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네 후배 살해 후 자수 직전 성매매 시도한 60대 남성…항소심서 형량↑

권용삼 2024. 11. 9. 16: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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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을 마신 뒤 몸싸움을 벌이다 쓰러진 피해자를 흉기로 살해한 60대 남성이 항소심에서 징역형을 선고 받았다.

1심 재판부는 A씨가 흉기로 B씨를 내리칠 당시 살인의 확정적 범의를 갖고 살해했다는 점, 유족과 합의하기 위해 아무런 노력도 하지 않은 점을 질타하면서도 범행 직후 자수한 사정을 감경 요소로 삼아 10년의 징역형을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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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송 과정서도 경찰관 폭행…2심 재판부 "진심으로 자수했다고 보기 어려워"

[아이뉴스24 권용삼 기자] 술을 마신 뒤 몸싸움을 벌이다 쓰러진 피해자를 흉기로 살해한 60대 남성이 항소심에서 징역형을 선고 받았다.

서울고등법원. [사진=연합뉴스]

9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고법 춘천재판부 제1형사부(부장 민지현)는 지난 6일 살인 혐의로 기소된 A(66)씨의 항소심에서 징역 10년을 선고한 원심을 깨고 징역 13년을 선고했다. 다만 1심에서 기각한 위치추적 전자장치(전자발찌) 부착명령 청구에 대해서는 2심에서도 유지했다.

앞서 A씨는 지난 3월 25일 낮 12시30분께 강원 홍천 화촌면 소재 주택에서 함께 술을 마시던 후배 B(63)씨에게 흉기를 휘둘러 살해한 혐의로 기소됐다.

이들은 평소에 함께 공공근로 근무를 하고 자주 만나 술을 마시는 등 가까운 동네 선후배 관계였다. 당시 이들은 오전 10시부터 홍천군에 있는 A씨 자택에서 술을 마시고, 술이 떨어지자 B씨 집으로 장소를 옮겼다.

이들은 이후 술자리를 이어가던 중 공공근로 일자리와 관련한 말다툼을 했다. B씨가 손에 흉기를 들면서 말다툼이 몸싸움으로 이어졌고, 몸싸움 과정에서 흉기를 빼앗은 A씨는 B씨를 살해했다.

A씨는 범행 직후 인근 여관방에 머무르다 4시간 만에 "사람을 죽였다"고 경찰에 자진 신고했다. 재판에 넘겨진 A씨는 자신의 공공근로 일자리 합격을 두고 'A씨 혼자 지원해 일자리를 얻었다'고 오해한 B씨가 지속해서 비난하자 우발적으로 범행했다고 주장했다.

1심 재판부는 A씨가 흉기로 B씨를 내리칠 당시 살인의 확정적 범의를 갖고 살해했다는 점, 유족과 합의하기 위해 아무런 노력도 하지 않은 점을 질타하면서도 범행 직후 자수한 사정을 감경 요소로 삼아 10년의 징역형을 내렸다.

이에 '형이 가볍다'는 검찰과 '무겁다'는 A씨 측의 항소에 따라 사건을 다시 살핀 서울고법 춘천재판부는 '자수 감경' 여부에 집중해서 심리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A씨가 범행 직후 택시를 타고 다방에 다녀오고 성매매를 시도한 사정이나 112신고 후 지구대로 이동하는 과정에서 경찰관의 목을 가격한 사정에 비춰 볼 때 잘못을 뉘우침으로써 자수에 이르렀다고 보기 어렵다는 결론을 내렸다.

또 범행 장소 주변 폐쇄회로(CC)TV를 통해 현장에 드나든 사람이 A씨가 유일함이 드러나고 흉기 손잡이에서 A씨의 DNA가 나온 점도 주목했다. A씨의 자수가 국가형벌권 행사의 정확성에 기여한 정도가 크지 않기에 제한적으로만 참작해야 한다고 본 것이다.

아울러 수사 과정에서 A씨는 '피해자의 목에서 피가 많이 나는 것을 보고 어차피 병원으로 이송해도 고칠 수 없는 상태로 보여 아예 죽여버리는 게 낫겠다'는 A씨의 진술로 미뤄봐 비난 가능성이 매우 크고 죄질이 상당히 불량하다고 판단했다.

다만 특별가중요소로 '잔혹한 범행 수법' 적용 여부도 살폈으나 엄밀한 의미에서 적용은 어렵다고 봤다.

재판부는 "범행 방법이 매우 참혹하고, 피해자는 상당 시간 고통받다가 숨진 것으로 보여 피고인을 무겁게 처벌할 필요성이 있다"며 원심이 내린 형량보다 무거운 징역 13년을 선고했다.

/권용삼 기자(dragonbuy@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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