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사흘 연속 GPS 전파 교란 공격…기존보다 출력은 약해
합참 “북, GPS 도발 즉각 중단 촉구”
지난 5~6월보다 출력 약하고 방향도 다양
북한이 10일 사흘 연속 남쪽을 향해 위성항법장치(GPS) 전파 교란 공격을 벌였다. 다만 지난 5~6월 때보다 교란 전파의 출력은 약한 것으로 파악됐다. 군 당국은 북한의 의도를 분석하고 있다.
합동참모본부는 북한이 지난 8~10일 황해남도 해주와 개성 일대에서 GPS 전파 교란 공격을 감행했다고 이날 밝혔다. 이로 인해 한국 선박 수척과 민항기 수십대의 운항 등에 일부 장애가 발생했다고 합참은 전했다. 합참은 “북한은 GPS 도발을 즉각 중단할 것을 촉구한다”라며 “이로 인한 이후의 모든 문제는 북한에게 책임이 있음을 강력히 경고한다”고 밝혔다.
북한의 이번 GPS 교란 공격은 기존 패턴과 다소 차이가 있다. 북한은 지난 5월 말부터 6월 초 닷새 연속 서해 북방한계선(NLL) 일대에서 GPS 전파 교란 공격을 했다. 전파 교란 신호는 약 1500건이었고 항공기 500여대 등이 영향을 받은 것으로 집계됐다.
이번 GPS 교란 전파는 출력이 절반 이하이고 시간도 짧은 것으로 파악됐다. 또 교란 전파가 남쪽만이 아닌 서해상 등 여러 방향으로 송출된 것으로 군은 보고 있다. 이에 따라 피해 규모도 기존보다는 적은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은 이달 초쯤부터 간헐적으로 이 같은 패턴으로 교란 전파를 내보내는 것으로 전해졌다.
군은 북한의 공격 의도를 분석하고 있다. GPS 교란 전파의 출력이 약하긴 하지만 국내 선박과 항공기 등에 영향을 끼칠 수밖에 없어서 북한이 한국을 흔들기 위한 저강도 도발을 이어가는 것으로 볼 수 있다. 또 북한이 한국군 무인기가 평양 상공에서 대북전단을 살포했다는 기존 주장을 정당화하는 차원에서 방공 훈련을 진행했을 가능성도 있다. 무인기 침투를 방어할 수 있는 GPS 전파 교란 훈련을 통해 자신의 주장이 사실이라는 점을 대내외에 보여주려 한다는 것이다.
북한은 지난달 11일 한국 무인기가 평양 상공에 침투해 대북전단을 살포했다고 발표한 데 이어 지난달 19일에는 한국군의 무인기와 같은 기종으로 판단하는 무인기의 잔해를 발견했다고 밝혔다. 북한은 또 지난달 28일 무인기를 조사·분석한 최종 결과를 내놓으면서 한국군의 무인기가 평양 상공에서 대북전단을 살포한 게 확증됐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합참은 “북한의 일방적인 주장에 대해 확인하고 대꾸할 가치도 없다”라며 북한 주장이 거짓이라는 취지로 반박했다.
정희완 기자 rose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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