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투기·잠수함은 기본 중에 기본”...고인물 모델러들 ‘여기’서 출사표 던진다는데 [퇴근 후 방구석 공방]

이승환 기자(presslee@mk.co.kr) 2024. 11. 9. 20:33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퇴근 후 방구석 공방- 76화 ‘WULF 조형전’]

대한민국 모형취미계에서 빼놓을 수 없는 연례행사, ‘8회 Wulf조형전’이 지난 주말 강서구 허준박물관에서 열렸습니다. 모형을 사랑하는 실력자들이 모여 모형 인구의 저변 확대와 경험 공유를 위해 노력하는 ‘WULF 모델러즈 클럽’이 주최하는 이번 조형전은 밀리터리와 히스토릭 모형 등 다양한 작품들을 선보이며 열정을 나눈 소통의 장이었습니다.

한국공군 엘리펀트 워크 - 이상혁[다쓰웨이다], 심영보, 황태우 作
수많은 시간과 정성을 들여 만든 작품들이 관람객을 맞이하며, 그 속에서 작품 하나하나에 담긴 이야기와 역사의 흔적을 발견하게 됩니다. ‘Wulf조형전’은 단순한 전시를 넘어, 모형 애호가들 사이에선 하나의 문화적 상징과도 같습니다.
모델러 강영석
1/48 scale German Type VIIC U-Boat ‘U-552’ - 강영석 作
트럼페터 1/48 스케일 유보트를 완성하기까지 1년 2개월의 시간이 걸렸다고 합니다. 내부 재현형인 이 잠수함 모형은 길이가 1.4M에 달하고, 승무원 인형이 무려 48개가 배치되어 있습니다.
‘U-552’의 내부 디테일 - 강영석 作
내부 재현된 부분은 크게 6구획으로 ‘전방 어뢰실’, ‘내무실’, ‘통신실’, ‘중앙 통제실’, ‘조리실’, ‘엔진룸’등이 모두 재현되어 있고 내부가 잘 보이게 45개의 LED 전등과 스크류를 가동시킬 2개의 모터도 추가되었습니다.
다양한 역할의 인물 표현이 돋보이는 ‘U-552’ - 강영석 作
금속에칭파츠까지 더해져 더 할 수도 없을 만큼 완벽하고 복잡한 디테일을 보여준 ‘U-552’라는 대작을 보고 있으면 강영석 모델러(Shadow65)의 인내심과 빌드능력에 찬사를 보낼 수밖에 없습니다.
모델러 이상혁
Eastern front, May 1943, Kursk - 이상혁 作
독일군 기관총 소대가 이동 중 발견한 말을 끌고 행군하고 있습니다. 부사관의 떨떠름한 표정, MG 사수의 웃음 띤 표정, 부사수들의 힘든 표정 등 전체적인 분위기가 너무도 잘 표현된 작품입니다. 화려한 배경 없이도 다양한 인형들과 말 한 마리가 주는 조화는 마치 영화의 한장면 같은 작품을 탄생시켰습니다.
대한민국 여군(좌상단), “March” K2GF(하단) 외 - 이상혁 作
전시작품 외에도 이상혁(다쓰붸이다) 모델러의 작품들을 살펴보면 사람인형을 배치한 디오라마나 비넷 작품들이 많습니다. 정밀함과 현실감을 바탕으로, 밀리터리 모형의 매력을 잘 살려내는 모델러입니다.
모델러 김홍대
Yamaha XV1000 Virago, Honda NR 외, Kawasaki Z1300과 엔진 - 김홍대 作
바이크 스케일모형의 매력은 실제 차량의 엔진, 서스펜션, 내부 디테일 등을 그대로 재현하고 유려한 차체의 윤곽을 덮은 반짝이는 광택 도색(캔디코트도색)이 주는 만족감으로부터 시작됩니다. 슈퍼카나 바이크 모형에선 실제 차량에서 사용하는 도료나 광택 기술을 모형에 응용해 광택과 색감을 극대화하기도 합니다. 김홍대 모델러가 선보인 수십 대의 바이크들은 관람객들의 눈을 호강시켜주기에 충분했습니다.
한국공군 엘리펀트 워크
한국공군 엘리펀트 워크 - 이상혁, 심영보, 황태우 作
‘엘리펀트 워크(Elephant Walk)’는 공군력의 위용과 압도적인 응징 능력을 과시하기 위해 수십 대의 전투기가 최대 무장을 장착하고 활주로에서 밀집 대형으로 이륙 직전까지 지상 활주하는 훈련입니다. 수십 대의 전투기가 대형을 갖추어 이동하는 모습이 마치 코끼리 무리의 걸음처럼 보인다고 하여 붙여진 이름입니다. F-4E 팬텀2, F-15K, KF-16C, F-35A, FA-50, KF-21로 구성된 한국공군의 엘리펀트 워크! 장관이 따로 없네요.
