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작’ 퍼붓는 野… ‘尹 탄핵’ 불타오를까
정치권 “사실상 尹 탄핵 겨냥”
민주 “불을 놓은 건 尹의 입”
윤석열 대통령을 겨냥한 야당 공세가 거세다. 8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야당 주도로 김건희 특검법을 통과시켰다. 더불어민주당은 같은 날 윤 대통령 부부 공천개입 의혹 핵심 당사자인 명태균씨의 대화 음성파일을 추가로 공개했다. 9일엔 서울 시내에서 윤 대통령 부부를 규탄하는 대규모 장외집회를 진행한다.
박찬대 원내대표는 8일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윤 대통령 담화에 대해 “처참하고 참담한 ‘제2의 개사과’”라고 비판하면서 “윤 대통령은 대통령 자격이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시종일관 위협적인 자세, 진실을 피하는 변명과 거짓말, 헌법과 법률을 자의적으로 해석하는 대통령의 태도와 인식은 윤 대통령이 과연 대통령 자격이 있느냐는 물음을 남겼고, 그에 대한 대답은 아니올시다이다”라고 말했다.
김병주 최고위원은 이날 JTBC 유튜브 방송에서 당내에서 논의되는 탄핵·하야·임기단축 개헌 중 어떤 부분에 공감하냐는 질문에 “(윤 대통령이) 빨리 그만두는 걸 선택한다”며 “3개 다 각각 주장하는 분들이 많다. 저는 3개 중 빨리 내려오는 게 뭔지 그대로 했으면 좋겠다”고 했다.
민주당 지도부는 공식 입장이 아니란 입장이지만 이미 개개 의원들은 탄핵이나 임기단축 개헌을 추진하는 움직임을 보이는 터다. 당장 이날 민주당·조국혁신당·사회민주당 의원 30여명이 ‘대통령 파면 국민투표 개헌연대’를 출범시켰다. 마찬가지로 야권 의원 40∼50명이 참여하는 ‘윤석열 탄핵 의원연대’도 13일 발족 예정이다.
한 민주당 관계자는 통화에서 “탄핵이든 하야든 인위적으로 할 수 있는 게 아니라 그 여론이 충분히 무르익어야 하는 문제”라며 “현 시점 탄핵 여론에 불이 붙었다면 윤 대통령 본인이 불을 놓은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전날 윤 대통령의 대국민담화를 두고 하는 말이다. 윤 대통령은 140분간 담화와 기자회견을 진행했지만 공천개입 의혹을 촉발시킨 “김영선 해줘라” 육성 녹음파일에 대해 분명한 해명을 내놓지 못했다. 당시 “진심 어린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며 고개를 숙이기도 했지만 ‘구체적으로 무엇에 대한 사과냐’는 질문에 “딱 집어서 이 부분은 잘못한 거라고 하면 거기에 대해 딱 팩트에 대해 사과드릴 것”, “어찌됐든 사과” 등 답변으로 ‘개사과 시즌2’ 논란을 일으키기도 했다.
이런 가운데 민주당은 9일 숭례문 앞에서 ‘김건희·윤석열 국정농단 규탄-특검 촉구 제2차 국민행동의 날’ 집회를 진행한다. 이 자리에는 민주당 외 조국혁신당·진보당·기본소득당·사회민주당이 연대사를 할 예정이다. 민주당은 16일에도 3차 집회를 열기로 했다. 민주당은 당장은 이들 집회에서 ‘탄핵’ 구호를 외치진 않는단 입장이다. 다만 다른 정당 발언 등에서 자연스레 탄핵을 시사하는 주장이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민주당은 이밖에 명태균씨 음성파일을 연달라 공개하고 있다. 이날만 해도 명씨가 김 여사와 “청와대 가면 뒈진다”, “영부인 사주” 등 무속에 근거한 대화를 나눴다고 주장하는 대화를 배포했다. 이는 2022년 3월 대선 직후 명씨가 지인과 나눈 대화란 게 민주당 설명이다. 노종면 원내대변인은 이와 관련해 서면브리핑을 통해 “녹취에 나온 발언대로면 ‘청와대에 들어가면 죽는다’는 명씨 조언을 김 여사가 완벽하게 신뢰했고, 이 때문에 대통령실 이전을 서둘렀다는 설명이 가능해진다”며 “명씨의 무속적 시각과 발언이 김 여사의 관심을 끌었고, 김 여사의 신뢰를 통해 국정 운영에 무속이 개입한 것 아니냐는 의혹도 피하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김승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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