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혐오 웹툰에 대한 플랫폼 네이버 책임 지적해줬으면

윤유경 기자 2024. 11. 9. 1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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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오늘 5기 독자권익위원회 10차 회의]

[미디어오늘 윤유경 기자]

▲ 미디어오늘.

미디어오늘 5기 독자권익위위원회(독권위)가 지난달 31일 서울 영등포구 미디어오늘 회의실에서 10차 회의를 열었다. 김봄빛나래 민주언론시민연합 활동가, 김세현 경희대 미디어학과 학생, 김광원 전국언론노동조합 뉴시스지부장, 미디어오늘 정철운 편집국장과 윤유경 기자가 참석했다. 이해수 고려대BK21 미디어학교육연구단 연구교수는 서면으로 참여했다.

김봄빛나래 : 자유언론실천선언 50주년에 맞춰 지면이 나와 흥미롭게 봤다. 기사 <다시 쓰는 동아일보 기자 부고…안종필, 성유보, 권근술, 조성숙>에서 끝까지 사과도 받지 못하고 역사에서 유명을 달리한 동아일보 언론인들의 이야기를 실어서 유의미하게 봤다. 국정감사 기사 중에는 2인 방송통신위원회(방통위), 1인 방통위의 위법성과 언론장악 이슈를 세세하게 잘 다뤘다. 경인방송 주주 간 비밀계약을 방통위가 알고도 재허가한 사안, 지역민영방송사와 SBS의 광고 결합판매가 방통위 소관 사업임에도 전혀 다뤄지지 못하고있다는 점, ubc울산방송 (대주주 SM그룹의 경영 간섭) 관련 이슈 등 큰 이슈에 밀려 잘 조명되지 않았을 수 있었던 사안들도 다뤄준 점을 유의미하게 봤다.

▲ 미디어오늘 10월23일 지면 1면.

김광원 : 카카오의 포털 다음뉴스 콘텐츠 제휴 심사 기준 변경이 정치권에 의한 색깔론 공세에 의한 결과물일 수도 있지만, 지역언론 종사자들에게는 트래픽 등 부수적 결과물을 얻을 수 있는 큰 희망으로도 볼 수 있다. 관련해 어떤 긍정적인 효과를 유발할 수 있는지도 분석해주면 좋았을 것 같다. 언론계가 긍정적으로 활용하기 위해 어떠한 조건이 선결되면 어떠한 순기능을 기대해볼 수 있는지 제시해주면 좋겠다.

이해수 : 한강 작가의 노벨문학상 수상 관련 '문화계 블랙리스트'를 재조명한 기사가 돋보였다. <한강 노벨상 수상에 재조명된 블랙리스트, KBS와 조중동 '외면'>을 통해 한강이 보수정부의 블랙리스트에 오른 사실, 유해 도서로 낙인찍혔던 사실을 생략하는 문제를 지적했다. 이어진 <쏟아진 한강 블랙리스트 보도…“개인적 서사로 소비해 아쉬워”>에서도 블랙리스트 문제가 현 정권에서도 이어지고 있음에도 반짝 주목받을 뿐, 블랙리스트를 해결하기 위한 방안을 모색하는 단계로는 나아가지 못하고 있는 현실을 주목했다. <'하니 어눌한 한국어' '한강 외모' 흉내낸 SNL에 비판>과 칼럼 <한강을 함부로 소환하지 말라>도 해당 이슈를 둘러싼 갑론을박이 한창 이어지던 시기에 미디어 비평지인 미디어오늘에서 다뤄주길 기대했던 기사여서 반가웠다.

▲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김봄빛나래, 김광원, 이해수, 김세현 독자위원. ⓒ미디어오늘

김세현 : 주변 친구들과 얘기해보면 그래서 '명태균이라는 사람이 누구고 갑자기 왜 나타난거지'라는 인식이 있다. 청년 독자가 많은 뉴스레터 '뉴닉'에서도 '그래서 명태균이 누구?'라며 조명해 비춰주는 뉴스레터가 있었다. 박현광 뉴스토마토 기자를 인터뷰했는데, 명태균이 친숙하지 않은 사람들 입장에서는 인터뷰를 통해 인물을 설명하는 기사가 필요한 시기에 나왔다고 생각했다. 후속보도 사안까지 인터뷰에 담겨서 독자들이 명태균이 등장했을 때 어디까지 봐야할지 제시할 수 있었던 기사였다.

