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0년생 5대 유격수의 명암…FA 수입만 444억, 탈아시아급 천재는 방출 시련

윤욱재 기자 2024. 11. 9. 1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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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허경민 ⓒKT 위즈

[스포티비뉴스=윤욱재 기자] 고교 시절 '5대 유격수'로 통했던 이들은 벌써 고참급 나이가 됐다. 과연 지금 이들의 운명은 어떻게 바뀌었을까.

오지환, 안치홍, 허경민, 김상수, 그리고 이학주까지. 이들은 1990년생 동갑내기다. 이른바 '90년생 5대 유격수'로 불리는 이들은 올 시즌에도 현역으로 그라운드를 누볐다.

사실 고교 시절만 해도 이들 중 '탑 티어'는 바로 이학주였다. 189cm의 큰 키를 가지고 있음에도 탁월한 유연성을 갖춰 '탈아시아급' 하드웨어를 지닌 선수로 꼽혔다. 이미 충암고 시절 초고교급 유격수로 불렸던 이학주는 국내 구단을 넘어 메이저리그 구단들의 뜨거운 관심을 받았고 결국 2009년 시카고 컵스와 계약금 115만 달러에 계약하는데 성공했다.

2010시즌을 마치고 탬파베이 레이스로 트레이드된 이학주는 2013년 꿈에 그리던 메이저리그 데뷔와 가까워지려던 순간, 트리플A 경기에서 유격수 수비를 하다 상대 주자와 충돌했고 왼쪽 무릎 십자인대가 파열되는 큰 부상을 입고 말았다. 사실상 이학주는 이 부상으로 인해 메이저리거 데뷔의 꿈을 접어야 했다.

끝내 이학주는 2016년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산하 트리플A에서 뛴 것을 마지막으로 미국 생활을 접었고 국내 무대 유턴을 선택했다. 그래도 "국내 무대에서는 충분히 통한다"를 평가를 받았던 이학주는 2019 KBO 신인 드래프트에서 1라운드 전체 2순위로 삼성에 지명을 받고 KBO 리그 무대 입성에 성공했다.

하지만 이학주는 국내 무대에서도 꽃을 피우지 못했다. 2019년에는 118경기에 나서 타율 .262 7홈런 36타점 15도루를 기록하며 삼성의 새로운 주전 유격수로 자리를 잡는 듯 했으나 2020년 64경기 타율 .228 4홈런 28타점 6도루, 2021년 66경기 타율 .206 4홈런 20타점 2도루에 그치며 점점 주전 자리와 멀어졌고 워크에식 논란이 불거지기도 했다.

그에게는 또다른 기회가 주어졌다. 2021시즌을 마치고 롯데로 트레이드된 이학주는 롯데에서 주전 유격수로 뛸 기회를 얻으며 야구 인생의 전환점을 맞은 것. 허나 이학주는 2022년 91경기 타율 .207 3홈런 15타점 2도루, 지난 해 104경기 타율 .209 3홈런 13타점 4도루에 그치더니 올해는 박승욱, 노진혁 등에 밀려 43경기 타율 .263 2홈런 4타점으로 별다른 활약을 보여주지 못했다. 이제 그는 무적 신세가 됐다. 최근 롯데 구단으로부터 방출 통보를 받은 것이다. 한때 '천재 유격수'로 불렸던 그가 재기의 기회를 마련할 수 있을지 두고봐야 한다.

▲ 이학주 ⓒ곽혜미 기자
▲ 김상수 ⓒ곽혜미 기자

반면 최근에 열린 FA 시장에서 허경민이 KT로 이적을 택했고 4년 총액 40억원에 도장을 찍었다.국가대표 3루수로도 활약했던 허경민은 앞서 두산과 4+3년 총액 85억원에 FA 재계약을 맺었고 네 시즌을 뛴 뒤 다시 FA 시장에 나와 나름 후한 대접을 받고 KT 유니폼을 입었다. 만약 두산에 남았다면 3년 최대 20억원을 받을 수 있었지만 KT와 새로 계약하면서 4년 최대 40억원을 챙길 수 있게 된 것이다. 허경민은 올해 115경기에서 타율 .309 7홈런 61타점 5도루로 4년 만에 3할 타율을 복귀, 건재함을 과시했다.

KT에서 동료로 만나게 된 김상수도 FA를 통해 KT로 이적한 케이스다. 2009년 삼성에 입단할 때부터 차세대 주전 유격수로 손꼽혔던 김상수는 빠르게 주전 한 자리를 잡았고 '삼성 왕조의 유격수'로 활약하며 전성기를 구가했다. 이후 하락세가 찾아오면서 2루수로 밀리기도 했지만 2022시즌 막판 유격수로 돌아와 다시 일어서는 계기를 마련했다.

김상수는 2022시즌을 마치고 KT와 4년 총액 29억원에 FA 계약을 맺었다. 앞서 삼성과 3년 총액 18억원에 FA 계약을 맺은 것과 비교하면 달라진 위상을 체감할 수 있다. 지난 해 풀타임 유격수로 뛰면서 129경기에 나와 타율 .271 3홈런 56타점 5도루로 활약한 김상수는 올해도 113경기 타율 .276 4홈런 45타점 3도루를 기록, '알짜 FA'의 표본으로 불리고 있다.

오지환과 안치홍도 여전히 팀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오지환은 지난 2022년 142경기 타율 .269 25홈런 87타점 20도루로 커리어 하이 시즌을 치르며 생애 첫 골든글러브를 수상했고 지난 해 126경기 타율 .268 8홈런 62타점 16도루를 기록하는 한편 물샐틈 없는 수비로 LG가 29년 만에 통합 우승을 차지하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하기도 했다. 골든글러브 역시 2연패. 올해는 108경기에서 타율 .254 10홈런 59타점 17도루를 기록했다.

오지환이 처음 LG와 FA 계약을 맺을 때만 해도 '역대급 한파'로 4년 총액 40억원에 계약하는데 만족해야 했지만 지난 해 1월에는 LG와 비FA 다년 계약을 체결하면서 6년 총액 124억원이라는 특급 대우를 받았다.

2009년 KIA에서 프로 무대에 데뷔하자마자 주전 2루수를 꿰찬 안치홍은 그해 한국시리즈 우승의 견인차 역할을 하며 화려하게 데뷔했고 2018년 130경기 타율 .342 23홈런 118타점 5도루를 폭발, 리그 최고의 공수겸장 2루수로 자리매김했다. 2019시즌을 마치고 FA를 선언한 그는 롯데와 2+2년 최대 56억원에 계약하며 화제를 뿌렸고 지난 시즌을 마친 뒤에는 한화와 4+2년 최대 72억원에 계약을 맺어 또 한번 대박을 터뜨리는데 성공했다. 올해 그는 128경기에서 타율 .300 13홈런 66타점 3도루로 한화의 기대치에 걸맞은 활약을 펼쳤다.

이들이 FA로만 벌어들인 액수만 무려 444억원에 달한다. 반면 동기들 중에서도 '어나더 레벨'로 꼽혔던 이학주는 지금 새 둥지를 찾아야 하는 입장이 됐다. '90년생 5대 유격수'의 명암이 또 한번 엇갈리고 있다.

▲ 오지환 ⓒ곽혜미 기자
▲ 안치홍 ⓒ곽혜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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