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링크가 스마트폰에 연결되는 순간: 이통3사 알 수 없는 미래
스타링크 동반자인가 경쟁자인가➋
위성통신 강자 스타링크
국내 진출해 이통사와 협력
공생관계 언제 바뀔지 몰라
스타링크 다이렉트투셀 준비
인터넷에서 폰으로 영역 넓혀
6G에선 스타링크 더 주목 받아
이통3사 파이 줄어들 수 있어
국내 통신 시장 어떻게 변할까
# 우리는 IT언더라인 '스타링크 동반자인가 경쟁자인가' 1편에서 한국에 진출할 채비를 끝마친 스타링크의 면모를 살펴봤습니다. 위성통신 기술력만은 따라올 자가 없는 이 회사는 국내 이동통신3사와 차례대로 협력관계를 맺으면서 국내 시장에서 날개를 펼치고 있습니다.
# 이런 스타링크를 바라보는 이통3사는 생각이 복잡할 수밖에 없을 겁니다. 지금은 스타링크가 무선 인터넷 위주로 사업을 펼치고 있지만, 언제가는 이통3사의 주력인 '이동통신'에 진출할 게 분명하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스타링크는 스마트폰에 위성통신을 곧바로 연결하는 기술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 스타링크의 등장으로 국내 통신 시장은 어떻게 바뀔까요? '스타링크 동반자인가 경쟁자인가' 2편에서 살펴봤습니다.
스타링크는 세계에서 가장 많은 위성을 보유한 기업입니다. 지금까지 총 7120개(3일 기준)의 스타링크 위성이 지구를 촘촘히 둘러싸고 있죠. 이들을 '저궤도 위성(Low Earth Orbit·LEO)'이라고 부르는데, 지구에 최대한 가깝게 띄워져 있어 일반 위성보다 데이터 전송속도가 빠르고 지연시간도 짧습니다.
스타링크는 이 저궤도 위성을 통해 전세계 어디에서든 인터넷을 쓸 수 있는 인프라를 구축했습니다. 여기에서 멈추지 않고 최종적으로 저궤도 위성을 4만2000개까지 늘릴 예정입니다.
이런 스타링크가 내년 초 국내에 서비스를 론칭합니다. '스타링크 동반자인가 경쟁자인가' 1편에서 언급했듯 SK텔레콤·KT·LG유플러스 등 이동통신3사는 모두 스타링크와 전략적 제휴를 체결한 상태입니다.
이를테면 스타링크와 공생관계를 맺은 셈인데, 한편으론 스타링크의 존재에 위협을 느낄 법도 합니다. 지금은 스타링크의 주요 사업이 비교적 수요가 적은 무선 인터넷에 국한하고 있지만, 조만간 스타링크가 스마트폰 이동통신 서비스를 선보일 예정이기 때문입니다.
■ 고민➌ 스마트폰 요금제 = 스타링크는 2025년 스마트폰에 탑재된 안테나만으로 위성을 연결하는 '다이렉트투셀(Direct-to-Cell)' 서비스를 론칭할 예정입니다. 2022년 8월 처음 예고한 이 서비스는 올해까지 휴대전화 메시지 통신을 지원하고, 내년에 음성 전화와 데이터 통신을 실현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물론 위성을 이용하는 다이렉트투셀의 품질이 지상의 기지국을 쓰는 이통3사보다 뛰어나진 않을 겁니다. 지난 3월 스타링크가 삼성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에 다이렉트투셀을 테스트한 결과, 전송속도는 4G의 10% 수준인 17Mbps에 머물렀습니다. 소비자가 속도 빠른 이통3사 요금제를 두고 굳이 스타링크의 다이렉트투셀을 이용하진 않을 거란 얘깁니다.
그렇다 하더라도 이통3사로선 국내 이동통신 시장의 파이를 일정 부분 스타링크에 빼앗길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습니다. 자본력이나 기술 수준으로만 놓고 보면 스타링크가 '제4 이통사'로 성장할 여력이 충분하기 때문입니다. 그렇게 된다면 이동통신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이통3사의 아성에도 균열이 생길 수 있습니다.
통신업계의 한 관계자는 "다이렉트투셀은 이통3사에 직접적인 위협보다는 보완적인 역할을 할 가능성이 큰데, 이통3사가 스타링크와 협력해 해상·항공 등 기지국이 닿지 않는 지역에서 다이렉트투셀을 제공할 것"이라면서도 "기술 발전과 시장 상황에 따라 장기적으로는 이통3사에 경쟁 요소로 작용할 수도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 고민➍ 6G 경쟁 = 스타링크의 위협요인은 또 있습니다. 6G입니다. 6G는 이론상 20Gbps 속도를 내는 5G보다 50배 빠른 차세대 통신 기술입니다. 문제는 이 속도를 구현하려면 5G보다 더 높은 대역의 주파수를 써야 한다는 점입니다.
신민수 한양대(경영학) 교수는 "6G는 3.5~28㎓를 쓰는 5G보다 더 높은 100㎓이상의 초고주파 대역을 쓰는데, 주파수가 높아질수록 기지국을 촘촘히 세워야 하므로 기지국만으론 커버하기 어려운 면이 있다"면서 "지역 제한이 없는 위성 인터넷은 6G 상용화를 위한 수단 중 하나가 될 수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쉽게 말해 스타링크의 위성 인터넷이 6G 인프라로 쓰일 가능성이 높다는 얘깁니다.
6G가 상용화하면 자율주행차, 도심항공교통(UAM), 3D 홀로그래픽 등 무선으로 빠르게 대용량의 데이터를 주고받아야 하는 사업들도 성장궤도에 오를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 사업들이 각광받을수록 스타링크의 입지도 점점 더 단단해질 겁니다. 스타링크가 꾸준하게 한국 진출을 준비한 데는 이런 계산도 깔려 있을 공산이 큽니다.
반면 이통3사로선 스타링크의 보폭이 커질수록 먹거리가 줄어들 게 분명합니다. 신 교수의 말을 들어볼까요? "위성통신 말고도 6G를 구현하는 방법으로는 인공지능(AI)을 활용해 데이터 전송을 최적화하는 기술도 있다. 이통3사가 스타링크의 위성통신 기술에 대항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가능성만 숱하게 오갔던 스타링크의 국내 진출은 이제 현실이 됐습니다. 이통3사는 원했든 원하지 않았든 이제 스타링크와의 '불편한 동거'를 시작해야만 합니다. 아직까진 서로 '윈윈 전략'을 고수하고 있지만 스타링크의 행보에 따라 상황은 얼마든지 달라질 수 있습니다. 과연 스타링크는 한국 통신 시장에 어떤 변화를 몰고 올까요? 이통3사는 스타링크와의 경쟁에서 우위를 차지할 수 있을까요?
이혁기 더스쿠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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