김봄빛나래 : 최근 네이버웹툰의 '이세계 퐁퐁남' 웹툰 관련 사안을 유의깊게 보고있다. 퐁퐁남 자체가 여성혐오 담론이고 혐오 표현인데, 네이버 도전만화 1차를 통과해 불매운동이 진행되고 있다. 이전에 집게손가락 문제로 인해 온갖 웹툰 이미지를 수정했었는데, 이 사안에 대해서는 네이버가 거의 제3자처럼 자신들은 잘못이 없고 도전만화를 어떻게 임의대로 삭제하냐는 식으로 대응하고 있다. 여성혐오 웹툰에 대한 플랫폼의 책임은 분명히 있다. 미디어오늘에서도 충분히 다뤄줄 수 있는 사안이다.

최근 송지연 전국언론노동조합 TBS지부장이 한빛미디어노동인권상을 수상했다. 방송작가 최초로 언론노조 산하 방송사 지부장이 됐고, 지금 TBS 투쟁 선봉에 있는 인물이다. 무엇보다 고 이한빛 PD를 기리면서 현재 미디어인권 문제 관련해 상을 주는 것이기 때문에 뉴스 가치가 있다고 보는데, 미디어오늘과 스포츠경향에만 보도했다. 미디어오늘은 송지연 지부장의 인터뷰로 기사를 풀어줘서 좋았다. TBS 사안 관련 여당이 '김어준 출연료'라는 악의적 프레임을 들고 나왔는데, TBS 폐국 위기의 본질을 비껴가기 위한 거라고 생각한다. 기자수첩 <김어준 24억 원 출연료 때문에 TBS 무너졌나>에서 이 부분을 잘 지적해줬다.

▲ 미디어오늘 10월30일 지면.

김세현 : 기사 <국회 찾은 전 K팝 아이돌 “지갑도 핸드폰도 없고 의견 묵살…법적 기준 필요해”>를 봐서 느꼈던 건지 몰라도, 뉴진스의 멤버 하니가 국정감사에 나왔을 때 '과연 뉴진스나 어도어가 아니었다면 국정감사 자리에 나타날 수 있었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국회에는 없는 희귀한 청년이라는 이미지가 소비되는 방식이 아닐까 생각했다. 문제 해결보다는 특정 유명 인물을 끌고 와 이미지를 활용해 단순히 관심도만 높이는 건 아닐까 생각돼 관련해 고민할 수 있는 기사도 있었으면 좋겠다.

▲ 미디어오늘 10월16일 지면.

이해수 : 10월27일 대형교회 대표자들이 참여하면서 큰 규모로 개최된 한국 개신교 연합예배 관련 보도도 미디어오늘에서는 주요하게 다뤄지지 않았다. 단순 연합예배가 아니라 차별금지법 제정 반대 및 동성혼 허용 반대를 외치는 대규모 집회였던 만큼, 소수자 이슈에 관심을 기울여 온 미디어오늘이 여러 각도에서 조명할 수 있는 이슈였을 것 같은데 언론사 기사를 브리핑한 기사 <기독교 동성혼 반대 시위, 국민일보는 1면 경향신문은 “개탄스럽다” 사설> 외에는 연합예배가 다뤄지지 않아 의아했다.

