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을 위해, 지구를 위해 나무 심은 당신이 지구 온난화 부추긴다고? [사이언스라운지]

고재원 기자(ko.jaewon@mk.co.kr) 2024. 11. 10. 07: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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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물은 광합성을 한다.

연구팀은 "나무를 잘못된 곳에 심으면 지구 온난화를 더 심화시킬 수 있다"며 "북극은 기후변화를 막기 위해 나무를 심을 곳으로 적합하지 않다"고 강조했다.

연구팀은 "북극의 토양은 지구의 모든 식물보다 더 많은 이산화탄소를 저장하고 있다"며 "나무를 심어 이 토양을 건드린다면 오히려 해가 된다"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나무를 심는다면 토양을 교란해 이산화탄소가 대기 중으로 방출될 위험이 크다고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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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극에 나무를 심으면 지구 온난화가 더 가속화된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사진=덴마크 오르후스대]
식물은 광합성을 한다. 빛 에너지로 공기 중 이산화탄소와 흙 속의 물을 변화시킨 당을 재료로 해 여러 생체물질을 만든다. 이산화탄소를 포집하기 때문에 지구 온난화로 인한 기후위기 시대에 나무 심기는 효율적인 대응법으로 꼽혀왔다.

이 같은 기존 상식을 뒤집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북극 같은 고위도 지역에 나무를 심으면 지구 온난화가 더욱 빨라질 것이란 분석이다. 나무의 짙은 색깔이 햇빛 흡수를 높여 지표면 온도를 되려 높인다는 것이다.

제페 크리스텐센 덴마크 오르후스대 교수 연구팀은 7일(현지시간) 이 같은 연구결과를 국제학술지 ‘네이처 지오사이언스’에 발표했다. 연구팀은 “나무를 잘못된 곳에 심으면 지구 온난화를 더 심화시킬 수 있다”며 “북극은 기후변화를 막기 위해 나무를 심을 곳으로 적합하지 않다”고 강조했다.

연구팀은 나무의 이산화탄소 탄소 포집이란 단편적인 시각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주장했다. 연구팀은 “북극의 토양은 지구의 모든 식물보다 더 많은 이산화탄소를 저장하고 있다”며 “나무를 심어 이 토양을 건드린다면 오히려 해가 된다”고 설명했다.

연구팀이 지목하는 것은 북극의 영구 동토층이다. 영구 동토층은 이산화탄소를 머금고 있어 ‘이산화탄소 시한폭탄’이라 불리는 토양층이다. 최대 1조 6000억t(톤)의 이산화탄소가 묻혀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2019년 기준 전 세계 이산화탄소 연간 배출량은 367억t이다. 이와 비교할 때 영구 동토층에 상상도 못할 양의 이산화탄소가 묻혀있는 셈이다. 연구팀은 나무를 심는다면 토양을 교란해 이산화탄소가 대기 중으로 방출될 위험이 크다고 봤다.

더군다나 나무가 빽빽해지면 북극의 온도가 더 높아질 가능성이 크다. 지구이 온도는 온실가스 만큼이나 태양 에너지의 반사와 흡수 정도에 영향을 받는다. 숲의 짙은 색깔이 태양에너지 흡수를 늘려 오히려 북극 지표면의 온도를 높일 수 있다는 분석이다.

나무가 내뿜는 가스인 휘발성유기화합물(VOC)도 지구온난화의 원인이 될 수 있다. VOC가 대기 중 화학반을 거쳐 메탄 같은 온실가스로 변할 수 있다.

연구팀은 ‘알베도 효과’에 주목해야한다고 강조했다. 알베도 효과는 햇빛이 지구 표면에 도달했을 때 반사돼 다시 우주로 돌아가는 빛의 비율을 뜻한다.

연구팀은 “고위도에서 얼마나 많은 햇빛이 열로 변환되지 않고 우주로 돌아가는지가 탄소 저장보다 더 중요하다”며 “지구 대기에서 얼마나 많은 열을 빠져나가게 할 지를 고민해야한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알베도 효과를 높이기 위해 북극 생태계 유지에 힘을 쏟는 것도 방안이 될 수 있다고 제안했다. 예를 들어 북극에 같은 순록과 같은 대형 초식동물이 적정한 개체 수를 유지해, 풀을 뜯도록 해야한다는 주장이다. 풀이 사라진 자리에는 하얀 눈이 남게 되는데, 지표면의 하얀 눈이 알베도 효과를 높일 수 있다는 것이다.

연구팀은 “북극에 나무를 심는 것을 기후변화 솔루션으로 제시하는 것은 잘못된 일”이라며 “단편적 시각이 아닌, 종합적인 시각에서 북극 전체 생태계를 어떻게 잘 유지할 지가 기후변화 대응 솔루션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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