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 씻는 욕조냐” 조롱거리 된 로마 명소… 트레비 분수에 무슨 일

김가연 기자 2024. 11. 9. 1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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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 로마의 트레비 분수 앞에 수조가 설치돼 있다. /AP연합뉴스

이탈리아 수도 로마의 명소로 꼽히는 트레비 분수가 관광객들의 조롱거리로 전락했다. 최근 로마 당국이 트레비 분수 보수 공사를 시작하면서 그 앞에 임시 수조를 세워놓으면서다.

6일(현지시각) 미국 CNN 등에 따르면, 당국은 내년 가톨릭 희년(禧年·Year of Jubilee)을 앞두고 지난달 트레비 분수에 대해 대대적 유지관리 공사에 들어갔다. 이에 따라 분수 주변에는 울타리가 세워졌으며, 안을 채웠던 물도 빠졌다.

공사가 시작된 이후인 지난 1일 트레비 분수 앞에는 직육면체 모양의 수조가 등장했다. 당국이 관광객들이 임시로 동전을 던져넣을 수 있도록 이 수조를 설치한 것이다.

트레비 분수를 찾는 관광객들에게는 소원을 빌며 동전을 던지는 게 ‘필수 코스’다. ‘분수를 등지고 서서 오른손으로 동전을 왼쪽 어깨 너머로 던지면 로마에 다시 올 수 있다’라는 속설도 있다. 1953년 영화 ‘로마의 휴일’에서도 배우 오드리 헵번이 이곳에서 동전을 던지는 장면이 연출되기도 했다.

이에 대해 당국은 “수조는 분수 내부에서 공사하는 인부들이 동전에 맞지 않도록 하기 위해 설치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분수에 동전을 던져넣을 수 없으니 이곳에 대신 던지며 소원을 빌라는 의도였으나, 관광객들은 실망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이곳을 찾았던 관광객들은 엑스 등 자신의 소셜미디어 계정을 통해 “내가 기억하는 한 이탈리아에서 본 것 중 가장 슬픈 장면” “발 씻는 수조 같다” “여름에 어린이들이 물놀이하다 소변을 누는 작은 수영장” “흉물스럽다” 등의 비판 글을 올렸다.

한편 트레비 분수에서는 매년 평균 150만 유로(약 22억5000만원) 상당의 동전이 수확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당국은 수조에 모인 동전을 모아 가톨릭 자선단체 카리타스에 기부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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