해당 예배는 개신교 안에서도 의견이 분분하고, 같은 날 같은 장소에서 전광훈 목사의 '윤석열 대통령 지키기 국민대회'가 열리면서 신도들 사이에서 종교행사가 정치집회로 비하되었다는 등의 원성이 자자했다. 신도들은 주최측 참여 인원을 언론이 축소·왜곡해 편파 보도했다며 언론을 불신하는 태도를 보이기도 했다. 미디어오늘이 주목해야 할 흥미로운 대목들이 많았다. 언론 보도를 브리핑할 때 주요 일간지 외에 이번 연합예배에 관해 상반된 시각을 보인 종교언론의 보도 양상을 비교했어도 좋았을 것 같고, 저널리즘이 종교를 주제로 다룰 때의 쟁점과 딜레마 등을 다뤄도 좋은 기획 기사가 나올 수 있을 것 같다.

▲ 미디어오늘 10월30일 지면.

김봄빛나래 : 윤석열 정부의 정부광고를 분석한 기사를 좋게 봤다. 7월에도 문화체육관광부 업무보고 관련 기사가 나왔고, 이번에는 의원실을 통해 자료를 추가 확보해 살폈다. 계속 팔로우업해 보도를 이어간 것도, 구체적 수치가 나온 것도 좋았다. 다만 어떤 게 문제고 무엇을 독자가 같이 고려해봐야하는 지에 대해서는 열린 결말이었다. 보수성향 종합편성채널·조선일보에 정부광고가 늘었다는 스트레이트성 사실 전달도 있지만 어떤 의미인지에 대해 더 설명이 필요하다. 균형 잡힌 지원이 필요하다든지, 보편적 접근성이 필요하다든지 문제를 같이 언급해줬으면 독자들에게 더 와닿았을텐데 아쉬웠다. 어떤 내용의 정부광고가 해당 매체에 실렸는지도 궁금하다.

꾸준하게 보도해주는 '전국언론자랑'에 최근 옥천신문 대표 이야기가 나오면서 지역언론 관련 이야기가 잘 나와 좋았다. 기사를 보니 공동체라디오를 운영하고 있는 지역의 라디오 노동자들의 현 상황이 어떤지 같이 알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최근 이분들의 상황을 알려주는 실태, 인터뷰 기사가 없었다.

김세현 : 공동체라디오는 팬데믹처럼 외부로부터 위기가 있을 때 기능이 활성화된다. 만약 공동체라디오 예산 삭감 관련해 기사가 더 작성된다면, 예산 삭감이 커뮤니티 내부에서의 미디어 실천에 어떤 문제로 이어지는지 더 파고드는 후속 기사들이 나오면 좋겠다.

김광원 : 류희림 방송통신심의위원장 민원사주 의혹 관련 본인의 신원을 공개한 세 명의 공익신고자들을 인터뷰했다. 내부 당사자들의 목소리를 긴 시간 긴 지면을 할애해 조명해주는 건 미디어 비평지만 할 수 있는 역할이다. 내부에서 싸우고 있는 분들의 목소리를 드러내준 만큼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류희림 위원장과 관련 수사에 맞서 싸우고 있는 사람들의 목소리를 다뤄주면 좋겠다.

이해수 : <서울시교육감 보수 단일 후보만 선관위 TV토론 초청, 이대로 괜찮나>는 유익한 기사였다. 서울시 선관위가 주관한 TV토론회에 보수 성향의 조전혁 후보만 초청되었다는 기사로 자칫 선관위의 정치적 의도로 비칠 수 있는데, 여론조사의 지지율과 직전 선거의 득표율에 따라 방송토론에 참여할 수 있는 제도의 허점을 지적해 의혹을 잠재우기에 탁월했다. 하지만 대부분 언론은 교육감 후보자와 판세에 따른 정책 변화에 관심을 갖기보단 이념 공방전으로 다뤘다. 미디어오늘에서도 <[단독] 선거방송 심의위원 “보수 교육감 단일화 축하” 특정 후보 지지 논란>과 같이 선방위 위원의 특정 후보 지지 및 극우적 발언 논란을 다룬 보도 외에는 유권자에게 선거 관련 정보를 전달하거나, 후보의 자질을 검증하거나 공약을 비교하는 기사를 찾기 어려웠다.

▲ 미디어오늘 10월16일 지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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