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3점 차 치욕패’ 서울 삼성, 식스맨 지원 없이는 힘들다···‘만년 유망주’ 이원석·차민석 활약 절실
연승의 기쁨은 잠시뿐이었다. 프로농구 서울 삼성이 이번 시즌 최다 점수 차 패배로 다시 고개를 숙였다.
삼성은 지난 9일 안양 정관장아레나에서 열린 정관장과 2024~2025 KCC 프로농구 원정경기에서 59-102로 대패했다. 코피 코번이 24득점 11리바운드를 책임졌지만 그 외에는 아무도 10점 이상을 올리지 못했다. 최성모가 9득점 2리바운드 2어시스트, 이정현은 8득점 1리바운드 5어시스트를 기록했다. 이원석은 5개의 야투 시도 중 1개만을 성공시키며 4득점 4리바운드에 그쳤다.
정관장은 이번 시즌 리바운드 부문에서 하위권에 밀려나 있다. 반면 삼성은 코번과 이원석 등 국내외 장신 센터를 앞세워 골밑에서는 우위를 점해 왔다. 이날도 공격 리바운드 12개를 잡아내 정관장(6개)보다 많은 공격 기회를 가져갔으나 13개의 턴오버를 기록하며 득점으로 연결하지 못했다. 삼성의 야투 성공률은 33.3%에 불과했다. 번번이 공격 마무리에 실패하면서 점수 차는 걷잡을 수 없이 커졌다.
김효범 삼성 감독은 줄곧 ‘세컨드 유닛’, 즉 식스맨 자원의 활약 필요성을 강조했다. 삼성의 시즌 첫 연승 경기였던 지난 7일 창원 LG전에서는 전체 80점 중 31점이 벤치 득점이었다. 김 감독은 “주전 선수를 30분 이상 뛰게 하면 분명히 과부하가 올 것”이라며 세컨드 유닛을 당장이라도 활성화해야 한다고 했다.
LG전 중반까지 삼성은 끌려갔고 김 감독은 코트 위 5명을 한꺼번에 교체하는 과감한 전략으로 흐름을 바꾸고자 했다. 식스맨 저스틴 구탕과 차민석 등이 이러한 전략에 호응해 맹활약하며 삼성은 막판 기세를 끌어올릴 수 있었다.
9일 정관장전에서 삼성의 벤치 득점은 12점에 불과했다. 1쿼터부터 이정현과 이원석, 최성모의 슛이 전부 막히자 김 감독은 주전 5명을 전부 빼고 박승재, 최현민, 차민석 등 벤치 멤버를 투입했으나 여전히 공격의 실마리를 풀지 못했다. 점수 차는 최대 51점까지 벌어졌다.
삼성에는 기복 없는 공격력을 보여주는 빅맨 코번과 베테랑 가드 이정현이 있다. 그러나 김 감독은 “언제까지 이정현만 바라보고 경기를 할 수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주전 의존도를 낮춰야 한다는 문제의식을 내부에서도 공유하고 있다.
각각 4년차와 5년차 유망주인 이원석·차민석의 성장이 절실하다. 둘 다 1라운드 1순위로 삼성에 입단했으나 아직 터지지 않고 있다. 이원석은 주전 센터로서 골 밑을 책임지지만 실책이 많고 차민석은 슛 자신감이 부족하다는 지적을 받아 왔다. 정관장전의 치욕패를 통해 삼성이 해결하지 못하고 있는 숙제를 분명히 확인할 수 있다.
이두리 기자 red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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