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AL 목동] 승리의 미소 지은 이장관 감독 “수원 밑으로 떨어뜨려 너무 속 시원해”

“수원 삼성을 우리 밑으로 떨어뜨려서 너무나도 속이 시원하다.”

이장관 전남 드래곤즈 감독이 승리의 미소를 지으면서 이렇게 말했다. 9일 목동종합운동장에서 열린 서울 이랜드FC와 하나은행 K리그2 2024 39라운드 원정경기에서 4-0으로 완승을 거둔 직후 진행된 공식 기자회견에서다. 한 시즌을 치르는 동안 수원에 대한 불편한 부분이 있었다고 조심스럽게 언급한 이 감독은 이날 승리로 수원을 6위로 밀어내면서 K리그2 플레이오프(PO) 진출에 실패하게 만든 것에 대한 기쁨을 드러냈다.

킥오프 10분 만에 플라카(벨기에)의 선제골로 앞서나가 전남은 전반 29분 발디비아(브라질)의 추가골로 분위기를 완전히 가져왔다. 결국 흐름을 이어가더니 전반 32분 플라카가 멀티골을 완성하고 후반 32분엔 박태용의 원더골이 터지면서 대승을 거뒀다. 승점 57(16승9무11패)을 쌓은 전남은 4위로 한 계단 올라서면서 K리그2 PO 진출을 확정했다.

이 감독은 “경기 전에 한 약속을 잘 지켜준 선수들에게 너무나도 고맙게 생각한다. 또 팬들하고 약속했던 PO 진출에 성공했다. 대견하게 생각한다”고 기쁜 소감을 전한 후 “무엇보다도 변성환 수원 감독이 밥 살 일이 없어서 너무나도 좋은 하루였다”고 했다. 이어 자력으로 K리그2 PO에 진출하기 위해서 많은 득점이 필요했다. 오늘 선제골이 일찍 나오면서 좋은 흐름으로 갈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멀티골을 뽑아낸 플라카에 대해선 “정말 좋은 선수인데, 합류한 후 부상이 많았다. 또 토고 축구대표팀에 차출되면서 왔다 갔다 하느라 많은 어려움이 있었다. 본인도 좋은 활약을 펼치지 못해서 많이 힘들었을 것”이라며 “그럼에도 계속 밝은 분위기를 유지했고, 또 계속 믿어준 부분이 오늘 좋은 결과로 이어진 것 같다”고 칭찬했다.

이제 전남은 부산과 준 PO에서 맞붙는다. 부산은 이 감독의 친정팀이기도 하다. 이 감독은 선수 시절 부산에서 10녀을 뛰었다. “워낙 좋은 팀”이라고 평한 이 감독은 “경기 전에 부산과 함께 올라갔으면 하는 마음을 갖고 있었다. 재미난 경기가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부산도 축하한다”고 말했다. 이어 “오늘 선수들의 체력을 안배하고, 또 큰 부상이 없었던 게 긍정적이었다. 오늘 대승으로 기강이 흐트러지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도균 서울 이랜드 감독이 경기를 앞두고 수원 팬들에게 많은 응원을 와달라는 부탁을 했다. 수원은 서울 이랜드가 전남을 꺾는다면 K리그2 PO에 진출할 수 있는 상황에 놓였기 때문이다. 이런 이야기들이 자극됐냐고 묻자 이 감독은 “사실 그 말의 자극보다는 우리가 지금 1년을 달려오는 동안 사실 보이지 않는 부분에서 감독으로서 불편한 부분이 많이 있었다. 또 수원에 대한 탐탁지 않은 부분들도 많이 있었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아마 K리그 내 많은 지도자들이 그런 생각들을 할 것 같다. 수원을 우리 밑으로 떨어뜨렸다는 것에서 감독으로서 너무나도 기분 좋은 하루지 않나 싶다. 제가 요즘 술을 안 마시는데 오늘은 술 한잔해야 할 것 같다”며 “(탐탁지 않은 부분들은) 말하기 조심스럽다. 이적시장부터 여러 가지 많은 일들이 있었다. 감독으로서 말하고 싶지만, 마음대로 내뱉지 못하는 부분이 있다. 이해해 주셨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사진 = 한국프로축구연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