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케터를 넘어 브랜드의 이념에 공감하고 동참하는 러쉬의 ‘해피 피플’이 되기까지 [성공적인 삶을 위한 똑똑한 습관, 루틴]
[파이낸셜뉴스] ‘러쉬’라는 브랜드는 그에게 꼭 어울리는 옷 같았다. 소외된 사람들의 삶을 애정 어린 시선으로 조명하는 러쉬처럼 많은 사람에게 선한 영향력을 주고 싶다는 최은수 씨. 유쾌하고 창의적이면서도 동시에 엄격한 기준으로 공정한 미래를 만들어가는 러쉬에서 그도 인간과 동물, 환경이 조화롭게 살아가는 지속 가능한 내일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하 인터뷰어는 ‘김’ 인터뷰이는 ‘최’로 표시합니다.
김: 안녕하세요. ‘퍼드’라는 닉네임이 눈에 띄네요. 누가 지어줬나요?
최: 매장에서 근무할 때 매니저님께서 지어주신 닉네임이에요. 러쉬의 크리스마스 시즌 제품이었던 ‘럭셔리 러쉬 퍼드’라는 배쓰 밤에서 따와 짓게 되었어요.
김: 럭셔리 배쓰 밤. 어울리네요. 러쉬에서는 마케터로 일하고 계신데, 주요 업무에는 어떤 것들 것 있을까요?
최: 메인 업무는 기업들과 소통하는 B2B 업무인데요. 브랜드에 관한 다양한 일을 수행합니다. 라이브 커머스에서 쇼호스트 역할도 하고, 브랜드 커뮤니케이터로 러쉬에서 제작하는 영상에 출연하기도 하고요. 러쉬 유튜브 채널에서 저를 보실 수 있을 거예요.
김: 확인해 보겠습니다. 출근 후 일과는 어떻게 되나요?
최: 출근하면 가장 먼저 B2B 업무 관련 문의 메일과 전화를 확인하고 처리합니다. 그 외 시간에는 다른 부서와 협업하여 서포팅이 필요한 업무도 하고요. 참고로 저희는 11시부터 3시까지 ‘코어 타임’에만 집중적으로 근무하고, 출·퇴근은 유동적인 편이에요.
김: 외국계 회사답게 자유로운 업무 환경이네요. 러쉬는 본사가 영국에 있는 걸로 알고 있는데, 우리나라에 특화된 서비스나 마케팅 가이드가 따로 있을까요?
최: 글로벌 마케팅 가이드가 있어요. 그 가이드가 생각보다 엄격한데요. 다른 표현보다 엄격하다는 표현이 가장 잘 어울린다고 생각해요. 직원들도 강력한 브랜드 윤리를 가진 러쉬의 행보에 자부심을 느끼고요. 가이드를 준수하면서 러쉬코리아에서만 진행하는 행사도 있어요. ‘러쉬코리아 20주년 쇼케이스’ 같은 경우가 그렇죠.
김: 러쉬는 소비자의 마음을 울리는 ‘캠페인’을 많이 전개하고 있는 걸로 알고 있어요. 특별히 소개하고 싶은 캠페인이나 기억에 남은 캠페인이 있는지 궁금한데요.
최: 러쉬는 ‘캠페인 브랜드’라고 불릴 만큼 다양한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어요.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의 명예 회복과 역사 왜곡을 올바르게 알리기 위한 '화(花)를 내다 캠페인'도 있었고, 발달장애인 예술가분들과 함께 ‘아트페어’도 벌써 3회째 개최했고요. 6월 프라이드 먼스(Pride Month)에 열리는 퀴어 퍼레이드에도 매년 참여하고 있죠. 그중 제가 가장 기억에 남는 캠페인은 작년 9월 10일 세계 자살 예방의 날에 제작했던 유튜브 콘텐츠예요. 소외된 사람들을 조명하고 이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일 수 있는 일에 동참할 수 있어 뿌듯했고, 한 편으론 굉장히 울컥하기도 했고요. 영상으로 봐주시면 좋을 것 같아요.
김: 네 알겠습니다. 꼭 보도록 하겠습니다.
최: 그리고 재밌는 소식도 한 가지 알려 드리고 싶은데요. 이번에 저희가 제주에 새롭게 매장을 오픈하면서 제주점에만 만나볼 수 있는 제품을 출시할 예정이거든요. 자세한 건 비밀인데, ‘제주’ 하면 떠오르는 것들이 있으실 거예요. 그중 하나의 모양을 담은 비누라는 것까지만 말씀드릴게요. 많이 기대해 주세요.
김: 은수 님은 매장에서 파트타이머로 근무를 시작해 본사 정규직 직원까지 된 케이스인데, 처음부터 러쉬라는 브랜드에 남다른 관심이 있으셨나요?
최: 러쉬라는 브랜드를 알게 된 건 저희 누나 덕분이었어요. 누나를 따라 얼굴에 팩을 발라본 적이 있었거든요. 당시에는 어느 브랜드 제품인지 몰랐는데, 20대 중반에 만났던 애인을 따라 러쉬 매장을 방문해 보고 러쉬의 ‘슈렉팩’ 이었다는 걸 알게 됐죠. 그러다 그 친구가 러쉬에서 아르바이트를 한다고 하길래 저도 따라서 지원했거든요. 그때부터 러쉬와 본격적인 인연이 시작된 거죠.
김: 그럼 파트타임으로 시작해 풀타임 직원으로 근무하고, 본사 직원이 되기까지 몇 년 정도 걸렸을까요?