모델러 권용석
히메지성, SUSHI - 권용석 作
히메지성은 효고현 히메지시에 있는 성으로 성벽이 불에 타지 않도록 백색의 회벽을 발라두어 이렇게 전체적으로 하얀 성이 되었다고 합니다. 이런 건축 모형과 어우러진 디오라마는 언제봐도 멋지고 권용석 모델러의 손길이 닿아 더욱 가치 있는듯 합니다. 정말 일본은 별걸 다 프라모델로 만든다는 생각이 먼저 들었던 스시 프라모델의 연어알은 정말 신선해 보이네요.
모델러 김대원
잉그램 흉상 - 김대원 作
패트레이버의 잉그램 흉상과 파일럿 비넷입니다. 등장인물들을 가장 잘 표현할 수 있는 스케일 중 하나가 흉상이 아닐까 싶은데요. 마치 애니의 한장면을 보는 듯 합니다.
모델러 이원희
몰락 - 이원희 作
‘퇴근 후 방구석 공방 71화’에 소개되었던 모델러 이원희 작가의 작품 ‘몰락’입니다. ‘WULF 모델러스 클럽’ 초창기 회원인 이원희 작가는 항상 최고 수준의 해상 디오라마를 선보입니다. 함선이 아닌 비행기를 오브제로 꾸민 해상 디오라마인 ‘몰락’은 한편의 풍경화를 보는 듯 합니다. 이원희 작가의 다양한 작품이 궁금하시면 지난 기사 71화를 읽어보시길 추천드립니다.
모델러 황병석
황병석 作
수십 대의 AFV가 전시장을 가득 채웠습니다. 기갑 전투 차량(armoured fighting vehicle)를 뜻하는 AFV의 대가 황병석 모델러의 작품들은 깊이가 다릅니다. 모형 하나하나 고증을 앞세운 디테일과 색상, 위장무늬 패턴까지 모델러의 장인정신을 보여줍니다.
황병석 作
황병석 모델러의 커뮤니티 글들을 보면 군과 관련된 많은 이야기들을 하고 있는데 그런 지식을 바탕으로 만들어져서인지 정말 흠잡을 곳 없는 작품들이 가득합니다.
모델러 심영보
F4F-4 미드웨이, 토요타 GR86, 패주하는 호랑이 -심영보 作
디테일과 고증이 중요한 에어로 모델부터 도색스킬이 중요한 자동차, 웨더링과 사실적인 묘사가 중시되는 디오라마까지 다양한 분야를 선보인 심영보 모델러의 작품들입니다.
모델러 황태우
황태우 作
마치 항공기 박물관을 그대로 옮겨 놓은 듯한 ‘후니들아빠’ 황태우 모델러의 전시작품들은 마주한 순간 감탄을 터트리게 합니다.
황태우 作
디테일업의 작업량, 도색까지 뭐 하나 빠지는 부분이 없는 멋들어진 작품들입니다. 특히 사진으로 보면 실사라고 착각할 만큼의 전투기, 헬기와 파일럿들의 조화는 오랜 시간 한 장르에 몰두한 모델러의 내공을 보여주기에 충분합니다.
모델러 정흥교
F-18F, B-17F, MH-60R - 정흥교 作
대상을 사실적으로 묘사하지 않고 일부 변형, 과장, 축소, 왜곡을 가해서 표현하는 기법을 데포르메기법이라고 하는데 모형에서도 데포르메 기법이 많이 적용됩니다. 마치 카툰의 한장면을 재현한 듯한 정홍교 모델러의 작품들이었습니다.
모델러 서동길
USS Curtis Wilbur - 서동길 作
정교함’은 모델링 작업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 중 하나입니다. 수작업으로 작은 세부 사항을 구현해야 하는 모델러들에게는 특히 그렇죠. 실물과 같은 사실성을 추구하기 위해 마치 외과 의사처럼 정밀한 손기술과 집중력이 필요합니다. 크기가 작아질수록 세부 묘사는 더욱 어려워지기 때문에, 정교함은 숙련된 기술력의 상징으로 간주됩니다.
천안함, 세종대황함 - 서동길 作
서동길 모델러의 작품의 정교함은 끊임없는 연습, 관찰력, 세부적 구현에 대한 열정을 잘 보여줍니다.
모델러 박귀영
건담MK II, 건프라군, 구프플라이트, 쥬웰, 자쿠스나이퍼(시계방향) - 박귀영 作
