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성서 쏘는 인터넷 다를까" 스타링크 진출의 함의와 이통3사의 속내

이혁기 기자 2024. 11. 9. 09:48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더스쿠프 IT언더라인
스타링크 동반자인가 경쟁자인가❶
국내 진출 예정인 스타링크
이통3사와 활발히 제휴 맺어
지금은 공생 관계일지 몰라도 
언제 경쟁자 될지 알 수 없어
위성 기술선 격차 상당히 커
스타링크와의 동거 괜찮을까

# 위성통신 서비스업체 '스타링크'의 국내 진출이 초읽기에 돌입했습니다. 최근 정부는 스타링크의 '무선 인터넷 서비스'를 국내에서 론칭할 수 있도록 관련법을 손보고 있습니다. 독보적인 위성통신기술을 갖고 있는 만큼, 스타링크가 국내에서 어떤 발걸음을 뗄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 '무선 인터넷 서비스'를 강화하기 위해 이통3사도 스타링크와 전략적 제휴를 모색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통3사에도 걱정거리는 있습니다. 스타링크가 '무선 인터넷'을 넘어 '스마트폰 서비스'로 보폭을 넓히는 순간, '강력한 경쟁자'를 만나는 격이어서입니다. 실제로 스타링크는 조만간 '스마트폰 서비스'를 론칭합니다.

# 스타링크는 국내 통신시장에 어떤 변화의 바람을 몰고 올까요? 더스쿠프가 답을 찾아봤습니다. 더스쿠프 IT 언더라인 '스타링크 동반자인가 경쟁자인가' 1편입니다.

스타링크가 내년에 한국에서 서비스를 시작한다.[사진=뉴시스]

"그렇게 되면 좋을 것이다(That would be cool)". 2022년 6월 22일, 일론 머스크 스페이스X 대표가 '스타링크'의 한국 진출을 묻는 SNS상의 질문에 답한 글입니다. 이때까지만 해도 스페이스X 자회사이자 위성통신 서비스 업체인 스타링크의 한국 진출 가능성을 긍정적으로 보는 시선은 많지 않았습니다. 한국의 통신 인프라가 세계적으로 훌륭한 편인 데다, SK텔레콤·KT· LG유플러스 등 이동통신3사가 한국시장을 꽉 잡고 있기 때문이었죠.

그런데 2년 4개월이 흐른 지금, 머스크의 바람은 현실이 됐습니다. 국내 법인 설립(스타링크코리아·3월). 기간통신사업자 등록(5월) 등의 절차를 마친 스타링크는 내년 1월 국내에서 서비스를 론칭합니다.

정부 심사도 무사히 통과한 듯합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지난 10월 15일 '간이 무선국·우주국·지구국의 무선설비 및 전파탐지용 무선설비 등 그밖의 업무용 무선설비의 기술기준' 일부 개정안을 행정예고했습니다. 스타링크 단말기를 국내에서 쓸 수 있도록 국내 기술 기준을 개정하는 게 이번 행정예고의 골자죠.

물론 몇몇 절차가 남아 있긴 합니다. 행정예고기간 60일이 지나면 과기부는 스타링크코리아와 미국 스페이스X 본사가 맺은 '국경 간 공급 협정'을 승인하는 절차를 밟을 겁니다. 이후 법제처 심사 등을 거치면 한국 시장으로 들어오는 모든 '법적 관문'을 통과합니다.

이런 스타링크를 향해 국내 이통3사는 어떤 반응을 보이고 있을까요? 표면적으로는 환영의 뜻을 밝히고 있습니다. 스타링크의 위성 통신 서비스가 산간지역·해양 등 이통3사 기지국이 닿지 않는 '사각지대'를 커버해줄 수 있어서입니다. 이통3사가 스타링크와 손을 맞잡더라도 손해 볼 게 없다는 겁니다.

가장 먼저 스타링크에 손을 내민 건 SK텔레콤입니다. 지난해 9월 SK텔레콤 자회사인 SK텔링크는 스타링크와 '국내 저궤도 위성통신 서비스 제공'을 목적으로 하는 전략적 제휴 계약을 체결했습니다. SK텔링크는 전용 안테나 등 스타링크의 단말기 설치부터 전국 영업망을 통한 마케팅까지 담당합니다.

2개월 뒤인 11월엔 KT의 위성 전문 자회사 KT SAT도 스타링크와 협력관계를 체결했습니다. 선박 등 모빌리티 분야에 집중해 스타링크 서비스를 공급하는 게 골자입니다. 올해 초엔 LG유플러스와도 서비스 협상을 끝낸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참고: 여기서 말하는 통신은 스마트폰에서 쓰이는 이동통신이 아닌 '위성 인터넷'을 뜻합니다. 스타링크는 수천개의 위성을 활용해 수신기만 있으면 전세계 어디서든 인터넷을 쓸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향후엔 스마트폰 이동통신 서비스도 제공할 예정인데, 이 기술은 뒷부분에서 자세히 다뤘습니다.]