최: 처음 파트타이머로 입사했던 건 2017년도였고요. 2020년도에 풀타임 직원으로 전환 후 2022년에 본사 정직원으로 근무하게 되었습니다.
김: 이런 경우가 흔치 않을 것 같아요.
최: 엄청 흔하지도 아주 드물지도 않아요. 본사 영업관리팀과 리테일팀 같은 경우 현장에 대한 이해도가 필요해서 내부 채용을 우선으로 하거든요. 이 외에도 내부 채용을 우선으로 하는 부서들이 있다 보니 어려운 기회는 아니지만 또 쉽지도 않긴 하죠.
김: 파트타이머에서 정직원이 되는 데 도움이 되었던 노하우가 있을까요?
최: 준직원처럼 일했던 것 같아요. 저희 스태프들이 고객을 응대하기 위해 시험 같은 걸 보거든요. 그때 트레이닝도 열심히 받고 또 제가 트레이너가 되어서 가르쳐 주기도 하고요. 정규직 전환이 된 후에는 정말 열심히 했죠. 면접 때에도 “저는 본사로 넘어갈 거예요!”라고 제 목표를 말씀드렸어요. 정규직으로 근무하는 동안에도 매니저님께 “본사에서 근무하고 싶다.” “내부 채용 공고가 올라오면 꼭 알려달라”라고 부탁드리기도 했고요. 그렇게 기다렸던 기회가 왔을 때 딱 낚아챘죠.
김 : 말하는 대로 이루어진다더니 진짜인가 봐요. 자기소개서랑 이력서 쓰실 때 특별하게 쓰신 게 있나요?
최 : 매장에서의 경험을 중점으로 썼어요. 그런데 단순히 경험한 것을 나열한다기보다 제가 그 경험을 통해 성장한 것들에 대해 적었죠. 제가 러쉬에서 근무하면서 정말 많은 것들을 배웠거든요. 사람을 대하고 소통하는 방식, 문제가 생겼을 때 그 문제를 다루고 원만하게 해결하는 방법 같은 것들을 포함해서요. 그 과정에서 제가 느꼈던 것들을 최대한 솔직하게 적었어요.
김: 면접도 궁금한데요. 면접에서 받았던 질문 중 기억에 남는 질문이 특별하더라고요.
최: 네. “자신이 닮은 동물과 그 이유를 설명해 주세요. 뻔하지 않았으면 좋겠어요”라는 질문을 주셨어요.
김: 뭐라고 대답하셨을지 궁금한데요.
최: 평소에 눈이 소 눈을 닮았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었거든요. 그런데 소를 닮았다고 하면 너무 뻔한 대답일 것 같은 거예요. “소처럼 열심히 일하겠다”라고 대답하는 건 너무 재미없잖아요. 그래서 다른 의미로 소와 사슴의 눈을 닮았다고 대답했어요.
김: 어떻게요?
최: 맑고 선한 눈을 가진 소와 사슴처럼 사람들에게 신뢰감과 선한 영향력을 주는 사람이 되고 싶다고 말했어요. 제 롤 모델인 매니저님이 저를 포함한 많은 사람에게 선한 영향력을 주는 분이셨거든요. 저도 ‘퍼드와 함께 일하면서, 퍼드가 알려준 것들이 어려움을 깨뜨리고 성장하는 데 도움이 되었다’라는 이야기를 들을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죠.
김: 굉장히 잘 어필하셨네요. 이 외에 또 자신만의 강점이 있다면?
최: 제가 실내 건축 디자인을 전공했는데 그때 배운 것들이 업무에 큰 도움이 됐어요. 디자인을 전공하면서 일러스트나 포토샵 같은 툴(Tool)은 물론이고, 영상 편집까지 배웠거든요. 실무에 대해 어느 정도 이해도가 있다 보니 다른 팀과 협업이 필요한 기획 업무를 할 때 도움이 되더라고요. 또 매주 PPT 문서를 만들어서 PT(발표)를 하는 수업을 들었던 것도 다른 회사와 미팅을 하고 제안서나 기획안을 발표하는 데 도움이 됐고요.
김: 매장 판매, 영업 관리, 마케팅 업무들까지 다양한 업무를 경험해 보셨는데, 나에게 가장 잘 맞는 옷은 어떤 옷일까요?
최: 하나만 고를 순 없을 것 같아요. 매장은 신발, 영업 관리는 안경, 마케팅은 모자라고 해야 할까요? 그래서 제게 잘 맞는 옷은 러쉬라는 브랜드 자체라고 생각해요.
김: 누구보다 러쉬를 사랑하는 퍼드님, 퍼드님의 면접 루틴이 궁금한데요.
최: 특별한 루틴은 아닐 수 있지만 저는 예상 면접 답변을 ‘구어체’로 적어두고 실제로 말해보는 연습을 많이 해요. 특히 저희는 매장에서 직접 고객들을 만나서 제품 소개를 해야 하잖아요. 그때도 구어체로 적어두고 실제로 말해보는 연습을 많이 했거든요. 이게 생각보다 면접을 볼 때 도움이 많이 되더라고요.
김: 구어체로 말해보는 것. 꼭 필요한 루틴인 것 같아요. 또 부적처럼 지니는 행운의 물건이 아주 특별한데요. 소개해 주시겠어요?
최: “난 할 수 있다”는 생각, 즉 저의 자신감을 꼭 챙겨갑니다. 이게 제가 면접에서 떨지 않는 비법이에요.
kind@fnnews.com 김현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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