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기 반환점] 윤 지지율 'L자 형' 침체…"인력 70% 물갈이해야"

신윤하 기자 이비슬 기자 2024. 11. 10. 0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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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개혁 때문에 지지율 하락? 상황 인식 거꾸로"
"대국민 담화는 미봉책…여론 수용하고 국정 성과 보여야"
7일 오전 서울 중구 서울역 대합실에서 시민들이 윤석열 대통령의 대국민 담화 발표를 생중계로 시청하고 있다. 2024.11.7/뉴스1 ⓒ News1 오대일 기자

(서울=뉴스1) 신윤하 이비슬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이 10일로 5년 임기의 반환점을 맞았다. 김건희 여사 관련 의혹들로 빛이 바랜 윤 대통령의 임기 전반기는 지지율 10%대를 기록하며 경고등이 들어온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윤 대통령의 태도 변화 및 국정 기조 대전환 없이는 남은 2년 반을 '식물정권'으로 보낼 수밖에 없다고 지적한다.

임기 3년차 이례적인 10%대 지지율…"국정 난맥상 반복 안돼"

한국갤럽이 지난 5~7일 전국 만 18세 이상 1002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대통령 직무 수행 긍정 평가는 지난주 대비 2%포인트(p) 하락한 17%로 집계됐다. 취임 후 최저치다.

역대 대통령 중 임기 3년 차에 지지율 20%대가 무너진 사례는 많지 않다. 한국갤럽이 조사한 대통령 임기 3년 차 2분기 직무 수행 긍정 평가를 비교하면, 노태우 전 대통령의 지지율 18% 이후 지지율 10%대를 기록한 대통령은 없었다. 윤 대통령은 지난주 한국갤럽 조사에서 19%를 기록하면서 20% 선이 처음 무너졌다.

여론은 부정 평가의 이유로 '김건희 여사 문제'를 꼽고 있다. 이번 주 한국갤럽 조사에서 부정 평가 이유를 묻는 질문에 19%의 응답자가 '김 여사 문제'를 꼽았다. 김 여사 문제는 3주째 부정 평가 이유에서 1위를 기록했다.

윤 대통령은 떨어지는 지지율과 민심 이반을 의식한 듯 급하게 대국민 담화 및 기자회견을 잡아 국민 앞에 머리 숙여 사과했다. 하지만 지난 7일 기자회견이 당장의 지지율 추가 하락은 막았어도 장기적 대책은 될 수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최병천 신성장경제연구소장은 뉴스1에 "(기자회견 후) 원래 지지하고 있던 지지층의 지지율이 더 빠지지는 않을 것 같지만 떠났던 지지율이 회복되지도 않을 것 같다. 추가 하락은 막은 정도"라며 "이미 윤 대통령을 지지하던 20%는 그가 사과하는 것 같은 느낌을 받았겠지만 지지하지 않는 80%는 '뭘 사과하는 거냐' 하는 느낌을 받았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갈수록 대통령 퇴진 요구는 거세질 것이고, 국정은 난맥상을 반복할 것이고, 여권 내부의 갈등은 폭발할 것"이라며 "식물정권으로 끝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7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 브리핑실에서 대국민 담화 중 국민들에게 고개숙여 사과하고 있다. 2024.11.7/뉴스1 ⓒ News1 박지혜 기자

개혁 때문에 지지율 하락? 냉철한 정국 인식 필요…"국민에 선언하는 식 안돼"

윤 대통령은 지지율 하락에 대해 '인기 없는 개혁 과제를 추진하면서 지지율이 떨어진 것'이란 상황 인식을 수차례 드러낸 바 있다. 그는 지난 7일 기자회견에서 지지율 하락과 관련된 질문에 "반드시 개혁을 추진할 땐 자기 이익에 배치되는 사람이 있기 때문에 저항이 강하다"며 "지지율을 올리는 꼼수 같은 건 전 쓸 줄도 모른다"고 답했다.

하지만 정가에선 개혁 과제 추진으로 지지율이 떨어진 게 아니라, 지지율이 떨어져 개혁 동력이 나지 않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김 여사 문제 누적과 대통령 본인마저 정치 브로커 명태균 씨와 통화했다는 사실이 드러나면서 민심은 싸늘해졌다. 대통령이 국민의 신뢰를 회복할 변화된 태도를 보이는 것과 함께 실질적인 국정성과를 입증해야 한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윤 대통령이 회견에서 자신의 개혁 때문에 지지율이 떨어지는 것처럼 말했는데, 반대로 지지율이 올라가야 개혁을 할 수 있는 거다. 상황 인식을 잘못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지지율 회복을 위해선 윤 대통령의 불통 이미지를 깨고, 국정 기조 대전환을 시도해야 한다는 조언이 잇따랐다. 신 교수는 "지지율을 올리기 위해선 일단 여론에 빠르게 반응해야 한다"며 "보수 지지층이 결집해서 20%대 초반까지는 지지율이 오를 수 있는데, 문제는 결집을 오래 했는데 바뀌는 게 없으면 피로해진다. 상황 판단을 제대로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최 소장은 "현재로선 V자 반등 가능성은 거의 없고 L자형 지지율을 보일 것"이라며 "윤 대통령 지지율이 낮은 근본 이유 중 하나는 기대할 만한 개혁의 성과가 없다는 것이다. 국민들에게 '우리가 개혁하려고 했는데 야당이 발목 잡는다' 하면서 표를 달라고 해야 하는데, 개혁하는 게 너무 없어서 오히려 김건희 이슈가 더 커지는 것"이라 짚었다.

박 정치평론가는 "대통령이 국민에게 선언하는 방식이어선 안 된다. 본인 스스로가 사회의 원로들을 만난 뒤 기자회견 등을 통해 '4대 개혁 플러스 1에 헌신하겠다, 민생에만 신경 쓰겠다, 안보에 총력 대응하겠다, 나머지는 당에서 알아서 하시라' 메시지를 내야 한다"며 "대대적인 인적 쇄신을 통해 총리 포함 대통령실 70%는 기대에 맞는 인물로 새로운 진용을 꾸리겠다는 수준의 메시지를 내야 한다"고 했다.

한편 기사에 인용된 여론조사는 이동통신 3사 제공 무선전화 가상번호 무작위 추출을 통한 전화 조사원 인터뷰로 진행됐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p다. 응답률은 11.8%다. 자세한 조사 개요와 결과는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고하면 된다.

sinjenny97@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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