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끼리도 호스 이용해 물뿌리며 샤워한다

이채린 기자 2024. 11. 10. 1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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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끼리가 호스를 코로 붙잡고 샤워하고 다른 코끼리가 일부러 코로 이 호스를 꼬아 물이 흐르지 않게 하는 모습이 관찰됐다.

메리는 코로 호스의 끝부분을 잡고 이를 샤워 헤드로 사용해 몸 곳곳에 물을 뿌리며 샤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브레히트 교수는 "메리는 호스를 정말 잘 다룬다"면서 "코끼리가 호스를 사용하는 것을 보면 도구를 매우 잘 이해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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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 코끼리. 위키미디어 제공

코끼리가 호스를 코로 붙잡고 샤워하고 다른 코끼리가 일부러 코로 이 호스를 꼬아 물이 흐르지 않게 하는 모습이 관찰됐다. 코끼리가 정교하게 도구를 사용하고 조작하는 능력이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독일 훔볼트대 마이클 브레히트 교수팀은 9일(현지시간) 국제학술지 커런트 바이올로지에 베를린 동물원에 있는 아시아 코끼리들이 고무호스를 이용해 사워하고 호스를 꼬아 물의 흐름을 막는 장난을 하는 모습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먼저 베를린 동물원에서 살고 있는 암컷 아시아 코끼리 '메리'가 고무호스를 이용해 샤워하는 모습을 발견했다. 메리는 코로 호스의 끝부분을 잡고 이를 샤워 헤드로 사용해 몸 곳곳에 물을 뿌리며 샤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등 뒤쪽에 물을 뿌리고 싶을 때는 호스를 더 길게 잡고 몸 위로 휘둘러 물이 꼬리 쪽으로 뿌려지도록 했다.

메리는 코로 물을 뿌릴 때는 몸의 오른쪽 부분을 주로 샤워했고, 호스를 사용할 때는 몸의 왼쪽 부분을 씻기도 했다. 

호스를 이용해 사용하는 메리(왼쪽)와 메리의 샤워를 방해하는 안찰리. Michael Brecht 제공

메리의 샤워가 길어지자 또 다른 암컷 코끼리인 '안찰리'가 메리를 방해하는 것 같은 모습을 보였다. 안찰리는 호스를 자기 쪽으로 당긴 다음 물의 흐름을 방해하기 위해 호스를 들어 올리고 코로 꼬는 행동을 했다. 모든 코끼리가 호스를 밟지 않도록 평소 사육사에게 훈련을 받았음에도 안찰리는 메리가 사용하는 호스 중간 부분을 꾹 누르기도 했다.  

인간뿐 아니라 침팬지, 돌고래, 까마귀 등이 도구 사용 능력이 있다. 코끼리도 코로 야자수 잎을 움켜쥐고 파리채로 사용하는 등 도구를 사용할 수 있다고 알려져 있다. 이번 사례를 통해 코끼리가 도구를 더욱 정교하게 사용한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브레히트 교수는 "메리는 호스를 정말 잘 다룬다"면서 "코끼리가 호스를 사용하는 것을 보면 도구를 매우 잘 이해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고 말했다. 연구팀은 호스가 코끼리 코와 비슷한 모양과 구조를 갖고 있어 코끼리가 호스를 잘 다룬다고 추측하고 있다.

다만 메리 외 다른 코끼리들은 호스를 샤워하는 용도로 사용하지 않아 어떻게 메리가 호스를 다루는 방법을 배웠는지는 베일에 싸여 있다고 전했다.

연구팀은 안찰리의 경우 동료의 도구 사용을 방해하려는 일종의 2차 도구 사용 행동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메리와 안찰리가 호스 등을 사용하는 것이 동물의 도구 사용에 대해 설정된 기준을 충족하는지는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참고자료>
-doi:10.1016/j.cub.2024.10.017

[이채린 기자 rini11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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