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2기 첫 비서실장, ‘아이스 레이디’ 수지 와일스…트럼프의 ‘킹메이커’

채인택 국제저널리스트  2024. 11. 9. 1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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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2기’ 문고리 장남 주니어와 차남 에릭이 쥐나
‘트럼프의 남자’ 일론 머스크, 정부효율성위원회 위원장 맡을 가능성

(시사저널=채인택 국제저널리스트 )

트럼프 대선 캠프 공동선거대책본부장 수지 와일스 ⓒAFP 연합

내년 1월 미국의 제47대 대통령으로 취임할 도널드 트럼프의 귀와 집무실 문고리를 누가 쥘 것인가에 관심이 집중된다. 4년의 공백 끝에 출범할 트럼프 2기 행정부는 무역·외교·국방·국경·에너지 등 거의 모든 국정 부문에서 전임 조 바이든 행정부와 조타의 방향을 달리할 것으로 전망된다.  

트럼프의 마음과 두뇌, 발언을 보좌하면서 그의 의지를 구현할 최측근은 누가 될까. 우선 가족을 꼽을 수 있다. 트럼프는 1기 행정부에서도 장녀 이바나(이방카라는 별명으로 주로 불림)와 맏사위 재러드 쿠쉬너가 임기 내내 백악관 선임고문을 맡아 곁에서 보좌했다.  

'돈 주니어'로 불리는 장남 주니어는 2016년 트럼프가 백악관에 들어가고 여동생 이방카와 매제쿠쉬너가 백악관에서 부친의 정치활동을 보좌하는 동안 동생 에릭과 함께 집안의 사업과 부동산을 관리하며 지냈다. 주니어는 피가 뜨거운 사람이다. 지난 7월 트럼프가 공화당 대선후보로 공식 선출되는 전당대회에 참석해 연설하면서 부통령 후보로 지명된 밴스의 소개를 맡아 주목을 받았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오하이오주의 초선 연방 상원의원인 밴스를 부통령으로 지명하는 데 주니어가 결정적인 역할을 맡았다고 전했다. 이에 따라 트럼프 2기 행정부에선 주니어가 상당한 역할을 맡을 것으로 예상된다. 

도널드 트럼프 주니어(오른쪽)와 에릭 트럼프 ⓒAFP 연합

장남 주니어, 밴스 부통령 지명에 결정적 역할

문제는 주니어가 조심성이 부족하다는 지적을 받는다는 점이다. 첫째, 확인되지 않은 음모론도 서슴지 않고 말하는 등 발언이 거칠다는 점이 꼽힌다. 둘째, 부친의 사업을 관리하면서 외국 투자를 받고, 외국 정부로부터 부동산 임대료 등을 받는 일 등 문제가 생길 소지가 있는 일도 마다하지 않았다는 사실이다. 셋째, 이런 성격이 대선 과정에서도 마찬가지로 드러났다는 점이다. 주니어는 2016년과 2020년 대선 캠페인에도 적극적으로 나서면서 구설에 올랐다. 폭스뉴스 등에 따르면 주니어는 2016년 대선 당시 민주당 대선후보였던 힐러리 클린턴에게 타격을 줄 수 있는 정보를 주겠다는 러시아 변호사를 만난 적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러시아의 미국 대선 개입 시도는 두고두고 트럼프를 따라다닌 문제다. 

지금까지 알려진 경력을 보면 주니어는 트럼프의 '미국 우선주의'를 가장 앞장서서 이끌어온 인물이다. 그만큼 직선적이고 저돌적이다. 트럼프가 좋아할 수는 있어도 공직을 맡기에 적합한지는 여전히 논란의 대상이다. 펜실베이니아대에서 경제학을 공부했다. 폴리티코는 주니어가 백악관 직원들 사이에서 '프레도'라는 별명으로 불린다고 소개했다. 영화 '대부'에 등장하는 대부 돈 클레오네의 차남으로, 라스베이거스에서 사업으로 재산을 불렸으나 조직 두목 자리가 동생 마이클에게 넘어가자 음지에서 지낸 인물이다. 

