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가 콕 집은 K조선…산업계 비상인데 조선업 화색
미국 대선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승리로 끝나자, 국내 산업계 전반에 먹구름이 몰려오는 모습이다.
트럼프 당선인이 반도체지원법(칩스법)과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을 폐기 또는 축소할 게 확실시됨에 따라 반도체와 자동차, 배터리 등 국내 핵심 산업에 심대한 타격이 우려되고 있다.
또한, 트럼프 당선인이 공언한 '보편관세' 도입으로 미국 관세 장벽이 한층 높아지면 국내 수출 중소기업에까지 커다란 피해가 불가피해 보인다.
그러나 이 와중에 조선업은 오히려 트럼프 2.0에 대한 기대감을 한껏 부풀리게 됐다. 트럼프 당선인이 지난 7일 윤석열 대통령과 통화에서 조선업을 콕 집어 협력을 요청했기 때문이다.
트럼프 당선인은 "한국의 세계적인 군함과 선박 건조 능력을 잘 알고 있다"며 "선박 수출뿐 아니라 MRO(유지·보수·정비) 분야에서도 긴밀하게 협력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해양굴기'를 내세운 중국과 해양 패권 경쟁에서 밀리지 않기 위해서는 세계 최고 수준 조선 경쟁력을 갖춘 한국과 협력이 절실하다는 미국의 위기감이 반영된 발언이라는 해석이다.
미국은 자국 제조 선박만 자국 내에서 운항할 수 있게 한 '존스법'으로 자국 조선업을 육성했지만, 과도한 보호 정책에 안주한 미국 조선업은 경쟁력을 상실하면서 사실상 붕괴 상태에 빠졌다.
미국, 트럼프 당선 이전부터 국내 조선업계와 협력 모색
이에 따라 미국은 이미 이번 대선 전부터 국내 조선업계와 협력을 적극 추진해 왔다.
특히 미국은 해군 군사력 강화 차원에서 국내 조선업계가 LNG 운반선 등 고부가가치 선박 분야 못지않게 탁월한 기술력을 갖춘 함정 MRO(유지·보수·정비) 분야에 주목했다.
지난 7월 필립 골드버그 주한 미국 대사는 HD현대중공업 울산조선소를 찾아 함정사업 분야 상호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앞서 지난 2월에는 카를로스 델 토로 미국 해군성 장관이 HD현대중공업을 방문해 함정 건조 역량을 직접 확인했다.
또, 지난 8월에는 미국 연방 상원 군사위원장 잭 리드 일행과 필립 골드버그 대사가 한화오션 권혁웅 대표 등을 용산 미군 부대에서 만나 함정 사업 운영 관련 현안 협의를 벌였다.
지난 9월에는 미 해군 함정프로그램 총괄 책임자인 토마스 앤더슨 소장이 경기도 판교 HD현대 글로벌R&D센터를 방문해 미래 함정 및 친환경, 디지털 선박 분야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트럼프 대중국 견제정책 활용 선두주자로 조선업 주목
지난 9월 2일 한화오션 거제사업장에 입항한 월리 쉬라는 약 4개월간의 정비를 거친 뒤 내년 1월 미 해군에 인도될 예정이다.
미 해군 태평양함대 사령관 스티븐 쾰러 제독은 지난달 24일 한화오션 거제사업장을 찾아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과 함께 정비 중인 월리 쉬라를 둘러봤다.
김동관 부회장과 쾰러 사령관은 이날 인도·태평양 지역에 배치된 미국 해상수송사령부 함정 MRO 사업 추가 협력 가능성도 논의했다.
이런 가운데 트럼프 당선인이 먼저 협력 요청의 손길을 내밀면서 국내 조선업의 연간 20조 원 규모 미 해군 MRO 시장 본격 진출에 청신호가 활짝 켜졌다는 평가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은 지난 7일 발표한 '미국 트럼프 2.0 행정부의 경제정책 전망과 시사점'에서 "트럼프의 대중국 견제정책을 활용할 수 있는 방안을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내 조선업계가 중국의 해양굴기 제압이 절실한 트럼프 2.0 행정부의 대중국 견제정책 활용에 선두 주자가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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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S노컷뉴스 이희진 기자 heejjy@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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