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프리미어12 시작… '우승-준우승' 대한민국, 최강자 지위 유지할까[스한 위클리]

이정철 기자 2024. 11. 10.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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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한국 이정철 기자] 세계 야구 강국 12개 팀이 5년 만에 자웅을 겨룬다. 2024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프리미어12가 10일 파나마와 네덜란드의 맞대결로 시작된다.

한국 야구대표팀은 프리미어12에서 좋은 기억을 갖고 있다. 초대 대회인 2015 프리미어12에서 오타니 쇼헤이가 버티고 있는 일본을 누르고 우승을 차지했다. 2019 프리미어12에서도 결승전까지 올라 준우승을 거뒀다. 하지만 이번 대회는 다르다. 류중일 감독이 이끄는 한국 야구대표팀은 역대 프리미어12 대표팀 중 최약체로 꼽히고 있다.

류중일 감독. ⓒ스포츠코리아

2015 대회 기적 같은 우승, 2019 대회 준우승

한국 야구대표팀은 2008 베이징 올림픽 금메달, 2009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준우승으로 황금기를 맞이했다. 그런데 2013 WBC 본선 1라운드에서 탈락해 체면을 구겼다. 이런 상황에서 새로운 대회가 열렸는데 2015 WBSC 프리미어12였다.

한국은 당시 준결승에서 '숙적' 일본을 만났다. 일본 선발투수는 오타니 쇼헤이였다. 조별리그에서 한국전에 선발 등판해 6이닝 무실점을 기록했던 오타니는 4강에서 한국 타자들을 맞이해 7이닝 무실점 1피안타 11탈삼진으로 완벽한 투구를 펼쳤다. 시속 160km 패스트볼과 시속 140km 중,후반대 포크볼은 공포의 대상이었다.

한국은 오타니의 투구에 눌려 8회말까지 일본에게 0-3으로 리드를 내줬다. 패색이 짙어졌던 순간. 한국은 9회초 대타 작전과 이대호의 역전 2타점 2루타를 통해 4-3으로 승부를 뒤집었다. 9회말 1점차 리드를 지키며 극적인 역전승을 완성했다.

기세를 탄 한국은 미국과의 결승전까지 8-0으로 승리하며 프리미어12 초대 대회 우승팀으로 역사에 이름을 새겼다. 야구 종주국인 미국을 2위로, 오타니까지 출전한 '홈팀' 일본을 3위로 밀어내고 올린 성과였다.

한국은 2019 WBSC 프리미어12에도 참여했다. 2개 대회 연속 우승을 거두지 못했지만 개최국이자 객관적인 전력에서 한 수 앞선 일본과 대등한 경기를 펼치며 준우승을 기록했다.

2015 프리미어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리는 이대호(왼쪽)·정근우. ⓒ스포츠코리아

2024 프리미어12 대표팀 역대 최약체 평가, 선발진이 불안하다

한국은 일본(우승 1회, 3위 1회)을 따돌리고 현재까지 프리미어12 역대 성적 1위팀(우승 1회, 준우승 1회)이다. 2개 대회 연속 결승에 진출한 팀은 한국뿐이다. 이번 대회에서 한국 대표팀이 주목받는 이유다.

하지만 이번 류중일호는 역대 최약체 전력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류중일호는 지난해 항저우 아시안게임부터 2026 WBC와 2028 LA 올림픽을 대비한 대표팀 세대교체를 진행 중이다. 이번엔 일부 베테랑 선수들을 충원했지만 완전체와는 거리가 있다. 대표적으로 37세 류현진은 이번 대표팀 명단에 없다.

100% 전력을 가동하지 못한 가운데, 특히 선발진이 약점으로 지적받는 중이다. 우완 원태인과 좌완 손주영이 에이스로 평가받았으나 포스트시즌에서 입은 부상으로 인해 모두 엔트리에서 제외됐다. 남은 인원들 중에 2024시즌 KBO리그에서 규정이닝(144)을 채우면서 평균자책점 3점대를 기록한 선발투수가 없다. 특히 왼손 선발투수 자원은 최승용뿐이다.

한국은 이번 대회에서 호주, 일본, 대만, 도미니카 공화국, 쿠바와 B조에 속해 있다. 모두 만만치 않은 상대들이다. 그런데 5명의 선발투수 중에 1승을 보장할 수 있는 에이스가 없다. 류중일호의 전력이 불안한 이유다.

김서현. ⓒ스포츠코리아

불펜진 강점, 우타자 활약 중요

하지만 류중일호는 불펜진에서 강점을 보이고 있다. 시속 150km 초,중반대 패스트볼을 던지는 불펜투수들이 즐비하다. 회전수가 높은 김택연과 박영현, 시속 150km 중,후반대 패스트볼과 뛰어난 슬라이더를 갖춘 김서현은 대표팀의 최대 무기다.

이 외에도 한국시리즈에서 맹활약하며 KIA 타이거즈의 우승을 이끈 좌완 스페셜리스트 곽도규도 포진해 있다. 질과 양 모두 훌륭한 류중일호 불펜진이다. 선발진의 약점을 메우고 때로는 불펜데이까지 펼칠 수 있는 힘을 갖고 있다. 실제 쿠바와의 1차 평가전에서 류중일호는 불펜진의 7이닝 무실점 호투를 통해 2-0으로 승리했다.

타선은 우타자들의 활약이 중요하다. 한국 타선은 주로 홍창기, 이주형, 문보경, 송성문 등 좌타자들로 구성되어 있다. 한국의 첫 상대인 대만은 류중일호의 좌타자들을 막기 위해 좌완 에이스 린위민을 선발투수로 내세울 전망이다.

타 팀들도 좌타자들이 즐비한 한국 타선을 맞이해 좌완 선발을 투입하거나 승부처에서 좌완 불펜투수를 투입할 것으로 예상된다. 쿠바 감독 지난 4일 한국과의 2차 평가전을 마친 후 팀 내 좌완 에이스 리반 모이넬로의 한국전 투입 가능성을 언급하기도 했다.

좌투수들을 효율적으로 공략할 수 있는 가장 빠른 방법은 김도영, 윤동희, 박동원 등 우타자들이 힘을 발휘하는 것이다. 이 중에서도 김도영은 2024시즌 타율 0.354, 38홈런, 109타점, 40도루를 기록했던 KBO리그 최고의 타자여서 많은 기대를 받고 있다.

김도영. ⓒ스포츠코리아

프리미어12 대회에서 유독 좋은 성적을 올렸던 한국 대표팀. 류중일호가 새로운 프리미어12 신화를 창조해 최강국의 지위를 유지할 수 있을까. 강력한 불펜진을 앞세운 한국 대표팀의 세 번째 프리미어12 여정이 시작된다.

-스한 위클리 : 스포츠한국은 매주 주말 '스한 위클리'라는 특집기사를 통해 스포츠 관련 주요사안에 대해 깊이 있는 정보를 제공합니다. 이 기사는 종합시사주간지 주간한국에도 동시 게재됩니다.

 

스포츠한국 이정철 기자 2jch422@sportshankoo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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