모형 전시에 건프라가 빠질 순 없죠. LED와 웨더링이 조화를 이룬 박귀영 모델러의 작품들입니다. 건프라는 무엇보다도 포즈가 생명이라고 할 만큼 생동감 넘치는 포징은 중요 요소입니다.
모델러 조성균
Cantina Band, 밀레니엄 팔콘 - 조성균 作
스타워즈에 등장하는 술집 ‘칸티나’에서 비스 종족 밴드가 연주하는 OST는 스타워즈 OST들 중 가장 인기 있는 곡들 가운데 하나입니다. 조성균 모델러는 은근슬쩍 스톰트루퍼를 끼워 넣어 유괘함을 더했습니다. 콕핏트 내의 등장인물까지 재현한 밀레니엄 팔콘의 전시효과도 대단합니다. 스타워즈는 프라모델 전시든, 레고 전시든 어디서도 빠지지 않는 하나의 장르가 된 듯하네요.
모델러 정태준, 표진원, 유현존
쿠르스크 타이거 - 정태준 作, Tiger 1 Early - 표진원 作, K311A1 -유현존 作
WULF 모델러스 클럽은 모형중에서도 밀리터리 스케일 모형에 강점을 가진 클럽입니다. 그만큼 밀리터리 관련 모형들의 수준은 실사에 가까운 디테일을 보여줍니다. 전투의 긴장감이 넘치는 정태준 모델러의 작품, 전진하는 티거탱크를 표현한 표진원 모델러의 작품, 육공트럭이라 불리는 K311A1을 다양한 버전으로 선보인 유현존 모델러의 작품들이 그 예입니다.
모델러 지종현
KAMAZ 43509, USS CV-63, 화성5형 미사일 - 지종현 作
흙먼지를 일으키며 다카르 랠리를 질주하는 ‘KAMAZ 43509’를 표현한 지종현 모델러의 비넷이 인상적입니다. 프랑스 파리에서 출발해 지브롤터 해협과 사하라를 넘어 세네갈의 수도인 다카르를 반환점으로 돌아 다시 파리까지 되돌아오는 연례 횡단 랠리를 뜻하는 다카르랠리는 라이더가 원하는 종류의 탈 것들을 선택할 수 있는 경기로 랠리 카뿐 아니라 트럭, 바이크, 쿼드 바이크까지 참전이 가능하다고 합니다.
모델러 정기수
m4a3e8, m51 super sherma - 정기수 作
정기수 모델러의 비넷은 탱크의 표현도 훌륭하지만 인물들의 표현도 수준급입니다. 디오라마가 아닌 비넷이지만 상황설정을 인물들이 처한 상황에 대한 묘사가 탱크보다 오히려 시선을 끄는 수작입니다.
잘가 유령아
잘가 유령아
올해 퇴역한 한국 공군의 F-4 팬텀 전투기를 추억하기 위해 여러 모델러들의 팬텀기를 함께 전시했습니다. 긴 시간동안 대한민국의 영공을 수호한 팬텀과 공군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합니다.
모델러 최창우, 김태연
AREA 88 F-20 Tigershark -최창우 作, 깊이 잠든 꿈 - 김태연 作
AREA88을 기억하는 7080 세대라면 ‘카자마 신’의 전투기 ‘TigerShark’를 보는 순간 가슴이 뜨거워 질것같은데요. 중동의 가상국가 아슬란의 내전에서 활약하는 항공용병부대 ‘에어리어 88’의 스토리는 지금까지도 회자되는 명작중의 명작입니다. 최창우 모델러의 수직꼬리날개의 유니콘 마크가 새겨진 F-20이 너무도 반갑네요. 김태연 모델러는 수장된 함정의 모습을 표현했습니다. 표현을 생략한 바다가 보이듯 이끼가 잔뜩낀 비넷의 모습이 현실감 넘칩니다.

‘WULF 모델러스 클럽’은 대한민국 모형 동호회의 큰형님 같은 존재입니다. 그만큼 오랜세월 고인물이라 불리는 고수모델러 회원들이 많은 유서 깊은 동호회입니다. 공통된 취미를 갖고 모인 멤버들에게 ‘모형’은 단순한 취미 이상의 의미가 있을 것입니다. 앞으로도 많은 걸작들을 선보여줄 ‘불프’를 응원합니다.

매주 화요일마다 올라오는 기사가 궁금하시면 밑에 기자 ‘구독‘을 눌러주시면 매주 새로운 인터뷰와 정보들을 빠르게 볼 수 있습니다. 이승환 기자의 [퇴근후 방구석 공방]은 프라모델, 워헤머, 레진피규어 제작등 각종 모형 제작과 도색에 관한 정보, 제작기술, 공방소개, 작가소개등의 컨텐츠를 다루고 있습니다.

Copyright © 매일경제 & mk.co.kr.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