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 타깃의 '이것'....30대 청년이 먹었더니 '오?' [먹어보고서]
일반식처럼 다양한 메뉴와 값싼 가격대
단백질 등 영양학적 설계와 식감은 '강점'
[이데일리 한전진 기자] 무엇이든 먹어보고 보고해 드립니다. 신제품뿐 아니라 다시 뜨는 제품도 좋습니다. 단순한 리뷰는 지양합니다. 왜 인기고, 왜 출시했는지 궁금증도 풀어 드립니다. 껌부터 고급 식당 스테이크까지 가리지 않고 먹어볼 겁니다. 먹는 것이 있으면 어디든 갑니다. 제 월급을 사용하는 ‘내돈내산’ 후기입니다. <편집자주>
고령친화식은 거동이 불편하거나 건강 관리가 필요한 고령층이 필수 영양분을 골고루 섭취할 수 있도록 만든 제품이다. 넓은 범위에서 ‘케어 푸드’라고 통칭한다. 노인은 스스로 자신이 노인임을 잘 인정(?)하지 않는 경향이 있다. 그래서 업체들은 ‘시니어·고령’이라는 말을 잘 쓰지 않는다. 제품은 조리가 간편하고 치아가 약해도 씹을 수 있어 소화가 잘 되는 것이 특징이다.
문득 아직 서른 중반의 나이지만 케어 푸드는 어떤 맛이 날까 궁금했다. 괜찮으면 떨어져 지내는 고령의 부모님의 식사 준비 노고를 덜어드리는 것도 괜찮겠다 싶었다. 최근에는 아예 70대 이상을 겨냥한 케어 푸드 식단을 내놓은 곳도 있는데 현대그린푸드(453340)다. 회사는 지난 2020년부터 ‘그리팅’ 브랜드를 통해 저당, 저열량 등 식단 제품과 고령층 대상 제품을 선보이고 있다.
조리법은 전자레인지 3~4분대 조리로 모두 간단했다. 사실 맛은 이래도 되나 싶을 정도로 맛있어서 놀랐다. ‘너무 음식이 맛있다’가 아니라 사전적 의미의 ‘맛’이라는 의미다. 적어도 일반식보단 밍밍한 맛이라고 예상했지만 단맛, 짠맛, 담백함 등 메뉴에 따라 맛이 뚜렷하다.
제일 큰 차이는 역시 식감이다. 고기와 생선이 포슬포슬하게 씹히고 김치나 채소 등 반찬류는 모두 한 젓가락 단위로 잘려있다. 특히 고등어구이, 코다리살 조림 같은 생선 요리는 미세한 뼈도 모두 제거되어 있어 먹기가 매우 편하다. 수삼 삼계죽 같은 경우에는 연화식 3단계 마크가 붙어 있었다. 1단계 치아, 2단계 잇몸, 3단계 혀인데, 혀로도 충분히 먹을 수 있다는 의미다.
물론 아쉬운 부분도 컸다. 사실 음식에 따라 나트륨, 콜레스테롤 같은 성분이 적잖은 수준이다. 고등어구이·돈육김치볶음 같은 경우는 나트륨이 하루 권장량의 53%였다. 코다리살 감자조림도 하루 절반 이상인 53%의 콜레스테롤이 함유했다. 물론 환자식까진 아니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진공팩 포장도 음식이 내부가 보이지 않는게 불편하다. 차라리 투명인게 나아 보였다.
그럼에도 전반적으로 만족했다고 느꼈다. 나이가 들어도 먹고 싶은 게 있다면 이 정도 선에서 타협할 수 있을 것 같다. 실제로 현대그린푸드는 시니어 케어푸드 관련 메뉴를 기존보다 두 배 이상 늘린 300여종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특히 연세대 치과병원과의 임상 연구를 확대해 내년 중 완전 발치 환자를 위한 유동식(씹지 않고 삼킬 수 있는 음식)도 선보일 예정이다.
그만큼 한국 사회의 고령화가 심각하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통계청이 발표한 ‘장래 인구 추계’에 따르면 지난 2020년 14.2%였던 70대 이상 인구 비중은 지난해 16.3%까지 올랐고 오는 2040년에는 36.6%까지 늘어날 전망이다 특히 1인 가구 중 70대 이상이 차지하는 비중도 2020년 18.2%(117만 가구)에서 2040년에는 32.5%(321만 가구)로 폭증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한전진 (noreturn@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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