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것이 처음인 하윤이, 밝은 미소 지켜주세요” [경기도 산타를 찾습니다]

이나경 기자 2024. 11. 9. 1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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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일보는 초록우산 경기지역본부와 함께 '2024 산타원정대' 캠페인을 진행하며 세 차례에 걸쳐 '산타를 기다리는 아이들'의 사연을 소개한다.

마지막으로 소개할 아동은 낯선 한국 땅에서 자립의 발걸음을 떼고 있는 김나리(가명·30대 초)씨의 딸 하윤(가명·4)이다.

한국말이 서툴고, 건강 상태도 좋지 않았던 나리씨는 제대로 된 경제활동을 하거나 하윤이를 적극적으로 보살피기 어려운 상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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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일보·초록우산 경기본부 공동기획
친부 학대에 ‘보호시설’ 피신 “성탄절에 행복한 추억 주고파”

③ 산타를 기다리는 아이들-낯선 땅 단둘뿐인 하윤이네 모녀

경기일보는 초록우산 경기지역본부와 함께 ‘2024 산타원정대’ 캠페인을 진행하며 세 차례에 걸쳐 ‘산타를 기다리는 아이들’의 사연을 소개한다. 마지막으로 소개할 아동은 낯선 한국 땅에서 자립의 발걸음을 떼고 있는 김나리(가명·30대 초)씨의 딸 하윤(가명·4)이다. 취약계층 아동에게 따뜻한 크리스마스를 선물할 산타원정대에 참여하길 바라는 개인·단체·기업은 초록우산 경기지역본부의 안내를 받아 동참할 수 있다.

김나리(가명·30대 초)씨와 딸 하윤(가명·4)이가 모녀에게 도착한 후원물품 앞에서 기념 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초록우산 경기지역본부 제공

네 살 하윤이는 엄마와 함께 지역의 한 보호시설에서 거주하고 있다. 얌전하지만 밝고, 애교 많은 하윤이는 시설에서 ‘비타민’ 같은 아이다. 매일 아침 어린이집에 가기 전, 엄마와 시설 선생님에게 밝게 인사하며 ‘사랑한다’는 말을 입에 달고 산다.

하윤이는 네 살이 된 올해는 태어나서 처음으로 생일파티를 경험했다. 엄마와 선생님은 하윤이를 가운데 앉혀두고, 케이크에 초를 붙이고 생일 축하 노래를 불러줬다. 선생님들은 이날 하윤이가 방방 웃고 뛰며 ‘감사합니다’, ‘사랑해요’를 외치고 손가락 하트를 이곳저곳 보여주며 행복하던 모습을 잊지 못한다.

■ 낯선 한국 땅, 외롭게 버틴 엄마 나리씨

이렇게 주위 사람들에게 행복을 주는 하윤이지만, 아직도 종종 낯선 어른을 보면 경계하고 불안해한다. 하윤이가 엄마와 함께 시설에 처음 입소한 건 약 1년 전이다. 입소 당시 두 모녀의 몸은 멍투성이였다. 두 사람은 불안함과 두려움에 떨며 입소 초기에는 잠을 제대로 이루지도 못했다.

하윤이가 출생 3개월이 되던 해부터 친부는 두 사람을 학대하기 시작했다. 타국에서 맨몸으로 홀로 한국에 온 나리씨는 남편의 폭력을 감당할 도리가 없었다. 몇 년을 버티던 나리씨는 결국 지난해 시설에 입소하며 분리될 수 있었다.

나리씨에게 닥친 가장 큰 문제는 하윤이의 치료비였다. 한국말이 서툴고, 건강 상태도 좋지 않았던 나리씨는 제대로 된 경제활동을 하거나 하윤이를 적극적으로 보살피기 어려운 상태였다.

입소 당시 하윤이의 유치는 대부분이 부식돼 심각한 상태였다. 긴급한 치료가 필요한 상황에, 치료견적비만 150만원 이상이었다. 나리씨가 하윤이가 좋아하는 아이스크림을 먹일 때면 앞니를 사용할 수 없어, 옆으로 먹다가 흘리기 일쑤였다. 당시 모녀 모두 한국어를 하지 못했고, 하윤이는 언어구사력, 신체 발달도 또래를 따라가지 못했다.

지난달 30일 경기남부의 한 지역아동센터에서 아이들이 ‘산타’에게 받고 싶은 선물이 담긴 소원편지를 트리에 걸고 있다. 올 연말까지 산타원정대 캠페인을 통해 모금된 성금은 아이들이 작성한 선물의 구입, 후원 등에 사용된다. 초록우산 경기본부 제공

■ 되찾아가는 미소, 잊지 못할 ‘추억’ 만들어주고파

나리씨는 자립의 첫걸음을 조금씩 떼고 있다. 시설에 머무를 수 있는 기간은 2년 이내로 이후 모녀는 자립해야 한다. 한국어가 서툴러 하윤이의 어린이집 가정통신문을 읽지 못했던 나리씨는 한국어 공부, 일자리 등을 적극적으로 알아보고 있다.

한국어가 익숙하지 않은 그녀지만, 나리씨는 간절한 마음과 딸에 대한 애정을 눌러 담아 자신의 소원을 한마디씩 이야기했다. 나리씨는 “반짝이는 예쁜 드레스, 백설공주와 ‘겨울왕국’ 속 엘사를 좋아하는 하윤이에게 어느 또래와 같은 예쁜 공주 옷을 입혀보고 싶다”고 말했다.

“아직은 올겨울 하윤이를 위한 두꺼운 점퍼를 마련하기도 어려운 상황이에요. 추운 겨울에 걱정도 크지만, 올 성탄절만큼은 마음 따뜻하게 행복한 추억을 만들어주고 싶습니다.”

이나경 기자 greennforest21@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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