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수 마실래!” 신도들 줄섰던 물… 알고보니 ‘에어컨 응축수’

김가연 기자 2024. 11. 9. 1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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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도들이 벽에 달린 코끼리 장식에서 떨어지는 물을 '성수'라고 생각하고 이를 받아 마시거나 몸에 바르고 있다. /엑스(X·옛 트위터)

힌두교 성수(聖水)로 알려져 수많은 신도들이 줄을 서 마셨던 물이, 사실은 에어컨에서 흘러나온 물이었다는 황당한 사실이 밝혀졌다.

4일(현지시각) 인도 더이코노믹타임스 등에 따르면, 인도 브린다반 지역 ‘반케 비파리 만디르’ 사원의 코끼리 조각상에서 흘러나오는 물이 에어컨 응축수라는 사실이 드러났다.

이 물은 벽에 붙어있는 코끼리 장식의 입 부분에서 흘러나오는데, 신도들 사이에서는 힌두교의 8번째 화신인 크리슈나의 발에서 나오는 성수로 알려져 있었다. 때문에 많은 신도들이 줄을 서서 이 물을 컵에 받아 마시거나, 자신의 몸에 문질러 왔다.

이 사실을 확인한 사원 측은 해명문을 발표하고 신도들에게 “이 액체를 마시지 말라”고 당부했다. 사원 세바크(사제)인 디네쉬 고스와미는 “우리는 사람들의 신앙심을 존중하지만, 그들에게 반드시 사실을 알려야만 한다”라며 “그들이 ‘차란 암리트’(신의 발에서 나오는 성수)라고 믿는 건 에어컨에서 흘러나온 물일 뿐이다”라고 밝혔다.

하지만 사원 측의 해명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많은 신도들이 계속 이 물을 받아 마시고 있다고 매체는 전했다. 매체는 전문가를 인용해 “에어컨 응축수에는 여러 곰팡이나 박테리아가 번식하고 있기 때문에 감염 위험이 있을 수 있다. 심각한 질병을 초래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이러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엑스(X‧옛 트위터) 등 소셜미디어에는 물을 받아 마시는 신도들의 모습이 담긴 영상이 공유되기도 했다. 영상을 본 네티즌들은 “정말로 교육이 필요하다” “실제로 보면 속기 쉬운가?” “미신을 믿기 보다는 과학적으로 생각해야 한다” 등 반응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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