를 부모가 자녀에게 가르칠 수 없고, 다 가르쳐야 하는 것도 아니다. 자식은 부모가 가르친 것만 알게 되는 것이 아니기에 스스로 그런 것들을 배울 것이고, 알려주지 않은 것도 경험을 통해 깨닫게 될 것이다. 부모가 자식에게 너무 많은 것을 해주다 보면, 반드시 자식 스스로 해야 할 것까지 대신해준다. 자식은 스스로 하는 법을 끝내 배우지 못할 수도 있다.

부모가 너무 많이 가르치려고 하는 것도, 아이가 스스로 배우는 것을 막을 수 있다. 게다가 너무 부모의 뜻대로 하려고 하면, 아이의 의지는 소멸되고 온전한 자기 관념을 발달시키지 못한다. 자기가 누구이고, 무엇을 원하고 좋아하며, 자신의 한계와 영역, 가치와 신념을 제대로 알지도, 설명하지도 못한다. 성적이 아무리 좋아도 이런 사람은 무능하고 의존적이다.

부모의 의지만 앞세울 때, 자녀와 소통은 일방적이다. 일방적인 소통은 고장 난 소통이다. 벽이 생기고, 깔때기가 생기고 나중에 자식들이 안대와 귀마개를 찾게 된다. 부모가 해주는 것이 아니라 자식이 스스로 잘 할 수 있게 해줄 방법을 찾아 듣고 배워야 한다. 자식이 잘할 수 있는 방법은 부모가 가장 잘 안다고들 믿지만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

아이들이 조금만 크면, 그 방법을 가장 잘 아는 것이 아이들 자신인 경우가 많다. 그러니 아이들에게 그걸 묻고 그들에게서 배워야 한다. 그 아이들이 부모와 대화하고 그 방법을 알려줄 수 있도록 그들이 우리에게 말 걸고, 대화하는 것을 편하게 느낄 수 있어야 한다. 자기 자신과 똑같은 자녀는 없다. 부모의 인생이 아니라 자녀 자신의 삶을 살아가는 힘을 길러줘야 한다. 자녀의 이야기를 잘 듣자. 소통은 말하기가 아니라 듣기를 잘할 때 성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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