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에서 같이 야구한 선배라"…105억 베테랑 FA 전격 영입, 에이스들은 왜 반겼나

김민경 기자 2024. 11. 10. 1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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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kt 위즈에서 새로운 도전을 시작하는 3루수 허경민 ⓒ 두산 베어스
▲ 두산에서 kt로 이적한 허경민은 \"정말 힘든 결정이었다\"고 밝혔다.ⓒ kt 위즈

[스포티비뉴스=타이베이(대만), 김민경 기자] "어렸을 때부터 광주에서 같이 야구했거든요. 이렇게 한 팀에 뛰게 되어서 즐거운 경기를 할 수 있을 것 같아서 기대가 됩니다."

kt 위즈 사이드암 에이스 고영표는 9일 대만 타이베이에 있는 톈무야구장에서 취재진과 만나 소속팀에 FA 내야수 허경민이 합류한 것과 관련해 이야기를 나눴다. 허경민은 지난 8일 kt 와 4년 총액 40억원에 계약하며 전격 이적했다. 허경민은 2021년 시즌을 앞두고 첫 FA 시장에 나왔을 때 원소속팀 두산 베어스와 4+3년 총액 85억원에 계약했는데, 올 시즌을 마치고 4년 65억원 계약이 끝나자 3년 20억원 선수 옵션을 포기하고 다시 시장에 나와 FA 누적 총액을 105억원까지 올렸다.

kt로선 어쩔 수 없는 선택이긴 했다. 허경민을 영입하기에 앞서 팀 내 핵심 전력인 내야수 심우준과 엄상백이 지난 7일과 8일 이틀 사이에 차례로 이탈했기 때문. 심우준은 4년 50억원, 엄상백은 4년 78억원에 한화 이글스와 계약했다.

'2024 프리미어12'에 출전하기 위해 대표팀에서 훈련하고 있는 고영표는 멀리서나마 동료들의 이적 소식과, 새로운 동료의 합류 소식을 들었다.

고영표는 허경민이 팀에 합류한 것과 관련해 "다른 팀에서 봤을 때는 굉장히 수비도 잘하고, 타격도 유능한 선배가 왔으니까. 또 든든하게 뒤에서 받쳐줄 내야수 선배가 와서 좋다. 어렸을 때부터 광주에서 야구를 같이 하면서 쭉 봐온 선배다. 이렇게 한 팀에서 뒤게 되어서 너무 즐거운 경기를 할 수 있을 것 같아서 기대가 된다"고 이야기했다.

대표팀에 있는 또 다른 kt 우완 선발투수 소형준 역시 허경민의 합류를 긍정적으로 바라봤다. 소형준은 2020년 1차지명으로 kt에 입단해 두산 상대로 통산 14경기에 등판해 9승1패, 82⅓이닝, 평균자책점 1.64로 매우 강했다. '두산 킬러'라는 별명도 얻었는데, 허경민은 아주 쉽게 제압하지는 못했다. 허경민은 소형준 상대로 통산 20타수 6안타(타율 0.300)를 기록했다.

소형준은 "내가 던질 때 두산에서 그래도 가장 까다로운 타자 가운데 한 명이라서 같은 팀이 돼서 조금 든든한 것 같다. 공격적인 면에서 수비적인 면에서 내가 던질 때 많은 도움이 될 것 같다"고 기대감을 보였다.

허경민은 2009년 신인드래프트 1라운드로 두산에 입단해 16년 동안 원클럽맨의 길을 걸었다. 2012년부터 1군에서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해 KBO리그 최정상급 3루수로 성장했고, 2015년부터 2021년까지 두산의 7년 연속 한국시리즈 진출을 이끌었다. 2018년에는 3루수 부문 개인 첫 골든글러브를 수상했고, 지난해에는 KBO 3루수 부문 수비상을 받기도 했다. 과거 프리미어12와 WBC(월드베이스볼클래식), 도쿄올림픽 등에서 국가대표 3루수로 활약하며 기량을 인정받았다. KBO리그 통산 성적은 1548경기, 타율 0.293, 1483안타, 636타점이다.

▲ kt 위즈 고영표 ⓒ 연합뉴스
▲ kt 위즈 소형준 ⓒ 타이베이(대만), 김민경 기자

나도현 kt 단장은 "베테랑 내야수로 풍부한 경험을 가진 허경민은 뛰어난 콘택트 능력과 정상급 수비력을 바탕으로 내야진에 안정감을 더해줄 수 있는 선수다. 평소 철저한 자기 관리와 성실함이 많은 후배들에게 귀감이 되길 기대한다"고 했다.

허경민은 "내 가치를 인정해 준 구단에 깊이 감사드린다. KBO리그 강팀으로 자리 잡은 kt에서 두 번째 우승에 기여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10년 이상 몸담았던 팀(두산)을 떠난다는 것은 정말 힘든 결정이었다. 그동안 응원해 주신 두산 팬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리고, 프로 선수로서 언제나 최선을 다하는 플레이로 팬들에게 보답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고영표와 소형준은 팀을 떠난 동료인 엄상백과 심우준에게도 응원을 보냈다. 고영표는 "오래 지내왔던 동료들을 떠나보내니까 조금 싱숭생숭하다. 같이 잘 지내던 동생들인데, (심)우준이는 입단 동기고 (엄)상백이는 또 투수 파트에서 훈련을 같이 많이 했다"며 아쉬워했다.

이어 "상백이랑은 대표팀 와서도 훈련을 했고, 대만에 온 날인 어제(8일)도 통화했다. 지금 잘될 것이지 않나. 사실 좋은 평가를 받고 간 것이니까 축하한다고 했고, 가서 잘하라고 했다. 상백이가 다른 지역으로 옮겨서 조금 힘든 것도 있을 것 같은데, 잘하기를 바라는 마음"이라고 응원했다.

소형준은 "일단 좋은 대우를 받고 간 것이기 때문에 축하한다고 말하고 싶다. 또 누군가 가면 또 누군가가 오고, 그렇게 해야 더 좋은 팀이 되고 강팀으로 갈 수 있다. 나도 그 빈자리를 채울 수 있게 잘 준비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조금 아쉽긴 하다. 일단 우준이 형은 내가 데뷔하고 나서 우준이 형이 유격수 자리에 없을 때 던져본 적이 거의 없는 것 같다. 그런 점에서 많이 아쉽고, 상백이 형도 같이 의지하면서 선발 로테이션을 돌았는데 형기 가게 돼서 그 점이 아쉬운 것 같다"고 덧붙였다.

▲ 한화가 FA 시장에서 총액 128억원을 투입해 우완 사이드암 엄상백과 유격수 심우준을 영입했다. ⓒ한화 이글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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