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삐끼삐끼'부터 첫 우승까지… 정가예 치어리더 "행복한 눈물은 처음이었죠"[인터뷰]

이정철 기자 2024. 11. 10.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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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한국 이정철 기자] KIA 타이거즈 치어리더들은 아웃카운트 송인 '삐끼삐끼'의 인기 속에 2024년 내내 화제에 올랐다. 이어 KIA가 2024시즌 통합우승까지 거머쥐면서 행복한 한 해를 보냈다.

수많은 치어리더들이 한국시리즈 우승을 거둔 날 펑펑 울었다. 2018시즌부터 KIA 응원단에서 활동했던 정가예 치어리더 또한 뜨거운 눈물을 흘렸다. 정가예 치어리더를 만나 그녀의 2024시즌 KIA 응원 이야기를 들어봤다.

정가예 치어리더. ⓒ정가예 치어리더 SNS

응원단장 대타부터 '메가히트' 삐끼삐끼까지… 정가예 치어리더의 발자취

KIA 응원단은 2022년 5월부터 전경기 응원을 펼치고 있다. 지방 원정경기까지 빠짐없이 원정응원에 나선 것이다.

서한국 KIA 응원단장은 이로 인해 1주일 중 6일 동안 응원단상에 서 있어야 했다. 체력적으로 힘들 수밖에 없는 상황. 결국 몇 차례 지독한 감기로 인해 목소리가 나오지 않은 적이 있었다.

하지만 KIA 응원단은 흔들리지 않았다. 정가예 치어리더가 응원단장 대타 역할을 완벽히 수행했기 때문이다. 2018시즌부터 KIA 치어리더로서 서한국 응원단장의 응원을 지켜봤던 정가예 치어리더는 엄청난 연습으로 서한국 응원단장의 목소리 공백을 메웠다. 2024시즌에도 지난 4월28일 LG 트윈스와의 잠실 원정경기에서 마이크를 잡았고 호평을 받았다.

정가예 치어리더는 "응원단장님이 아프다는 소식을 듣고 그 순간 '제가 할게요'라고 했다. 새벽 내내 응원단장님의 영상을 봤다. 제대로 자지도 못하고 응원을 했는데 팬분들이 많이 이해를 해주셨다. 좋게 봐주셔서 그 이후 한 번씩 (응원단장 역할을) 했다"고 밝혔다.

서한국 응원단장은 이에 대해 "여러 가지 신경 써야 될 것도 많고 팬들을 이끌어가는 게 쉽지 않은 일인데 준비를 많이 하더라. 계속 전화로 (제게) 질문을 하기도 했다"며 "(실제 응원 모습을 보니) 너무 잘했다. 목소리도 연습을 많이 한 것 같다. 대단하다고 느꼈다"고 밝혔다.

응원단장 역할을 맡은 정가예 치어리더. ⓒ정가예 치어리더 SNS

이처럼 정가예 치어리더는 2018년부터 KIA 응원에 진심을 다했다. 안무를 짤 때도 적극적으로 팀원들과 의견을 주고받았다. 그 과정에서 태어난 것이 삐끼삐끼 안무였다.

삐끼삐끼 안무는 '응원 직캠' 영상을 통해 국내외에 수많은 화제를 불러일으켰다. 수비 시 응원을 쉬고 있다가 갑자기 노래가 흘러나올 때 추는 삐끼삐끼 춤에 수많은 관심이 쏟아졌다. KIA 치어리더들은 삐끼삐끼를 통해 화제덤에 올랐다.

정가예 치어리더는 "삐끼삐끼가 안무를 짜기 힘든 노래였다. 팀원들과 수많은 시행착오 끝에 탄생한 아웃카운트 송이었다. 이렇게 화제가 될 것이라고는 예상하지 못했다. 외국인 팬분들도 많이 관심을 가져주셔서 감사했다"며 미소를 지었다.

7년차 시즌에 맞이한 우승… 나성범-제임스 네일과 특별한 추억

삐끼삐끼만큼, 아니 그보다 더 2024시즌 KIA팬들의 관심을 불러 모은 사건이 있었다. KIA의 1위 질주였다. 2023시즌 정규리그 6위에 머무르며 가을야구 진출에 실패했던 KIA가 2024시즌 시즌 초반부터 선두권을 형성하더니 정규리그 우승을 거머쥐었다.

정가예 치어리더는 올해 초 속초에서 2024시즌 KIA의 우승을 소원으로 빌었다. 우승의 기운을 느꼈기 때문이다.

정가예 치어리더는 소원을 빌었던 당시를 회상하며 "저는 2024시즌에 우승을 할 것 같았다. (소원카드를) 적었을 때부터 뭔가 '할 때 되지 않았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행사를 참여하고 소원을 비는 성격이 아닌데도 소원을 적었다. 지금 생각해보면 우승을 간절히 원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정가예 치어리더의 기운을 받아서였을까. KIA는 한국시리즈에서도 삼성 라이온즈를 4승1패로 누르며 통산 12번째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했다. 한국시리즈 5차전에서 1-5로 뒤지다 극적인 7-5 승리를 거뒀다. 2017시즌 이후 7년 만에 정상에 올랐다. 2018시즌부터 KIA 응원단으로 활약한 정가예 치어리더에게는 첫 우승이었다.

우승 후 눈물을 흘리는 정가예 치어리더. ⓒ정가예 치어리더 SNS

정가예 치어리더는 "동점이 되고 나니까 그때부터 (우승에 대한) 확신이 생겼다. 계속 울컥울컥했다. 9회초 수비부터 울기 시작했는데 정해영 선수가 마지막 아웃을 잡아냈을 때도 눈물을 흘렸다"며 "행복해서 우는 경험을 처음 해봤다. 슬프고 힘들 때만 눈물이 나는 게 아니라는 것을 깨달았다"고 우승 당시를 회상했다.

우승의 순간은 달콤했다. 정가예 치어리더는 팬들과 함께 울었고 '캡틴' 나성범도 응원단, 팬들과 함께하기 위해 응원단상으로 올라와 '샴페인 샤워'를 권유했다. 이어 제임스 네일은 응원단과의 1년을 기억하기 위해 응원단과 사진을 찍었다. 네일은 한국시리즈 전에도 자신의 유니폼에 응원단 사인을 받기도 했다. 응원단도 네일에게 고마움을 표시하기 위해 네일을 중심으로 '강강술래'를 했다.

정가예 치어리더는 "네일 선수가 저희랑 같이 사진을 찍고 싶다고 직접 찾아오셨다. 단체 사진을 찍었는데 팀원들이 네일에게 보답의 의미로 '뭐라도 하자'라고 제안했다. 그래서 '강강술래'처럼 돌면서 우승 축하를 했다"고 전했다.

7년간 펼친 열정적인 응원, 그것을 보답받는 통합우승. 하지만 정가예 치어리더는 아직 배고프다. KIA 응원을 더 열심히 하고 싶다. 마지막 목표는 KIA 치어리더로서 은퇴하는 것이다.

정가예 치어리더는 "평소 팬들에게 '우승을 하면 바로 은퇴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런데 그게 안 된다. 더 빨리 2025시즌에 응원하고 싶다. 새로운 목표는 지금처럼 KIA를 응원하다가 KIA에서 마무리하는 것"이라며 웃었다.

KIA밖에 모르는 'KIA 원클럽걸' 정가예 치어리더. KIA팬들과 함께 7년째 호흡한 정가예 치어리더는 2024시즌 KIA의 숨은 주역이었다.

정가예 치어리더. ⓒ정가예 치어리더 SNS

 

스포츠한국 이정철 기자 2jch422@sportshankoo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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