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톡톡] 청소년 보호에 팔 걷어부치는 SNS·게임 회사들… 소셜창·사용시간 규제 강화

김수정 기자 2024. 11. 10.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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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블록스, 18일부터 13세 미만 청소년 소셜창 이용 제한
메타·틱톡 등 SNS 기업도 청소년 이용 제한 나서
”SNS 사용 제한이 청소년 위험 개선해”
그래픽=챗GPT

세계 각국에서 소셜미디어(SNS)와 게임의 부작용이 사회적 문제로 부상하자 글로벌 기업들이 청소년을 보호하기 위한 장치 마련에 나서고 있습니다. 소셜창 접근이나 사용 시간을 제한해 10대들의 플랫폼 접근성을 낮춰 중독 문제를 예방하고 선정적·폭력적 콘텐츠로부터 청소년의 정신건강을 지키자는 취지입니다.

10일 외신에 따르면 로블록스는 오는 18일부터 13세 미만 청소년은 문자와 음성으로 서로 대화할 수 있는 온라인 공간인 ‘소셜 행아웃’에 접속할 수 없게 된다고 밝혔습니다. 칠판이나 화이트보드에 그림 그리기와 같은 작업을 할 수 있는 ‘자유형 사용자 생성’ 기능도 제한됩니다. 이는 이용자가 불쾌한 이미지나 메시지를 그리거나 작성하는 것을 방지하기 조치입니다.

올해 초 기준으로 7800만명의 이용자를 보유한 로블록스는 단순 게임을 넘어 청소년의 SNS 역할을 수행하고 있습니다. 미국에서는 16세 미만 어린이의 절반 이상이 로블록스를 하고 있고, 10대의 52%는 현실 친구보다 로블록스 내 관계에 더 많은 시간을 할애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영국에서도 8세에서 12세 사이 어린이에게 가장 인기 있는 게임으로 꼽혔습니다.

최근 로블록스가 청소년 규제에 칼을 빼든 데는 게임 내에서 지속적으로 발생한 아동 보호 문제가 원인으로 지목됩니다. 지난 2022년에는 로블록스가 미성년자를 부적절한 성적 콘텐츠에 노출했다는 소송이 제기되었으며, 소니는 이러한 논란을 이유로 자사 하드웨어에서 로블록스 게임을 호스팅하는 것을 거부한 바 있습니다. 아울러 튀르키예에서는 지난 8월 아동에게 유해한 콘텐츠가 있다는 것을 이유로 로블록스의 접속을 차단했습니다.

로블록스뿐만 아니라 글로벌 SNS 기업들은 이미 청소년 사용 규제에 나서고 있습니다. 메타는 지난 9월 청소년의 인스타그램 이용을 제한하는 전용 계정을 미국, 영국 등 4개국에서 도입했습니다. 19세 미만에게 적용되는 청소년 계정은 승인받은 사람만 볼 수 있는 비공개 계정으로 설정되며 나이에 따라 누구와 메시지를 주고받는지 등을 부모가 관리할 수 있습니다.

로블록스 아바타들. /로블록스 제공

인스타그램 내 청소년이 낯선 사람과 메시지를 주고받는 기능도 제한됐습니다. 또 60분 이상 앱을 사용하면 알림이 표시되는 등 앱 이용 시간 관리를 도와주기도 합니다. 청소년 계정의 보호 기능은 자동으로 설정되며 17세 미만 이용자의 경우 부모의 승인이 있어야만 계정의 보호 수위를 낮출 수 있습니다. 해당 기능은 내년 1월 한국에도 도입됩니다.

영상 공유 플랫폼 틱톡은 지난해 18세 미만 사용자의 이용 시간을 60분으로 제한하기로 했습니다. 이 기능은 18세 미만 사용자 계정에 자동 적용되며 60분을 넘겨 틱톡을 사용하고 싶은 청소년들은 별도 암호를 입력해야 합니다. 또 하루 100분 이상 사용하면서 60분 제한 시간을 기본으로 선택하지 않은 청소년 사용자들은 스스로 사용 제한 시간을 설정하도록 유도하고 있습니다. 이 밖에 부모가 자녀의 이용 시간을 요일별로 설정하고 이용 시간 등을 보여주는 대시보드에도 접근할 수 있습니다.

최근 글로벌 기업들이 청소년의 이용 제한에 나선 데는 청소년의 SNS 및 게임 이용 부작용이 크기 때문입니다. 미국 공중보건서비스단(PHSCC)에 따르면 하루 3시간 이상 SNS를 사용하는 어린이, 청소년들은 우울증·불안 등 정신건강 위험이 두 배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습니다. 문제는 미국인 10대의 SNS 사용량이 하루 평균 3.5시간이라는 점입니다. 사실상 미국 청소년의 우울증 위험이 SNS 출현 전보다 2배 이상 증가했다는 뜻입니다.

유해 콘텐츠 문제도 심각합니다. 청소년 3명 중 2명(64%)은 SNS를 통해 혐오 콘텐츠에 ‘자주’ 또는 ‘때때로’ 노출된다고 밝혔습니다. 섭식장애, 폭력, 약물 남용, 성적 착취, 자살과 자살방법 논의 등 유해한 콘텐츠가 도처에 깔려 있다는 지적입니다. 특히 자살, 자해 등을 실시간으로 방송함으로써 어린이의 사망을 조장하고 있다고 PHSCC는 판단했습니다.

전문가들은 기업의 청소년 SNS 이용 규제가 바람직하다고 지적합니다. 조현섭 총신대 중독상담학과 교수는 “전 세계적으로 청소년의 SNS 사용에 따른 부작용이 커지고 있어 기업이 나서 SNS 사용을 제한하면 위험 역시 개선될 것”이라며 “각국 정부가 나서 청소년 SNS 이용 규제에 나서고 있는 만큼 기업의 자체 청소년 이용 제한은 더욱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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