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 시계 '제로'[금융시장 판도 바뀌나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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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재집권하면서 미국 증시는 환호하며 최고치를 기록한 반면, 국내 증시는 약세를 보이고 있다.
미국 우선주의 정책을 내건 '트럼프 리스크'가 투자심리를 악화시키며 국내 증시에 불안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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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정책 도입 전 내년 상반기까지 상승 추세
2차전지, 자동차, 반도체 등 비중 확대 기회
[서울=뉴시스] 강수윤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재집권하면서 미국 증시는 환호하며 최고치를 기록한 반면, 국내 증시는 약세를 보이고 있다. 미국 우선주의 정책을 내건 '트럼프 리스크'가 투자심리를 악화시키며 국내 증시에 불안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1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8일 코스피 지수는 0.14% 하락한 2561.15선으로 마감했다. 지난 7일(현지시간)11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의 0.25%p 금리 인하와 트럼프 승리에 화답해 뉴욕증시 3대 지수가 사상 최고치를 경신한 것과 대비된다.
트럼프의 재선 결과가 시장의 예상 보다 빠르게 확정되자 금융시장은 '트럼프 트레이드'를 강하게 반영하는 모습이다. 대표적인 트럼프 테마주인 방산주와 조선주, 비트코인이 사상 최고가를 기록하며 가상자산주가 급등했다. 특히 트럼프 당선인이 당선 직후 윤석열 대통령과의 통화에서 조선업을 특별히 언급하면서 한화오션과, HD현대중공업 등 국내 조선주가 일제히 뱃고동을 울렸다.
다만 '보호무역'을 내세운 트럼프가 1기 보다 더 높은 관세 부과 조치를 꺼내들 경우 물가를 자극해 금리 인하 속도를 늦추고 수출 기업 위주인 국내 경제에 부담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이는 경제 성장률 부진으로 이어져 국내 증시에도 부정적 영향을 줄 것이란 게 대체적인 우려다.
변준호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트럼프 당선에 따라 미국 우선주의가 부각되면서 국내 증시의 경우 정치, 경제, 안보, 산업 등 다양한 분야에서 불확실성이 상당히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특히 관세 인상이 현실화될 경우 수출 위축이 불가피해 내년 수출 전망이 악화될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박상현 iM증권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트럼프가 관세 정책을 밀어붙일 가능성이 높아 국내 수출에도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크다. 한국을 포함한 주요 교역 상대국에 대한 통상 압박 강화시 우리나라 경제와 금융시장에 부담을 줄 공산이 높다 "우리나라의 경우 중국의 대미 수출 둔화에 따른 간접적 효과도 받을 수 있어 우리나라 수출과 경기 사이클에 큰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증권가는 트럼프 1기 때와 같이 코스피가 내년 상반기까지 상승 추세를 유지할 것으로 전망했다. 앞서 한미 증시는 트럼프 1기 집권시절 미·중 무역분쟁이 시기를 제외하고 상승세가 이어졌다. 대신증권에 따르면 2016년 11월 트럼프 당선 당일 미국 증시는 1.1% 상승한데 반해 코스피는 2.2% 폭락했다. 그러나 한 달 뒤 수익률은 스탠다드푸어스(S&P)500은 4.5% 상승세를 이어갔고, 코스피는 급락을 딛고 3.4% 상승 반전했다.
트럼프 당선인이 내년 1월 취임한 뒤 내각을 구성하는데 3~4개월의 시간이 소요되고 새로운 정책 도입이 가시화되는 시점은 하반기가 될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국내에 불리한 정책들이 시행될 가능성이 높다고 하더라도 현재 주가수준은 과도한 우려를 선반영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수출의존도가 높은 한국에는 관세 부과, 대중국 압박, 글로벌 교역 위축 등은 한국 산업·경제 전반에 부정적인 영향이 불가피할 것이다. 하지만 이에 대한 영향력과 파급력을 지급부터 반영할 필요는 없다'며 "하반기 물가 상방압력 확대와 글로벌 금융시장 변동성이 증폭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트럼프 행정부의 대중국 관세 60% 부과, 글로벌 교역 위축의 간접 피해 업종들인 2차전지, 자동차, 중국 소비주, 인터넷, 반도체 등이 약세를 보이고 있지만 비중 확대 기회가 될 수 있다는 게 전문가의 지적이다. 이 연구원은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폐기 우려와 반도체 지원법(칩스법) 무력화에 대한 걱정이 선반영됐다"며 "실적대비 저평가된 상황임을 감안할 때 비중확대 기회"라고 판단했다.
미 연준의 금리인하 지속 기대감이 트럼프 리스크를 희석시켜줄 것이란 의견도 있다. 박 연구원은 "미 연준의 금리 인하 사이클이 확인됐고 통화정책 불확실성을 높일 수 있는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 해임 사태의 발생 가능성이 크지 않을 수 있다는 점에서 트럼프 리스크 여파로 급등 중이던 국채 금리가 숨 고르기 국면에 진입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shoon@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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