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 40억원' 허경민의 KT 이적, 무주공산 된 두산의 3루수…'세대교체' 본격화? 공백 어떻게 메우나

박승환 기자 2024. 11. 9. 1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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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위즈 허경민./KT 위즈

[마이데일리 = 박승환 기자] 무려 16시즌 동안 잠실구장을 홈으로 사용했던 허경민이 FA(자유계약선수) 자격을 통해 KT 위즈로 이적했다. 그렇다면 두산 베어스의 2025시즌 3루수는 어떻게 될까.

KT는 8일 "내야수 허경민(34)과 FA 계약을 체결했다. 2020년 이후 두 번째 FA 자격을 얻은 허경민은 4년 총액 40억(계약금 16억원, 연봉 18억원, 옵션 6억원)에 계약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지난 2009년 신인드래프트 2차 1라운드에서 두산의 선택을 받은 허경민은 2012년 처음 1군 무대를 밟았고, 2020시즌이 끝난 뒤 첫 FA(자유계약선수) 자격을 얻었다. 당시 두산은 허경민에게 4+3년 총액 85억원의 대형 계약을 안기며 잔류를 이끌었고, 올해까지 1548경기에 출전해 1483안타 60홈런 636타점 타율 0.293 OPS 0.747의 성적을 남겼다.

올 시즌이 끝나면서 선택의 기로에 놓여 있었다. +3년의 선수옵션을 통해 두산에 남는 것과 이를 포기하고 FA 시장에서 다시 한번 가치 평가를 받는 것. 허경민은 후자를 택했다. 올 시즌 중 단상 인터뷰에서 '종신 두산'을 선언했었던 만큼 다소 의외의 행보였다. 그래도 두산에 남을 여지는 있었다. 새로운 계약을 통해 두산과 재계약을 맺는 방안이 있었기 때문이다.

허경민이 FA를 선언하자, 두산은 곧바로 움직였다. 두산은 3+1년 30억원 규모의 계약과 함께 은퇴식, 지도자연수 등 구단 입장에서 제시할 수 있는 모든 카드를 꺼내들었으나, '프로는 돈으로 평가받는다'라는 말이 있듯이 KT의 제안을 넘어서지는 못했다. KT는 4년 총액 40억원을 제안하면서 허경민의 마음을 사로잡는데 성공했다.

이로 인해 두산은 벌써부터 2025시즌에 3루수에 대한 고민을 떠안게 됐다. 그렇다면 두산은 어떠한 움직임을 가져갈까. 일단 외부 자원을 통해 허경민을 공백을 메울 가능성은 높지 않다. 두산은 현재 세대교체를 희망하고, 유망주들의 육성에 총력을 다하고 있기 때문.

KT 위즈 허경민./KT 위즈
두산 베어스 이승엽 감독./마이데일리

이승엽 감독은 올해 와일드카드에서 탈락한 뒤 세대교체가 원활하게 돌아가지 않는 것에 대한 아쉬움을 드러낸 바 있다. 사령탑은 "베테랑 선수 위주이다 보니 어린 선수들이 경쟁이 되지 않는다. 젊은 선수들은 올라오지 않고, 베테랑에게 의존할 수밖에 없게 됐다. 그러면서 백업들과의 실력 차이가 벌어졌다"며 시즌 내내 젊은 선수들이 두각을 나타내지 못한 것에 대한 아쉬움을 드러냈다.

그리고 지난 6일 이천 베어스파크에서 만난 자리에서도 이승엽 감독은 세대교체를 외쳤다. 이승엽 감독은 "시즌이 끝난 지 한 달이 조금 지났다. 이 한 달은 정말 긴 시간이었던 것 같다. 한 달이었지만, 거의 1년 같은 시간을 보냈다"고 운을 떼며 "선수들에게 '베테랑을 이겨라'고 말했다. 베테랑 선수들을 이겨야 1군 무대에서 뛸 수 있다. 이런 어린 선수들이 1군 무대에서 활약한다면, 두산은 더 강해질 수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지금 자율 훈련을 하고 있는 선배들도 자리를 놓치지 않으려고 충분히 노력해야 한다. 어린 선수들이 생각보다 좋기 때문에 베테랑 선수들도 안심하면 안 된다"며 "이유찬과 전민재도 올해 좋아졌으나, 후배들에게 뒤지지 않으려고 더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러한 기조를 고려했을 때 두산은 뉴페이스의 영입보다는 내부 육성 등을 통해 허경민의 대체자를 찾을 가능성이 높다.

두산 베어스 박준영./마이데일리

가장 유력한 후보는 언제든 담장 밖으로 타구를 보낼 수 있는 '한 방' 능력을 갖고 있는 박준영이다. 박준영은 유격수 못지않게 3루수에 대한 경험이 풍부하다. 단, 박준영이 3루로 이동하게 될 경우 유격수에 대한 연쇄적인 고민이 생기게 되지만, 허경민의 공백이라는 급한 불을 끌 수는 있다. 그렇기 때문에 이번 겨울과 내년 봄이 두산에게는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한 시기가 됐다.

이는 그동안 기회를 많이 받지 못했던 선수들에겐 놓쳐서는 안 될 기회다. 어떻게든 주전 자리를 꿰차기 위한 경쟁을 통해 내야 전체가 한 단계 레벨업을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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