[사진 | 뉴시스]

하지만 이통3사 입장에서 스타링크는 마냥 반가운 존재는 아닐 겁니다. 협력관계를 맺긴 했지만, 스타링크는 '통신 부문'의 경쟁자니까요. 게다가 스타링크의 성장 속도는 무척 빠릅니다. 현재 100여개국에서 서비스 중인데, 2020년 10월 시범 서비스를 시작한 이후 4년 만에 가입자 수가 400만명(9월 기준)을 돌파했습니다.

실적도 어마어마합니다. 미국 시장조사업체 퀄티 스페이스는 5월 보고서에서 올해 스타링크의 매출이 2022년 추정치(14억 달러)의 4.7배인 66억 달러(약 9조2367억원)를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이통3사가 스타링크 앞에서 '긴장의 끈'을 풀 수 없는 이유입니다. 당장은 협력할지 모르지만, 언젠가는 통신 서비스를 두고 '전면전'을 펼쳐야 할지도 모릅니다. 그럼 어떤 일이 벌어질까요? 이통3사는 스타링크의 도전을 이겨낼 수 있을까요?

■ 고민➊ 월등한 기술력 = 글쎄요, 쉽지 않은 싸움이 될 듯합니다. 이통3사가 스타링크의 기술력을 따라가는 게 쉽지 않기 때문이죠. 스타링크는 민간기업 중에서도 독보적인 위성통신 기술을 갖춘 기업입니다. 스타링크가 쏘아 올린 위성 수만 해도 7120개(3일 기준)에 달합니다. 이 위성이 지구 주변에 촘촘하게 깔린 덕분에 스타링크가 기지국 하나 없이 전세계에 위성통신 서비스를 공급할 수 있는 겁니다.

게다가 스타링크의 위성은 '저궤도 위성(Low Earth Orbit·LEO)'으로 통신 기술에 최적화해 있습니다. 200~2000㎞에 머무는 이 위성은 3만6000㎞ 상공에 떠 있는 일반 위성보다 지구에 가깝습니다. 그 덕분에 다른 위성보다 전송속도가 빠르고 지연시간은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습니다.

물론 위성의 고도가 낮은 만큼 커버리지 범위가 좁다는 단점이 있긴 합니다만, 스타링크는 수천개의 위성을 띄우는 '단순하지만 확실한 방법'으로 이 문제를 해결했습니다. 이는 위성통신 기술은 물론 고도의 로켓 개발·제조·발사 기술까지 요구하기 때문에 일반 기업으로선 따라 할 엄두조차 못 내는 게 현실입니다.

물론 한국도 정부 차원에서 위성 발사에 힘을 쏟고 있습니다. 정부는 2030년 초까지 6G를 위해 저궤도 통신위성 2기를 발사하고 시스템 시범망을 구축하기로 했습니다. 이를 위해 총 사업비 3199억원도 투입하겠다고 밝혔지만 스타링크에 비하면 '새발의 피'에 불과합니다.

■고민➋ 조금씩 떨어지는 요금 = 그렇다면 스타링크의 품질은 어떨까요? 결론부터 말하면 나쁘진 않습니다. 요금제에 따라 위성 인터넷 속도는 적게는 50Mbps에서 최대 500Mbps까지 나옵니다. 지난해 이통3사의 LTE(4G) 속도가 평균 178.93Mbps, 5G가 939.14Mbps였다는 점을 감안하면, 생각보단 괜찮습니다. 이 정도라면 어디서든 터지는 스타링크에 매력을 느껴 이통사에서 스타링크로 갈아탈 이용자가 나타날 가능성은 충분합니다.

물론 가격은 월 10만~60만원대로 비싼 수준입니다. 스타링크를 쓰려면 위성전파를 받을 수 있는 수신기 단말기 등이 필요하기 때문에 비용이 높을 수밖에 없습니다. 다만, 가격 장벽이 조금씩 낮아지고 있는 건 이통3사로선 '예민한 변수'입니다.

일례로, 옆나라 일본에선 2022년 12월에 이어 지난해 1월 등 두차례에 걸쳐 요금을 인하했습니다. 일시적이긴 했습니다만, 수신기 단말 가격을 7만3000엔(약 66만3270원)에서 3만6500엔(약 33만1635원)으로 절반 가까이 낮추기도 했죠.

고정 주거 지역에서 쓰는 '레지덴셜 요금제'를 기존 1만1000엔(약 9만9944원)에서 6600엔(약 5만4515원)으로, 캠핑카용 요금제인 '스타링크 ROAM'의 가격을 1만3700엔(약 12만4476원)에서 9900엔(약 8만9950원)으로 낮춘 것도 주목할 만한 부분입니다.

어떤가요? 무선 인터넷에 국한하긴 하지만, 이통3사로선 스타링크의 도전에 위협을 느낄 법도 합니다. 하지만 진짜 위협은 지금부터입니다. 스타링크가 스마트폰 이동통신 서비스를 선보일 예정인 데다, 조금 먼 미래에 열릴 6G 시대에선 핵심기술을 갖춘 기업으로 자리매김할 공산이 크기 때문입니다.

스타링크를 향한 이통3사의 시선이 복잡할 수밖에 없는 건 이런 이유에서죠. 이 이야기는 '스타링크 동반자인가 경쟁자인가' 2편에서 자세히 다루겠습니다.

이혁기 더스쿠프 기자
lhk@thescooop.co.kr

Copyright © 더스쿠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