둘째 에릭은 조지타운대에서 금융·경영을 공부한 뒤 형과 함께 부친의 사업을 관리했다. 특히 방송사업에 깊이 관여했다. 그도 2020년 대선 직후 선거 결과를 뒤집으려고 시도하면서 형인 주니어와 함께 의사당으로 달려갔다. 주목할 점은 그의 부인인 라라 유나스카(라라 트럼프로 불림)가 공화당의 선거자금과 선거운동 전략을 책임지는 전국위원회의 공동의장이라는 사실이다. 트럼프도 11월6일 당선 연설에서 '라라'라고 작은며느리의 이름을 직접 언급했다. 

트럼프 대선 캠프 공동선거대책본부장 수지 와일스(왼쪽 사진)와 크리스 라시비타 ⓒAFP 연합·연합뉴스

11월6일 당선 연설 현장에서 트럼프는 선거운동 공신 두 명을 거론했다. 트럼프는 자신의 가족 뒤에 서있던 공동선거대책본부장 수지 와일스를 불러 어떻게 일했는지를 소개하라고 요청했지만 와일스는 이를 사양하고 또 다른 선거대책본부장인 크리스 라시비타에게 바통을 넘겼다. 와일스는 1980년대 로널드 레이건 대선 캠프에서 처음 일한 이래 40년 이상 공화당의 선거 전략을 맡아왔다. 트럼프 대선 캠프의 전략·예산·조직·일정 등 살림을 총괄하며 총무이사 역할을 해왔다. '아이스 레이디'라는 별명에서 알 수 있듯 다양한 문제에 침착하게 대응하면서 이성적·합리적으로 문제를 해결해온 것으로 보인다. 

라시비타는 해병대에서 사병으로 3년간 복무했는데 걸프전에 참전했다. 전역 뒤 공화당의 여러 선거운동에 참여하면서 전략가로 자리 잡았다. 적극적인 성격 때문에 '트럼프의 불독'이라는 별명으로 불린다고 한다. 두 사람 모두 겉으로 드러나지 않으면서 선거운동을 총력 지휘한 숨은 충성파다. 

홍보와 대외협력팀도 조용한 충성파다. 제이슨 밀러 선임 고문은 캠프의 홍보·소통 전략을 지휘했다. 스티븐 청 대변인은 종합격투기 홍보 담당을 하다 2016년 이래 트럼프의 모든 대선에서 뛰어왔다. 트럼프의 골프 캐디 출신인 댄 스카비노는 캠프의 소셜미디어를 담당했다. 트럼프 1기 당시 백악관 정치국장을 맡았던 브라이언 잭은 공화당 의원들과의 협력을 맡았다. 

이들 6명은 자신을 내세우지 않고 트럼프에게 꾸준히 충성해온 인물로 내분과 해고로 점철됐던 옛 트럼프 캠프의 측근들과는 차별화된다는 게 로이터통신의 평가다. 

국무장관 후보군에는 릭 그르넬 전 주독일대사, 빌 해거티 전 주일대사, 로버트 오브라이언 전 국가안보보좌관 등이 거론된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왼쪽)와 공화당 부통령 후보인 JD 밴스 상원의원이 10월5일 펜실베이니아주 버틀러에서 열린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선거 유세에 참석했다. ⓒAFP 연합

트럼프 "머스크, 미국에서 가장 중요한 사람"

이날 트럼프가 지지자들 앞에서 언급한 사람 가운데 가장 유명한 인물은 단연 일론 머스크 테슬라·스페이스X 회장이다. 트럼프는 "우리에게 새로운 스타가 탄생했다. 바로 일론 머스크"라며 "머스크는 미국에서 가장 중요한 사람 중 한 명"이라고 치켜세웠다. 

머스크는 트럼프 진영에 최소 1억3200만 달러(약 1850억원)를 기부한 것은 물론 대선 막바지 2주에 걸쳐 트럼프와 함께 이번에 승리를 거둔 펜실베이니아 등 주요 경합주에서 동반 유세까지 했다. 경합주 유권자를 대상으로 매일 1명씩 뽑아 자신의 돈으로 100만 달러(약 13억9000만원)를 선물하는 이벤트도 열어 화제를 모았다. 미국 언론들은 머스크가 트럼프 2기 행정부에서 '정부효율성위원회' 위원장을 맡을 것으로 예상한다. 트럼프의 당선이 가시화하자 머스크가 보유한 테슬라와 스페이스X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주가도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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