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 불기둥 “전쟁, 지진 난 줄”…포항제철소 큰 불 공장, 2014년부터 가동

10일 오전 4시 20분쯤 경북 포항시 남구 제철동 포스코 포항제철소에서 화재가 발생해 소방 당국이 큰 불길을 잡은 가운데 해양경찰이 포스코 공장 주변을 살피고 있다. 연합뉴스

10일 오전 4시 20분께 경북 포항시 남구 제철동 포스코 포항제철소 내에서 큰불이 났다는 신고가 들어와 소방 당국이 진화에 나서고 있다. 경북소방본부 제공

10일 새벽 폭발음과 함께 큰불이 난 경북 포항시 남구 포항제철소 3파이넥스공장은 2014년부터 가동됐다.

파이넥스(FINEX)는 포스코가 1990년대 초부터 고유기술로 자체 개발한 제철 공법이다. 기존 공정보다 탄소 배출량을 줄일 수 있는 방식이다.

포스코는 2007년 파이넥스 상업 생산 설비를 처음 가동했고 파이넥스 3공장은 2014년 연산 200만t 규모로 운영에 들어갔다.

연합뉴스 등에 따르면 이 공장은 원료의 예비처리 과정 없이 가루 형태의 철광석과 유연탄을 그대로 사용해 쇳물을 생산하기 때문에 설비 투자비와 생산원가를 동급 고로(용광로) 대비 85%까지 절감할 수 있다.

황산화물과 질소산화물, 초미세먼지 배출량도 기존 공법보다 크게 줄였다.

이날 불은 오전 4시 20분쯤 3파이넥스공장에서 폭발과 함께 발생했다. 공장 높이가 50ｍ 정도인 데다 불길이 거세 소방 당국은 초기에 접근에 어려움을 겪었다. 해당 매체 보도에 따르면 70대 남성 A 씨는 당시 북구 항구동 포항여객터미널 인근에서 낚시하다 불기둥을 목격했다. 그는 "105mm 포탄이라도 포항 앞바다에 떨어지는 줄 알았다"고 전했다. 같은 시간대 병원에 있던 주민 B 씨도 "지진이라도 난 것처럼 유리창이 흔들렸다"라며 "연기가 주택가로 몰려왔고 새까만 밤인데도 연기가 어마어마하게 나는 게 맨눈으로 보여서 전쟁인가 했다"고 말했다.

소방 당국은 연소 확대를 차단하고 내부로 진입하는 계단을 통해 올라가면서 이날 오전 9시 20분쯤 완전히 불을 껐다.

화재 당시 공장 내부에 있던 근무자 8명 중 1명이 화상을 입었고 7명이 대피했다.

포스코는 이날 불이 난 3파이넥스공장의 가동에는 당분간 어려움이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포스코는 파이넥스의 유동환원로 기술을 바탕으로 수소환원제철 공법 하이렉스(HyREX)를 개발 중이다.

곽선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