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 2명 뿔로 찔러 광교 뒤집은 사슴, 사흘 만에 마취총 포획(종합)

수원시 "소유자 나타나지 않으면 입양할 것"

(수원=뉴스1) 김기현 기자 = 경기 수원시가 시민 2명을 습격해 부상을 입힌 사슴을 사흘 만에 포획했다.

9일 시에 따르면 시는 이날 오전 9시쯤 장안구 하광교동 한 농장에서 마취총을 이용해 사슴을 생포했다. 포획에 나선 지 3일 만이다.

시는 전날 오후 10시부터 전문구조단 관계자 4명을 야간 사슴포획 작업에 투입시킨 바 있다. 전문구조단은 11시간가량 잠복하는 과정에서 사슴을 발견·포획하는 데 성공한 것으로 파악됐다.

사슴은 지난 6일 오전 1시쯤 광교호수공원에서 마주친 30대 남성 A 씨를 뿔로 공격해 좌측 복부와 우측 사타구니에 부상을 입혔다.

같은 날 오전 5시 22분쯤엔 장안구 광교저수지 산책로에서 60대 여성 B 씨를 습격했다. B 씨는 사슴 뿔에 다리를 찔려 중상을 입었다.

그동안 이들 사고는 유기·유실된 '사육 사슴' 소행으로 분석돼 왔다. 국내에서 출몰하는 사슴은 '야생 사슴'인 경우가 드물다는 게 시 설명이다.

이날 기준 시를 비롯한 인근 지자체에서 운영 중인 사슴농장은 총 5곳이다. 지자체별로 △수원 2곳(권선구 오목천·당수동) △용인 2곳 △의왕 1곳이다.

다만 사육 사슴은 현행 '법정관리대상 동물'이 아닌 탓에 지자체가 포획할 수 없다. 그럼에도 시는 시민안전을 위해 지난 7일 오전부터 사슴포획 작업을 벌여 왔다.

법정관리대상 동물이란 야생생물 보호 및 관리에 관한 법률상 '유해야생동물'이나 '야생화한 동물', 또는 생물다양성 보전 및 이용에 관한 법률상 '생태계교란 생물'이나 '생태계위해우려 생물'을 말한다.

시는 또 환경정책·생명산업·공원관리·녹지경관·안정정책과, 4개 구청 공원녹지과 등 8개 부서와 수원소방·수원중부경찰서로 구성된 '종합상황반'을 운영하기도 했다.

환경정책과장이 총괄한 종합상황반은 △예찰 △시민홍보 △사슴농장 관리·감독 △포획 및 시민 안전 조치 △시민안전(안전보험) 등 5개 분야별로 활동해 왔다.

시는 사슴이 유기·유실된 '사육 사슴'으로 추정되는 만큼 우선 충남 아산시 소재 사슴농장에 임시 보호하면서 소유자를 찾겠다는 계획이다.

시 관계자는 "끝까지 소유자가 나타나지 않을 시 유기동물 입양 절차를 밟을 예정"이라며 "추가 사고가 발생하기 전 포획할 수 있어서 다행"이라고 말했다.

kkh@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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