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DT인] 히트 게임 뒤 숨은 공신… "개발사는 게임에만 집중하면 되죠"

김영욱 2024. 11. 10.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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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보·번역·품질보증 등 개발 제외한 모든 영역서 B2B 서비스
이용자와 기업고객 사이에서 커뮤니케이션을 잘 하는 게 핵심
10년 노하우 바탕으로 교육에도 심혈… AI 효율적 활용법 고심
이승철 큐로드 사업개발실 이사. 김영욱 기자
큐로드 사무실 전경. 큐로드 제공

이승철 큐로드 사업개발실 이사

"잘 알려져 있지 않지만 게임산업에서도 B2B 시장이 유망합니다. 개발자들이 게임 개발에만 집중하면 품질보증, 마케팅, 커뮤니티 관리, 운영 등 나머지를 다 맡아서 해주는 거죠."

이승철(사진) 큐로드 사업개발실 이사는 최근 본보와의 인터뷰에서 "게임 B2B 시장에서 입지를 굳힌 데 이어 사업 확장을 꾀하고 있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이승철 이사는 2002년 넷마블에 입사하며 게임업계에 몸담기 시작했다. 현재 큐로드에서 신사업 개발을 맡고 있다.

게임 B2B 서비스의 범위는 매우 넓다. 이용자가 게임을 플레이할 때 끊기거나 불편함을 겪지 않도록 게임의 완성도를 끌어올리는 것도 포함된다. 게임을 할 계기를 만들고 홍보하거나, 외산 게임을 국내에 들여올 때 한국어로 번역하는 등 개발을 제외한 서비스단의 업무가 게임 B2B에 포함된다.

게임 시장이 성장하면서 B2B 서비스에 대한 수요도 빠르게 커지고 있다. 품질보증(QA)만 해도 매우 다양하다. 예를 들어 '기능 QA'는 A라는 탭을 눌렀을 때 정상적으로 동작하는지를, '성능 QA'는 게임 서버가 이용자를 몇 명까지 수용할 수 있는지를 점검한다. '밸런스 QA'는 레벨 디자인이 잘 동작하는지를 검사한다.

게임 B2B 시장에는 큐로드 외에 라티스글로벌, 게임덱스, 투바이트 등의 기업이 있다. 넥슨은 넥슨네트웍스, 넷마블은 IGS, 엔씨소프트는 엔씨큐에이 등을 자회사로 두고 있다.

이 이사는 "우리는 품질보증, 커뮤니티 대응, 등급분류 지원, 마케팅, 모니터링, 고객서비스, 게임 운영 등의 서비스를 한다. 게임 B2B 기업마다 품질보증, 번역, 더빙, 고객서비스 등 출발 지점이 다르지만, 사업을 확장하는 모습은 대부분 비슷하다"면서 "어떤 산업에서도 고객에게 설명을 잘 하고, 발생하는 여러 이슈에 빠르고 정확하게 대응하고 개선하는 게 중요한데, 게임산업 역시 이용자와 기업 고객 사이에서 커뮤니케이션을 잘 하는 게 핵심"이라고 설명했다.

큐로드의 사업 출발점은 게임 품질보증이다. 2015년 1월 설립 이후 10년 동안 파트너사 380개사와 함께 일해왔으며 420여 개 프로젝트를 수행했다. 인력 규모는 본사 350명, 자회사 포함 420명이다. 고객서비스, 운영, 품질보증, 마케팅, 글로벌 제휴담당 사업부 등으로 구성됐다.

이 이사는 "이름만 대면 알 만한 게임의 품질보증을 담당했고 유명 게임사들과 협업하고 있다"면서 "게임은 신작이 어떤 장르인지, 어떤 특성인지 등이 매우 중요하다. 10년 동안 사업을 영위하면서 업무 퍼포먼스를 기본적으로 잘 내는 동시에 보안을 철저히 지키며 게임사와 신뢰를 쌓아왔다. 예를 들어 A 게임사가 프로젝트를 맡기면서 공간 분리를 요청하면 담당 직원 외에는 들어갈 수 없도록 한다"고 부연했다.

게임 B2B 서비스는 사람의 능력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영역이다. 품질보증, 게임 운영 등이 대표적이다. 큐로드는 사람별로 다른 결과물 편차를 최소화하기 위해 오랜 시간 쌓아온 노하우를 바탕으로 교육에 공들이고 있다.

이 이사는 "고객의 기대치를 충족할 수 있도록 교육, 인력 배치, 구조화에 대해 끊임없이 고민하고 있다"며 "고객사가 처음에 1년간 서비스를 맡겼다가 게임이 기대 이상 성과를 거두면 기간이나 인력을 더 늘리기도 하고 반대의 경우도 있다. 이때 조정되는 인력들을 어떻게 운용할지를 고심하고 있다"고 말했다.

회사는 본격적인 사업 확장을 꾀하고 있다. 게임산업이 호황이었던 2022년에는 매출 251억원, 영업이익 25억원을 기록했지만, 이후에는 시장이 정체돼 지난해 매출 264억원과 17억원의 영업손실을 봤다.

이 이사는 "코로나 팬데믹 당시에는 게임 출시 일정이 연기되면서 어려움을 겪었다. 최근 콘솔 플랫폼 신작이 많이 나오고 있는데, 이는 새로운 기회인 만큼 그에 맞는 프로세스를 준비하고자 한다"며 "게임뿐만 아니라 다른 디지털 콘텐츠 분야에서도 기회를 엿보고자 한다"고 말했다.

큐로드는 B2B 사업 확장을 위해 2022년 영상을 제작하는 발렌타인드림과 현지화 전문 엔코라인을 자회사로 편입한 바 있다. 최근에는 급부상하는 AI를 사업에 접목시키는 방안을 모색 중이다.

이 이사는 "AI를 업무에 어떻게 잘 활용해서 효율성을 높이고 만족도를 끌어올릴 수 있을지를 들여다보고 있다"면서 "번역의 경우 AI를 활용해 초벌 번역을 하고, 현지 전문가의 검수를 거쳐 결과물을 장르의 특성에 맞게 표현을 치는 식이다. 새롭게 만들어진 단어와 커뮤니티에서 쓰지 말아야 할 단어, 젠더 이슈를 일으키는 이미지 등 검수할 요소들이 많은데, 이런 부분에 AI를 도입하기 위한 연구를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이어 "영상 제작의 경우 기획 단계에서 컷 이미지로 제안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때 AI 더빙을 활용해 영상에서 나가는 스크립트 작업을 하고자 한다. AI를 최대한 활용해 기존 사업의 경쟁력을 높이고 새로운 기회를 잡을 것"이라고 했다.

김영욱기자 wook95@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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