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압수한 현금’ 빼돌린 경찰관들… 어떻게 가능했나
올해 초까지 서울 강남경찰서 수사과 소속으로 근무했던 A 경장은 불법도박 사건으로 압수된 현금을 빼돌렸다. A 경장이 빼돌린 압수물은 수억원어치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뒤늦게 조사에 착수한 경찰은 지난달 14일 A 경장을 긴급체포했다.

올해에만 서울 지역 경찰서에서 현직 경찰이 압수물을 빼돌린 사건이 두 차례 발생한 가운데, 경찰청은 전수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관련 대책을 발표했다.
8일 경찰에 따르면 경찰청은 현재 내부 지침 형태인 ‘통합증거물 관리지침’을 다음달까지 훈령으로 제정할 예정이다.
경찰은 우선 규모가 큰 압수 현금을 전용계좌에 보관하는 방안을 추진할 예정이다. 다른 압수물 역시 육안으로 식별 가능하게 투명한 비닐이나 플라스틱 박스에 보관하고, 봉인 스티커를 부착한다.
강남서와 용산서의 사례에서 보듯 기존에는 별도 계좌 입금 없이 압수한 현금이 통째로 보관됐다. 압수물이 보관실에 입고된 후에는 내부가 보이지 않게 밀봉되는데, 압수물을 임의로 빼가도 쉽게 알 수 없다는 단점도 있었다.

통합증거물 보관실 내 동작 감지 폐쇄회로(CC)TV를 설치해 출입 여부를 확인하고, 녹화 영상 저장 기간을 확대할 방침이다. 금고 열쇠는 관리자 외에도 수사지원팀장이 별도 보관·관리한다.
또 현금 등 중요금품 인수 시 실제 수량을 대조·확인하고, 압수물 보관상태 등을 변경할 때는 팀장의 승인 절차를 추가한다. 형사사법정보시스템(KICS)에 압수부가 자동 등재되는 시스템도 추진한다.
경찰청은 지난달 18∼25일 전국 경찰서를 대상으로 실시한 압수물 관리 전수 조사 결과도 공개했다. 현금 압수물에 대한 관리 상태는 대체로 양호했지만, 압수물 등재가 지연된 사례가 다수 확인됐다. 전수조사한 8만3850건 중 3만2300건(38.5%)이 등재가 지연된 것으로 조사됐다. 이미 사용된 상품권 1400여매를 현장에서 압수했다가 분실했거나, 압수한 현금을 실제보다 많이 기재한 사례도 파악됐다.
백준무 기자 jm100@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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