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태균 “제 위치, 尹이 의견 받아들일 정도 아냐”… 12시간 만에 檢 조사 마쳐

검찰, 주요 피의자 구속영장 청구 여부 검토

‘윤석열 대통령 부부 공천 개입 의혹’의 핵심 인물인 정치 브로커 명태균씨가 검찰에 출석한지 12시간 20분 만인 9일 오후 10시 20분 검찰 조사를 마치고 나왔다. 명씨는 기자들에게 “제 위치는 윤 대통령이 의견을 받아들이는 수준이 아니었다”며 공천에 개입했다는 의혹을 부인했다.

‘윤석열 대통령 부부 공천 개입 의혹’의 핵심 인물인 정치 브로커 명태균씨가 검찰에 출석한지 12시간 20분 만인 9일 오후 10시 20분 검찰 조사를 마치고 나왔다. /창원=김준호 기자

명씨는 이날 조사를 마친 뒤 취재진과 만나 이 같이 말했다. 그는 ‘지난 대선 때 윤석열 당시 국민의힘 후보에게 추천이나 의견을 냈는데, 그 중 받아들여진 것이 있느냐’고 취재진이 묻자 “저는 그냥 의견을 냈을 뿐 (윤 대통령이) 받아들였는지는 잘 모르겠다. 수많은 사람이 의견을 냈는데 제가 의견을 냈기 때문에 받아들였다는 것은 모순 같다”고 했다.

대통령실을 용산으로 이전하는 과정에 자신의 입김이 작용했다는 녹취가 공개된 데 대해 명씨는 “‘청와대 터가 안 좋다’는 등 (여러 사람이) 걱정을 많이 하시는 것 같아서 제 의견을 그냥 말씀드린 것”이라며 “그런 부분을 극대화시켜서 의혹을 제기한 것”이라고 했다. 자신이 영향력을 미친 것이 아니라는 취지다.

'윤석열 대통령 부부 공천 개입 의혹' 핵심 당사자인 김영선 전 국민의힘 의원. /뉴스1

윤 대통령 부부에게 김영선 전 의원의 공천을 부탁했다는 의혹에 대해선 “누구나 ‘나는 저 사람이 됐으면 좋겠어’ ‘저 사람이 되면 우리 지역이 더 발전할 수 있을 것 같아’ 그런 마음을 표현하지 않느냐”고 했다.

자신이 쓰던 휴대전화 3대를 폐기했다는 의혹에 대해선 “지난 9월 24일 포렌식 업체에 찾아가 텔레그램 메시지 등을 새 휴대전화에 옮겼다”며 “휴대전화 잠금 패턴을 몰라 (잠금을) 못 여는 것을 보고 업체 대표가 ‘이 전화기는 열 수가 없다’고 해서 갖다 버린 것”이라고 해명했다. 휴대전화에 담긴 관계자들과의 연락 내용은 지금 사용 중인 휴대전화에 보관돼 있어 증거를 인멸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윤석열 대통령 부부 공천 개입 의혹’을 처음 폭로한 강혜경씨./뉴스1

명씨는 자신을 둘러싼 의혹에 대해 “사적으로 10년 정도 알고 지낸 강혜경씨에게 제가 너스레 떨고 오버하고 격려 차원에서 한 이야기를 사실화시켜 이야기한다”고 말했다. 그는 “(의혹이 제기된 것처럼) 제가 그렇게 힘이 있는 사람이면 지방자치단체장이든, 시의원이든 말만 하면 다 앉히지 않았겠느냐”고도 했다.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에 대해선 “알고 있는 내용을 그대로 말씀드렸다”고 했다.

창원지검 전담수사팀(팀장 이지형 차장검사)은 명씨를 추가로 소환할 계획은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의혹을 최초로 제기한 강씨를 비롯해 김 전 의원, 미래한국연구소장 김모씨 등을 조사했다. 공천을 바라고 미래한국연구소 측에 금품을 건넨 혐의를 받는 지방선거 예비후보들도 조사했다. 검찰은 명씨를 비롯한 주요 피의자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